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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RO Apr 28. 2019

[Weekly Critics] 2019년 4월 넷째주

손동운, 트와이스, 베리베리, 엔플라잉, 윤지성, 찬열, 배진영 외 2팀

[Weekly Critics]는 일주일 동안 발표된 아이돌 팝 신곡들을 모아 짧은 리뷰를 남기는 시리즈입니다.

손동운 -  Act 1 : The Orchestra

하이라이트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곡들을, 그리고 멤버들의 솔로 활동에서 보여줬던 음악들의 범위에서 손동운은 가장 낯선 곳에 위치해있다. K-POP의 세련된 결을 따라가던 이전 활동과는 달리 전형적이고 일관적인 한국 발라드 곡들로 채워져 있다. 곡을 채우는 섬세하고 풍부한 세션 사운드가 우선 눈에 띈다. 전곡의 작사, 작곡에 그가 참여한 만큼 기존의 활동곡들 속 동운의 보컬에서 느껴지던 답답함 없이 담백하고 분명한 그의 음색이 새롭고 반갑기도 하다. 하지만 앨범 전체가 비슷한 구성과 흐름의 곡들로 채워지다 보니 모든 수록곡을 듣는 동안 각 곡 사이의 차이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쉽다.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의 곡들을 시도해온 그룹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솔로 앨범에서도 다양한 장르와 컨셉에 도전한다면 손동운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TARGET(타겟) - M The M (부제 : 달의 이유)

데뷔 앨범을 함께했던 스윗튠과 1년 3개월 만에 다시 함께한 싱글. 타이틀 곡 '아름다워'는 인피니트의 곡들을 연상시켰던 데뷔 앨범과는 또 다른 스윗튠의 클리셰를 따르고 있다. 감성적이고 풍부한 흐름의 멜로디와 미디움 템포의 곡은 스윗튠이 그동안 우리들에게 자주 선보였던 스타일이다. 곡의 완성도만큼은 준수하나, 그룹 전체의 디스코그래피의 방향성이 산발적으로 변한 것은 아쉽다. 아직 이미지가 잡히지 않은 신인 그룹이기에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는 것은 좋지만, 뚜렷한 방향성을 잡고 활동하고 있는 비슷한 연차의 팀들이 있는 만큼 프로듀싱에 더 공을 들이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트와이스(TWICE) - FANCY YOU

'FANCY'라는 곡 자체는 이전의 스포티하고 밝은 컨셉을 이어오던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오히려 수록곡들의 변화에서 음악적인 방향 전환의 흔적이 크게 느껴진다. 2010년대 초중반 미국의 걸스 힙합 댄스곡에서 찾아볼 수 있던 구성의 'STUCK IN MY HEAD'나, 2000년대 팝 스타일을 강하게 차용한 'GIRLS LIKE US' 같은 수록곡들은 미국의 10년 전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사운드로 채워져 있다. -앨범 커버의 사막과 고속도로, 캘리포니아 룩들 역시 이런 '미국' 컨셉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음악적인 변화가 있던 만큼 수록곡 안에서 멤버들의 보컬 역시 이전의 작업물들보다 자연스럽고 새롭다. 근-과거의 음악과 스타일이니만큼 우리가 레트로, 혹은 레트로 풍의 작업물에 기대하는 정서는 기대하기 어려우나, 그동안 좋은 레트로 작업물들을 보여줬던 기획사이니만큼 트와이스가 어디까지 방향성을 크게 틀 수 있을지 또 어느 정도로 완성을 할 수 있을지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앨범이다. 아쉬운 점은 JYP가 오래전부터 보여주던 여성상 역시 2000년대 어딘가에 멈춰있다는 것이다.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입고 남자를 유혹하는 것이 지금의 팬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나 기대와 맞물리지 않는다. 물론 걸 그룹의 특성상 이러한 컨셉을 갖춰야만 대중적으로 큰 반응을 이끌어내는 오랜 생리로 인해 프로그레시브한 방향 전환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걸 그룹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이고 안정적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있는 트와이스만큼은 좀 더 과감한 도전을 시도해도 좋지 않았을까.


베이비소울(러블리즈) - 조각달

러블리즈의 디스코그래피에서 들어볼 수 없었던 오리엔탈 발라드 스타일의 곡이다. 드라마틱한 멜로디와 독특한 변주가 특징적인데, 자작곡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콘서트에서 처음 선보이고 발매한 이벤트성 디지털 싱글이지만, 베이비소울이 앞으로 쓰고 발표해나갈 곡들을 기대하도록 한다.


VERIVERY - VERI-ABLE

밝고 에너제틱한 컨셉을 바탕으로 뉴 잭 스윙, 신스팝, 트로피컬 하우스 등의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채운 풍성한 구성의 미니 앨범이다. 데뷔 앨범이었던 [VERI-US]에서도 90년대 레트로 풍의 곡들을 선보였지만, 전작보다 이미지적인 방향성은 더욱 확실해졌다. 뉴 잭 스윙 장르의 요소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곡인 '딱 잘라서 말해 (From Now)'과 펑키한 댄스곡 'Get Ready'에서 특히 느껴지는 90년대의 비슷한 장르의 곡들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와 텐션이 특징적이다. 그럼에도 레트로를 정면으로 내세우지 않고 자연스럽고 해석해낸 아트워크 역시 자연스럽다. 다수의 신인 보이그룹들이 장르와 컨셉의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시작을 이어가고 있는 앨범.


엔플라잉(N.Flying) - 봄이 부시게

'봄이 부시게(Spring Memories)'는 FLY HIGH PROJECT의 두 번째 싱글 [옥탑방]의 구성을 어느 정도 따르고 있다. 음을 길게 잡아끄는 보컬과 주 코러스의 반복은 전작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었다. [꽃] [옥탑방]에서 보여줬던 '청춘'이라는 키워드 특유의 서정성이 희석된 같은 정서가 쉽지만, 수록곡인 '불놀이(Flowerwork)'에서는 어느 정도 기존의 정서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해당 곡에서는 엔플라잉의 과거 스타일을 어느 정도 재현되어있다. 그렇지만 역시 '옥탑방'에서 보여줬던 유기적이면서도 특징적인 보컬 구성을 이어가고 있다. 준수한 완성도의 곡들을 싱글로 발표하는 기존의 프로젝트 형식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전작의 성공으로 인해 규모와 구성에 신경을 쓴 피지컬 앨범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튼 점도 반갑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할 다음 앨범이 기대된다.


윤지성 - Dear diary

첫 번째 앨범인 [Aside]에서 보여준 색과 장르성을 그대로 유지하며 좀 더 차분한 톤으로 정리했다. 앨범의 구성은 되도록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전작이 더 정석적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어쿠스틱 사운드와 부드러운 음색을 강조한 네 개의 곡들은 어느 정도 프리하면서도 윤지성 기존의 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입대를 앞두고 발표하는 서비스 앨범이 아닌, 네 개의 신곡이 포함된 정규 앨범의 형태로 활동을 했더라면 윤지성의 색을 확실하게 남길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다.


뉴키드(Newkidd) - NEWKIDD

복수의 유닛이 먼저 활동을 시작하고, 여러 프로젝트와 UNB 활동으로 얼굴을 비춘 지한솔이 소속된 뉴키드의 정식 데뷔 앨범이다. 최근의 보이그룹들이 보편적으로 시도했던 퓨처 베이스 기반의 댄스 곡인 '뚜에레스(Tu eres)'와 라틴 팝 스타일의 아트워크의 부조화가 아쉽기는 하지만 멤버들의 정제된 음색과 톤은 좋은 재료다. 이후의 방향성을 어떻게 끌고 나가는지가 관건.


찬열 - 봄 여름 가을 겨울 (SSFW)

찬열은 EXO의 활동곡들보다 그가 솔로로 참여한 곡들, 특히 목소리에 힘을 뺀 곡들에서 더 특징 있는 보컬을 보여주고 있다. <도깨비>의 OST 곡인 'Stay with Me'나 Far East Movement의 'Freal Luv'에서 힘을 뺀 그의 음색은 그룹 내에서보다 더욱 안정적이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SSFW)'는 그가 평소에 소화하던 곡들보다 높은 음역대의 곡이기는 하나, 안정적인 호흡과 좋은 결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여러 스타일의 곡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이제는 솔로 앨범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배진영 - 끝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피아노와 기타, 현악기의 풍부한 사운드 위로 정제되지 않고 숨소리까지 강하게 담은 보컬 믹싱이 상당히 불균형하게 들린다. 물론 배진영의 음색을 이전의 어떤 곡들보다도 뚜렷하게 들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보컬을 온전히 담고 싶었던 의도라면 세션 구성을 최대한 미니멀하게 잡는 것이 곡의 밸런스에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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