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WC] 카타르 월드컵 중간결산

이변과 교훈의 연속 카타르 월드컵

by 돌비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가 마무리되었다. 팀당 3경기씩, 그리고 전체적으로도 48경기가 치뤄진 상황에서 이번 월드컵의 여러가지 키워드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바로 '이변의 연속'이라는 점이다. 물론 역대 대회를 보아도 이변이 많았던 월드컵이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4강에 올랐던 2002 한일월드컵이 있는데, 그때도 시기적으로 정상적 월드컵 기간보다 조금 빨랐고,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 이번 월드컵은 사상 초유의 겨울 월드컵으로 시즌 중반에 시즌을 중단시키고 월드컵을 진행한 케이스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몸 상태와 체력적 한계 부분이 이번 월드컵의 이변을 작용하고 있는 부분이 크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런 이변이 연속되고 있다보니 이런 경기를 분석하면서 축구 전술적, 내용적, 역사적으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경기 내용들도 많다. 조별리그의 경기 내용을 최대한 복기해보면서 이변과 교훈의 연속이있던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큰 교훈점인 2가지를 짚고 넘어가보도록 하겠다.


# 1. 리빌딩의 필요성, 그리고 효과적 리빌딩

축구를 막론하고 적절한 시기에 리빌딩을 진행하지 못한 결과가 여실없이 드러난다.

이번 월드컵에서의 이변 사례들을 잘 분석해본다면 지난 2010년대를 주름 잡은 우리에게 익숙한 라인업을 갖춘 국가들의 몰락이 꽤나 가속화된다는 점을 여럿 알 수가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벨기에가 있다. 벨기에의 경우에는 월드컵 시작 전부터 대다수의 예측이 황금세대의 마지막으로써 이번 월드컵 만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케빈 데브라위너, 에당 아자르, 로멜로 루카쿠, 티보 쿠르투아 등을 앞세운 초호화에 가까운 벨기에의 라인업은 피파랭킹 1위를 꽤나 오랫동안 지속하며 유럽,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주도하기도 하는 등 많은 영향력을 주곤 했지만, 이 황금세대는 아쉽게도 메이저대회 우승을 단 한차례도 하지 못했다. 이들을 앞세워 나섰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 유로 2016에서 8강,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3위, 유로 2020에서 8강에 머무르며 우승은 고사하고 준우승 조차도 한번 해보지 못하며 벌써 근 10여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었다. 이미 주축 선수들의 나이도 이미 30대 중반에 들어섰을 정도로 황금세대의 나이가 많아지고 있는 형국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을 대체할 선수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심지어 벨기에 대표팀의 최고 에이스 케빈 데 브라위너는 자신들이 강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벨기에의 전력이 많이 약해졌음을 이미 인정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벨기에를 보면 1차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도 시종일관 캐나다에게 밀리는 경기력을 보여주다 바추아메니의 결승골로 겨우 1:0으로 승리를 거뒀고, 2차전 모로코 전에서는 여전히 답답한 경기력 끝에 모로코에게 2골을 내주며 0:2로 완패를 당했다. 그리고 반드시 이겨야했던 3차전 크로아티아 전에서는 엄청난 공격을 몰아붙였음에도 루카쿠의 실책 4번에 무너지며 끝내 0:0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1승 1패 1무로 F조 3위, 조별리그 탈락을 당하고 말았다.

이미 모두가 예상한 것 처럼 벨기에의 몰락이 예견된 것이 왔다고 말하는 의견이 많다. 물론 제 1의 이유는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와 이를 대체할 선수의 부족, 그리고 11월에 개최한 월드컵으로 인한 선수들의 휴식이 부족했다는 점이라는 근본적 이유는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 좀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왜 벨기에는 황금세대의 저뭄을 알면서도 이를 그대로 고수할 수 밖에 없을까라는 점이다. 이는 벨기에 내부에 새로운 신성들의 등장이 더디다는 점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 고조 유방은 한 왕조의 개축 이후 영광시대를 만들어준 공신들을 이른바 토사구팽으로 모두 내쳤던 전력이 있다.

최근 스포츠 세계를 보았을때 리빌딩이라고 하는 과제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나이가 들어가는 팀을 새롭게 쇄신하고 새로운 신예들을 발굴해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이 개념적으로 리빌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영광의 시대를 이끌었던 사람들의 역량 만큼 새로운 인재들이 올라와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면 아무리 혁신적 리더라도 그 교체를 주저하기 마련이다. 벨기에에도 눈에 띄는 신예들이 아주 없지는 않다. 오펜다, 오나나, 더케텔라르와 같은 선수들이 서서히 기량을 만개하기 위해 올라오고는 있지만 아직 그만큼 올라오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력의 유지와 성적의 유지를 위해 기존 선수들의 매너리즘을 무릅쓰고라도 계속 기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한 집단이 영광의 시대를 지나고 난 이후 새로운 시대를 구상할때에는 과감하고도 혁신적으로 움직여야 그 성과를 오래 낼 수 있다. 한나라 고조 유방은 항우와의 초한대전을 마무리하고 한나라를 개창한 이후 새로운 한나라의 시대를 만들어내기 위해 한신, 영포, 팽월, 노관과도 같은 뛰어난 역량을 갖춘 자신의 수족들을 이른바 '토사구팽'이라는 고사에 걸맞게 모두 숙청했던 전례가 있다. 조금 경우가 아닐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벨기에가 조금 더 넓은 안목으로 신예 선수들의 기량을 올리고 주축으로 만들수 있게 여건을 보장할 기회가 있었다면 지금 같은 노장 선수들로 이뤄진 벨기에의 몰락이 가속화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24살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를 앞세운 프랑스는 참가국 중 1호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비슷한 상황을 맞이한 국가들의 경우를 살펴보자면, 벨기에와 다른 경우를 만든 결과가 의외로 많았다. 대표적인 국가 몇 개를 꼽아보자면 첫번째 사례는 바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있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의 우승 이후 지단을 위시하는 세대가 2006년 독일에서 준우승을 하며 지단이 은퇴하고, 이어 2010년 남아공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한 이후 프랑스 대표팀 세대교체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리즈만, 포그바, 지루 같은 선수들이 서서히 주축으로 자리잡은 2014년 브라질에서 8강, 2016년 유로 준우승을 경험한 프랑스는 2018년 킬리안 음바페라는 걸출한 신인의 등장으로 신구 조화를 만들어내며 20년만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음바페의 경우 이미 20세에 월드컵 우승이라는 경험을 달성했고 그것을 통해 4년이 지난 이번 대회에서도 프랑스의 순항을 이끌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D조에서 1차전 호주에게 4:1 대승을 거두고, 2차전 자신들을 괴롭힌 난적 덴마크를 2:0으로 제압하며 참가국 중 1호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비록 3차전 튀니지 전에서 2진 선수들을 내며 템포를 조절하다 1패를 당했지만, 무난한 1위로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까지 끊어낸 프랑스의 경우에는 적절한 시기의 세대교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물론 프랑스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엄청난 부진이 영향을 주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벨기에의 몰락도 이번 월드컵 조기 탈락으로 주축 선수들의 은퇴로 인해 사라질 이후까지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해보이지만, 그 뒤를 이은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이를 수습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찾아내는지가 이러한 암흑기를 줄일수 있는 관건이라는 점을 본다면, 벨기에가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고 본다.

20대 초반의 선수들을 핵심 선수로 포진시킨 스페인은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 중에서 가장 연령이 젊은 팀을 꼽으라고 한다면 가장 쉽게 떠오를 수 있는 팀은 바로 스페인이다. 이번 스페인 대표팀은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을 엔트리에 상당히 많이 투입시켰다. 특히 2000년 이후 출생자들이 8명이나 된다. 이는 미국 대표팀의 숫자와 동일한 수치인데, 그만큼 스페인이 새로운 젊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작을 해보겠다는 의미를 천명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런 젊은 스페인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1차전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는 무려 7:0 대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하였으며, 2차전 독일과 1:1 무승부, 마지막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1:2 패배를 당하며 1승 1무 1패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여 출발에 비해 조별리그 결과가 다소 아쉽긴 하지만, 이번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스페인의 전력은 꽤나 탄탄하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바르셀로나의 젊은 영건 안수 파티, 페드리, 가비 등이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고 있으며, 가비의 경우는 만 18세의 나이에 월드컵 골을 기록하며 경험을 쌓으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등 스페인 대표팀은 지난 2008~2012년의 티키타카를 앞세운 전성기 시절을 재현하기 위한 뉴 티키타카 전술을 앞세워 선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리빌딩의 성공을 알리고 있다.

효율적 리빌딩에 실패한 독일은 2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경험했다.

젊은 선수들로의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지만 효과적이지 못한 리빌딩으로 시행착오를 겪은 팀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와 함께 무려 80년 만에 1라운드(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와 함께 새롭게 부임한 한지 플릭 감독과 새롭게 쇄신에 가까운 리빌딩을 진행하였다. 그로부터 4년 뒤 독일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합류한 가운데 스페인, 일본, 코스타리카와 한 조가 되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다른 조 3위(1승 1패 1무)로 2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하고 말았다. 한지 플릭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트레블까지 달성한 유능한 감독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플릭 감독마저도 독일 대표팀의 재건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독일 대표팀의 경우에는 효과적 리빌딩이 완벽히 다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많다는 이야기가 많다. 특히 득점을 만들어줄 최전방 자원의 리빌딩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독일 대표팀의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위르겐 클린스만, 올리버 비어호프,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의 걸출한 공격수 자원들이 있었고 그들은 결정적으로 월드컵에서 득점을 손쉽게 뽑아내었다. 그런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클로제가 은퇴하고 나면서 독일 대표팀에 처음으로 공격 자원의 부재를 경험하게 된다. 물론 2018년 대회에서는 티모 베르너, 마리오 고메즈가 있었고, 이번 대회에서는 카이 하베르츠,세르주 그나브리 같은 선수가 있지만 예전의 임팩트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그래도 미드필더 쪽에서는 무시알라, 아데예미 같은 선수들이 발굴되어 대표팀에 승선되고 있지만, 공격수만큼은 아직 그에 못지 않게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고 그런 부분이 독일의 가장 큰 약점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그런 득점력의 부재를 1차전 일본전 1:2 패배에서부터 경험해야한 독일은 2차전 스페인과 1:1 무승부를 거두고, 3차전 코스타리카 전에서 4:2 승리를 거두었지만, 일본의 스페인 전 승리로 인해 결국 3위로 다시 한번 탈락을 경험해야만 했다. 결국 넣어야할 때 넣지 못한 득점력의 부재가 독일 대표팀에게 치명적 약점으로 발목을 잡는 결과를 만들고 말았다.


이렇듯 이번 대회를 보자면 세대교체를 앞세워 신구 조화가 잘 되어 있는 팀들(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미국)의 경우에는 전력의 안정화를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은 반면, 다소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있는 팀들(벨기에, 웨일즈, 멕시코, 우루과이) 의 경우에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어느 팀이든 젊은 선수와 노장 선수들의 효과적인 안배가 중요하지만 유독 이번 대회는 체력적 한계와 시기적 한계라는 두 가지 변수가 작용한 가운데 노장 선수들이 많아 리빌딩이 필요했던 팀들에게 혹독한 대회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물론 월드컵 대회에서 통할만한 젊은 슈퍼스타를 만들어낸다는건 어려운 일이다. 어느 팀에게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만큼 한 세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떠오르게 되는 이번 대회를 보게 되면 쓸쓸하게 떠나게 되는 2010년대의 슈퍼스타들의 모습, 그리고 그와 함께했던 여러 강호들의 뒷 모습이 더욱 안타까워보인다.


# 2. 방심과 안일은 금물, 상대적 열세국의 선전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이번 대회는 유독 이변이 많은 대회로 꼽힌다. 11월이라는 사상 초유의 겨울 올림픽에서 기인한 환경적 문제, 그리고 체력적 문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이 외에도 상대적 약팀들의 효과적인 전술을 앞세운 선전도 이변의 연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상대적 약팀의 선전 그 첫 시작은 바로 C조 1차전 경기였던 아르헨티나 vs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였다.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가 당연히 잡을 수 있다고 봤던 사우디아라비아에게 1:2 일격을 당한 모습은 가히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겨다주었다. 이를 시작으로 물밀듯이 이변의 연속이 이어졌다. 바로 이어서는 일본이 독일을 잡으며 결국 16강 진출의 발단을 만들었으며, 2차전에서는 이란의 승리와 모로코가 벨기에를 잡는 또 하나의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3차전에서는 일본이 스페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으며, 호주가 덴마크를 잡으며 D조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기염을 보여주었다. H조에서는 대한민국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당당히 우루과이를 제치고 16강을 진출하기도 하는 등 착실히 준비한 상대적 열세팀들이 강세팀을 상대로 선전을 거듭하는 대회가 되어가고 있다.

스페인, 독일이라는 거함과 함께했던 일본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우리에게 크나큰 교훈을 안겨다주었다.

그리고 가장 큰 임팩트를 안겨다 준 이변은 바로 일본의 조 1위 16강 진출이 아닐까 싶다. 당초 일본은 조추첨에서 독일, 스페인, 코스타리카와 한 조가 되며 조별리그를 치루게 되었다. 조추첨때만 하더라도 이 조에서 일본이 통과한다고하면 모두가 반신반의 하며 믿지 않거나,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세간의 우려를 실력으로 완전히 지워버렸다. 일본은 이 조에서 당당히 조 1위를 차지하며 16강을 진출하는 기염을 보여주며 후술할 아시아 국가들의 선전에 가장 큰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일본의 선전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방심과 인일이 얼마나 독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1차전 상대는 독일이었다. 물론 독일이 지난대회 조별리그 탈락을 하며 전력이 약해졌지만, 대회 직전 기준 피파랭킹 11위였을뿐더러, 여전히 걸출한 선수들을 앞세우고 있어 조별리그 통과가 유력한 국가였다. 그런데 이런 독일에게 일본이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독일의 패배에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일본이라는 국가를 상당히 얕보고 준비한 안일함도 컸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독일의 수비수 뤼디거는 일본 공격수들 앞에서 스프린트 동작을 하며 일본 공격수들을 상당히 얕보는 자세를 취했는데, 오히려 그 모습이 있고나서 1:0 리드하던 독일은 거짓말처럼 역전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이 경기에서 패배한 독일은 조별리그 운영이 상당히 꼬이며 결국 조 3위로 2 대회 연속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반대로 2차전에서는 일본이 상대를 얕보다 뒷통수를 얻어맞았다. 2차전에서 상대적으로 이기기 쉬운 팀인 코스타리카를 상대하게 된 일본은 주전들 상당수를 빼며 템포를 조절하는 경기운영을 보여주었으나, 오히려 일본은 코스타리카에게 0:1 충격패를 당하며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3차전 오히려 스페인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2승 1패로 16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상대를 얕보고 안일하게 대처한 팀들은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 지를 하는자와 당하는자의 입장에서 어떤지를 일본이 명확하게 보여준 셈이다.

피파랭킹 4~60위 권의 팀들의 승리 사례도 꽤나 많이 이번 대회에서 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런 이변 중에서도 피파랭킹 40위~60위 권의 팀들의 승리 사례가 꽤 많이 등장했다. 우선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피파랭킹이 낮은 팀의 업셋 사례를 살펴보자면 총 12회가 있었다. 그 중에서 40~60위 권의 팀의 승리사례는 51위 사우디의 아르헨티나 전 승리, 43위 카메룬의 브라질 전 승리, 61위 가나의 대한민국 전 승리 총 3회가 있으며 30위권 팀의 업셋 승리를 합쳐도 6회가 있을 정도로 상대적 피파랭킹 하위팀들의 승리 사례가 유독 많기도 했다. 이런 부분을 보더라도 이번 대회가 얼마나 상대적 열세팀들의 승리 사례가 많은 이변의 대회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압도적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뒤집은 전투 사례 중 하나인 비수대전.

서기 383년 중국 대륙의 5호 16국 국가였던 전진의 황제 부견은 천하통일을 위해 양쯔강(양자강) 이남에 버티고 있던 나라인 동진을 공격하여 통일대업을 이루고자했다. 당시 부견은 대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합 100만에 가까운 대 병력을 동원하여 동진의 영토를 공격했다. 당시 동진의 군대는 8~10만 정도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10:1에 달하는 병력 차이를 보이고 있었고, 전력면에서도 압도적 전력 우세를 기록하고 있던 전진의 군대는 동진과의 비수강에서의 전투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게 된다. 전진의 군대들이 동진의 효과적인 공격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사기가 떨어진 전진의 대병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서 벌인 전진군의 실수를 틈타 전열이 무너지게 되며 결국 최종 전투에서 동진이 승리를 거두고 만 것이다.


이런 압도적 전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뒤집고 동진은 전투에서 승리했으며, 상대를 얕보고 안일하게 대처하던 전진은 압도적 전력 우세에도 불구하고 이 전투를 패하며 천하통일의 꿈을 접은것은 물론, 후방에 있던 모용수의 후연에게 나라를 잠식당하는 결과까지 만들고 말았다. 전진은 후방의 후연도 절대 공격할리 없다고 얕보고 있었지만 여기서도 얕보던 상대에게 무너지며 두 번 연속으로 상대를 얕본 댓가를 철저히 치루게 되었다.


이 비수대전의 결과를 축구판에 가져오는 이유는 사실 한가지다. 세상사 특히 누군가가 경쟁하는 무언가에서는 이분법처럼 결과가 갈린다. 하나는 이기게 되는 기쁨의 결과, 하나는 패배하게 되는 슬픔의 결과가 있다. 딱 단편적으로만 본다면 전력이 앞선 곳에서의 승리를 누구나 점친다. 왜냐면 이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 승리를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누구나 예상한대로 결과가 흘러가지는 않는다. 세상사가 예측한대로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가끔씩은 예측을 어긋나는 낮은 확률의 결과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러한 결과들을 간과하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간과하는 마음에 다시한번 경종을 일꺠워 주는 결과를 지금 카타르 월드컵에서 여러 팀들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래서 스포츠는 알수 없다는 말이 있고, 공은 둥글다는 격언이 있는 것이다.

대회 반화점을 돈 카타르 월드컵은 오늘부터 토너먼트 경기를 시작하며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이변과 교훈의 연속으로 큰 폭풍을 일으켰던 전반부 조별리그의 결과. 과연 이 폭풍에서 살아남은 16팀 중 최종 우승은 우리의 예상대로 흘러갈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한 새로운 교훈을 낳으며 또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가?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내게 될 후반부 토너먼트 경기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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