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022 플레이오프, LG의 탈락

왜 LG는 지난해와 하나도 달라진게 없을까?

by 돌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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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플레이오프는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맞대결을 펼쳤다. LG트윈스는 정규시즌 87승을 거두는 등 1994년 이후 구단 최다승의 역사를 새로쓰면서 승률 0.613로 다른 년도였으면 여유로운 정규시즌 1위에도 오를수 있을 정도로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즌 막판까지 SSG 랜더스와 치열한 1위 대결을 펼치다 결국 안타깝게 2위를 했지만, 이번 시즌 LG트윈스의 행보가 여태 시즌들과는 다르다는 평가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LG트윈스는 예년 시즌과는 다르게 기존의 장점이었던 불펜들이 건재한 가운데 타격에서도 이호준 코치의 부임과 함께 일취월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팀홈런 2위(116개)에 오르는 등 투타에서 밸런스도 좋았던 시즌이었다.


그렇게 일찌감치 2위를 확정짓고 플레이오프 체제를 대비한 LG 트윈스가 맞대결한 상대는 바로 키움 히어로즈. 키움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까지 3위를 확정짓지 못해 KT 위즈와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쳐야했다. 심지어 KT 위즈의 우천취소 일정때문에 시즌을 끝내놓고도 KT 위즈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만 했는데, 시즌 최종전에서 LG가 KT를 잡아준 덕에 키움은 최종 3위를 확정할 수 있게 되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순위다툼을 펼친 KT와 5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플레이오프에 어렵게 진출하게 되었다.


# 간단한 플레이오프 정리(LG 시점에서)


전반적인 플레이오프 시리즈의 전개 과정은 구태여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보이고, 시리즈 진행과 관련된 여러가지 부분들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전개해보려한다.

0000389875_001_20221024215603517.jpg PO 1차전에서 LG는 켈리를 앞세워 승리를 거뒀지만, 깔끔하게 이긴 승리는 아니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엘지는 16승을 거둔 다승왕 켈리를 선발로 냈다. 엘지가 켈리가 선발로 나온 경기는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엘지는 플레이오프를 단기간에 종료시키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1차전부터 기세를 확 눌러놓는게 중요했다. 그런데 1차전에서 엘지가 비록 승리를 거뒀다고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기세를 눌러놨다고는 말할수가 없던 경기였다. 사실 모든 단기전 시리즈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은 기세를 어떻게 가져오는지에 달려있다. 엘지는 이미 정규시즌 성적부터 키움에게 10승 6패로 앞서 있고 객관적인 전력도 우위인데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단 2일 쉰 키움과는 달리 무려 12일을 쉬고 와서 압도적 우위에 있었다. 사실 이런 우세를 가진 팀이 기세를 가져오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압도적인 구위로 찍어 눌러서 기세를 꺾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들이 1차전에서 어떤 선수들을 선발로 냈는지를 잘 생각해보자. 물론 켈리가 못 던진것은 아니었지만 키움 선수들은 켈리가 그렇게까지 압도적이지 않다는 점을 아는듯이 물고 늘어지는 타격을 선보였다.


반대로 투수가 압도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면 타격에서도 대량득점으로 찍어누를수 있었다. 그러나 뒤에서도 주구장창 후술하겠지만 엘지의 타격은 정규시즌 초반부터 타팀을 압도해오던 그 타격이 아니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키움의 3차례 에러가 아니었으면 1차전 조차도 끌려다녔을 수준으로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물론 상대의 에러도 경기의 일부분이고 그로 인해 벌어진 점수차를 불펜을 동원하여 잘 매조지은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상대를 압도하고 시작해야하는 1차전도 그렇게까지 완벽하지 못했던 부분은 너무나도 아쉬운 경기였다. 그래도 경기가 어찌되었든 1승은 1승이고, 시리즈를 앞서 나가는 LG였다.

0000902735_001_20221025191801643.jpg 어찌보면 1차전보다 더 중요했던 2차전을 망친것이 LG에겐 너무나도 뼈아팠다.

1승을 리드하게된 LG는 80.6%의 진출 확률을 등에 업고 2차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플레이오프는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 1차전 승리팀의 진출확률이 유독 높았던만큼 2차전만 잘 잡는다면 더욱 유리한 고지를 잡게 된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1차전보다 2차전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고, 2차전을 놓치게되면 앞으로의 시리즈가 상당히 골치 아파질거라 생각했다. 그 이유는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3차전 선발은 키움의 에이스 안우진이 등판 예정이었다. 만약 2차전을 내주고 안우진을 만나게 된다면 오히려 시리즈가 역전당하는 상황이 나올수 있었기에 LG는 1차전보다 2차전에 더욱 총력전을 펼쳐서 어떻게 해서든 승리를 거두는 것이 자신들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보였다. 만약 2차전까지 잡는다면 2:0에서 엘리미네이션 게임의 부담감을 안고 안우진이 등판하기 때문에 더욱 쉽게 이길수 있기 때문. 게다가 1차전 선발 켈리가 효율적인 피칭으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압도적인 느낌이 없었던걸 감안한다면 2차전 선발 플럿코가 그런 느낌을 보여줘야 옳았다. 그런데..


기대했던 선발 플럿코가 완전히 무너졌다. 플럿코는 1.2이닝 4자책 55구의 피칭을 하고 쓸쓸하게 강판당했다. 담 증세로 이미 9월부터 등판을 하지 않고 플레이오프에 초점을 맞췄다는 선수가 보여준 피칭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게다가 마운드에서 살짝 상기가 되었는지 피칭도 안정적이지 않았고 난타당하기 일쑤였다. 플럿코가 흔들리는사이 2회초에 키움은 점수를 6:0까지 벌렸다. 이미 이 순간부터 LG의 포스트시즌 운영은 완전히 꼬이고 말았다. 정규시즌 15승을 거둔 다승 2위 플럿코를 1달 전부터 준비를 시켰는데, 도대체 무엇을 준비했는지를 모르겠다고 느꼈다. 만약 부상의 여파였다면 선발을 조정했어야 옳았고, 돌발스런 상황이라면 1차전에 등판하지 않은 릴리프 투수들을 총동원해야 옳았다. LG는 선발이 조기강판 당했을때 롱릴리프 투수를 활용한 투수 총동원 작전으로 페넌트레이스때 승리해본 경험도 있는 팀이었다. 그런데도 플럿코가 난타당하는 동안 전혀 대처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LG가 응집력 있는 득점을 낸다고는 하지만 6:0에서 따라가는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상대 선발 요키시의 미스를 틈타 6:5까지 따라붙었지만 결국 까먹은 점수가 많으니 따라가는것도 한계가 있었고 그렇게 추격쥐 모드로 꼭 이겨야했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여러모로 2차전 경기는 LG에겐 굉장히 아쉬운 경기였다. 3차전 안우진이 등판한다는 걸 알았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아야 옳았던 2차전을 너무나도 허무하게 내주면서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자신들의 시스템에 지장이 가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은 LG 벤치의 전략이 너무나도 안일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마 방금 언급했던 저런 부분을 각인하고 있었다면 플럿코가 흔들릴때 오래 두지 않았을 것이고, 6:5까지 따라갈때 더 몰아붙였을 것이고, 7회 최원태가 눈부신 피칭을 선보이며 막아낼때 다양한 작전을 구사해서 1점 짜내기를 했을수도 있다. 그런데도 류지현 감독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시리즈 전체에 대해서 어떤 구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2차전을 너무 우습게 본 점은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것 같다.

0001517849_001_20221027204201502.jpg 너무나도 완벽했던 김윤식, 눈앞에 온 승리를 날려먹은 벤치.

1승 1패 상황에서 고척으로 자리를 옮긴 3차전. 이미 시리즈를 리드한 상황에서 왔어야했지만, 시리즈가 대등해진 상황에서 만나게 된 안우진이었다. LG의 선발이 9월 이후 ERA 0점대에 빛나는 영건 김윤식이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선발의 무게감에서는 안우진이 우위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안우진은 올 시즌 2.11의 ERA에 224K를 거둔 올 시즌 최고 투수중 하나인데다가, 대 LG전 성적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타격감이 떨어져있는 LG 타자가 공략하기란 어려울거라고 봤다. 그래도 LG 팬들에게 마음 한켠에 남아있는 희망은 LG 타자들이 공략해본적이 있는 안우진에 대한 감각, 그리고 안우진에게 따라붙는 물집 이슈, 그리고 혹시나 하는 김윤식의 호투 이 3가지를 기대하고 3차전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묘하게 상황이 흘러갔다. 김윤식이 키움 타선을 상대로 무사사구 호투를 펼쳤고, 문보경의 적시타와 채은성의 홈런으로 안우진이 나온 경기를 2:0으로 리드하기 시작했다. 물론 안우진도 실점 이후 잘 막아내며 더 이상 벌어지는 것을 막고 있어 나름 팽팽한 가운데 경기가 전개되었지만, 김윤식이 워낙 호투를 하고 있었기에 이대로 간다면 기대하지 않았던 경기에서 시리즈를 앞서나갈 절호의 기회가 오고 있었다.. 그런데...

0001013072_001_20221027221003300.jpg 운이 나빴다 하기에도 이해하기 힘들었던 3차전 후반부의 LG 경기 운영이었다.

6회 말 김윤식이 2아웃까지 잘 잡아가다가 돌연 투수가 진해수로 교체되었다. 그리고 진해수는 다음 타자 이정후를 사구로 내보내고 뒤이어 등장한 김혜성에게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준다. 그리고 정우영이 올라와 푸이그, 김태진에게 연속 점수를 헌납했다. 그리고 7회에는 다시 4:3으로 역전시켰지만 뒤이어 등장한 이정용이 임지열과 이정후에게 연속 홈런을 맞고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대로 경기는 6:4 패배로 끝났다. 솔직히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궁금했다. 굳이 김윤식을 6회 2사에서 내려야했을까? 물론 2사 3루 상황에서 이정후가 경계되는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1루에 주자가 없었고 2아웃인만큼 이정후를 거르고 당시 무안타였던 김혜성을 상대하고 이닝을 끝낸채 내려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7회말 마찬가지로 호투하던 김대유가 김준완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2사 1루 상황이 되자 투수를 또 이정용으로 바꾼다. 사실 투수를 바꾼 시점에서 대타 임지열이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임지열 다음에는 다시 이정후, 김혜성의 좌타라인이 있었다. 김대유가 꼭 임지열이 우타라고 미리 내려가야했을까? 두번 양보해서 이정용이 올라왔어도 이정용과 유강남 배터리는 이정용의 구위를 너무 맹신했는지 임지열과 이정후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1구에 꽂아버린다. 나중에 밝혀진 후일담으로는 이정후는 투수가 바뀌자 임지열에게 초구 직구 올거라고 조언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역전 홈런이 되고 말았다. 이정후와의 지략 대결에서도 유강남과 LG 벤치는 완패했다. 이렇듯 충분히 이길수 있는 경기를 내주고 말아버린 LG는 2승 1패로 벼랑끝에 몰리게 된다. 2차전을 놓친 나비효과가 이렇게까지 이어지고 만 것이다.

202210282204606975_1_20221028225102720.jpg 이미 전세가 기운 상황에서 LG는 되야할 것도 되지 않았다.

벼랑끝에 몰린 LG. 시리즈를 이기기 위해 남은 방법은 남은 경기를 다 이기는 방법 뿐이었다. 나중의 투수 운용 이런거는 지금 생각할수도 없다. 시리즈를 이기기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하는 4차전. LG는 1차전 선발 켈리를 3일 휴식을 취하게 하고 등판시킨다. 이미 LG는 2차전을 내준 뒤부터 켈리의 4차전 등판을 준비시켰다고 하는데, LG의 올 시즌 전체 약점 중 하나가 바로 4~5선발의 약세였다. 4선발 이민호는 12승을 거두었지만 WAR이 마이너스였고, 5선발 임찬규는 둘쭉날쭉한 피칭으로 기대감을 주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벼랑끝에 몰린 LG의 선택지는 결국 승리토템 켈리 뿐이었다. 다행인 점은 상대 키움의 선발 애플러도 켈리와 동일한 조건인 3일 휴식하고 올라온다는 것. 그러나 문제는 거듭되는 패배로 인해 무너져버린 팀의 분위기였다. 이미 3차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LG의 분위기는 말이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3차전을 중계하는 박용택 위원이 "LG는 진지하다못해 너무 비장한 분위기였고, 키움은 여유가 넘치는 분위기였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 내용에 대한 부분은 뒤의 내용에서 자세히 후술하기로 하고, 이런 상황에서 LG가 어떻게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지가 중요했다.


1회초에 LG는 선취점을 냈다. 그런데 1점 뿐이었다. 2사 2,3루에서 문보경이 침묵한게 뼈아팠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팀에게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우연찮은 모멘텀이다. LG에게는 어쩌면 그 찬스가 바로 모멘텀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마저도 LG는 놓쳤다. 결국 그 기회를 놓친 뒤 LG는 키움에게 바로 동점을 허용했고, 그 이후로는 한번도 애플러를 공략하지 못하며 침묵하더니 결국 푸이그에게 역전 홈런을 맞았고, 팽팽했던 후반부 정우영까지 무너지며 이대로 허무하게 1:4로 게임도 내주고 시리즈도 내주고 말았다. 이렇게 정규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우승의 적기라고 했던 LG 트윈스의 2022시즌은 공허한 꿈과 함께 마무리되고 말았다.


전반적 시리즈에 대한 포인트와 그에 대한 단상은 이 정도로 해서 마무리하고 지금부터는 이번시즌만큼은 지표도 달랐고 실제로도 다르다고 공언했던 2022시즌의 LG 트윈스는 왜 지난 몇 년간의 포스트시즌에서 허무하게 무너진 그때와 하나도 달라진 점이 없는지를 하나씩 요인들을 따져보며 정리해보려한다.


# LG는 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을까?


1) 포스트시즌만 되면 부진해지는 주전 선수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홍창기, 문보경의 부진은 너무 결정적이었다.

LG가 최근 포스트시즌을 치룬 경기들을 잘 살펴보면 가을야구에 극도로 부진한 선수들이 너무나도 많다. 사실 2019, 2020시즌같이 세대교체가 어느정도 진행된 다음에 새롭게 진행된 포스트시즌에서는 가을야구 경험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이런 부분이 어느정도 참작될 여지가 있었지만, 현재의 LG는 2019년 이후부터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 되었고, 가을야구 경험도 어느정도 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LG의 주전타자 중에는 가을만 되면 극도로 부진한 선수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번시즌에는 홍창기, 문보경의 부진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그래도 문보경은 1차전 적시타와 호수비를 통해 그래도 괜찮은 부분이 있었지만, 2차전 이후부터 번번히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6번 타순에서 많은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LG가 패배한 경기에서 문보경이 해주지 못한 부분은 다소 아쉬운 부분.


더 아쉬운 점은 이번 시즌에도 홍창기는 제대로 된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앞에서 언급한 가을야구에 극도로 부진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홍창기다. 홍창기는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37타수 4안타(0.108)에 불과할 정도로 가을야구에 굉장히 취약하다. 심지어 지난 시즌 골든글러브를 탈 정도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찍었음에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4타수 2안타(0.143)로 팀의 패배에 큰 지분이 있었다.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은 절대로 나쁘지 않은 선수지만 가을야구만 들어서면 뭐에 씌인듯이 극도의 타격 부진에 빠지는 점은 LG의 포스트시즌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홍창기는 1, 4차전 1번 타자로, 2차전은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지만 공격의 첨병을 맡아야하는 1번 타자로써도 출루를 전혀 해주지 못했고, 부담을 덜기 위한 7번 타자 출장으로서도 기회를 연결시켜주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최종 타율은 11타수 1안타(0.091). 이 정도라면 포스트시즌에서의 홍창기 활용법에 대한 부분을 재고해봐야할지도 모르겠다.

202210242154147968_1_20221024215504028.jpg 포스트시즌만 되면 다소 아쉬웠던 김현수는 이번 시리즈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사실 홍창기 이전 포스트시즌만 되면 부진해지는 선수가 있다. 바로 같은 팀의 김현수. 김현수는 두산 시절부터 포스트시즌만 되면 정규시즌과는 다른 아쉬운 활약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김현수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김현수는 플레이오프에서 17타수 7안타(0.412) 2타점으로 그나마 터지지 않던 타선에서 채은성과 함께 좋은 활약을 한 선수였다. 그렇지만 이런 김현수의 좋은 활약 조차도 중요할때 터지지 않았던 부분은 LG에게는 다소 아쉬운 결과로 남지 않을까 싶다.

NISI20200521_0016340008_web_20200521100923_20200521101107722.jpg 이번 시리즈를 돌아보면, LG는 내신을 잘 따놓았지만 수능을 못 치는 반, 키움은 내신은 살짝 떨어져도 수능에서 잘 치는 반같은 느낌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LG와 키움을 학교의 반으로 비유를 하자면, LG는 내신 성적이 좋은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 여럿 모여있는 반이다. 그러다보니 평상시 학교 시험에서는 정해진 틀에 맞춘 분위기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 그런데 정작 수능시험에서는 자신들이 공부했던 내용이 없다보니 당황하며 평상시 실력을 내지 못하면서 수능성적을 망치는 경우가 많은 느낌과 같다. 반대로 키움은 공부를 잘하는 선수도, 조금 떨어지는 선수도 있다. 그런데 외고 수준의 공부 실력을 가진 엘리트 2명이 반의 면학 분위기를 주도해서 반 평균을 올려주는 반이다. 그리고 이 엘리트 2명과 유학파 학생 1명이 수능시험에 맞는 공부 플랜을 반 친구들에게 공유해줘 수능시험에서 고로고루 시험을 잘치는 상황과 같다. 모두들 눈치챘다시피, 키움의 엘리트 2명은 바로 안우진과 이정후, 그리고 유학파 학생 1명은 푸이그다. 키움은 이 3명이 이번 시리즈에서 팀 전체를 끌고 가다시피해서 팀을 이끌었다. 반대로 LG는 비슷비슷한 내신성적을 가진 친구들끼리 변형된 대처법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가장 중요한 시험에서 일을 그르치는 일과 같이 가장 중요할때 해주지 못했다. 아무리 사석에서 재밌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도 대중들이 알아챌수 있는 단상에서 보여주지 못하면 그 사람은 재미없는 사람으로 보일수 밖에 없다. 물론 페넌트레이스의 가치를 폄훼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페넌트레이스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KBO리그에서 우승이라는 기준으로 통용되는 한국시리즈, 포스트시즌에서 이런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가치는 빛이 바랠수 밖에 없다.


2) 분위기를 뒤집어줄 '게임 체인저'의 부재

202210281943644308_1_20221028230503483.jpg 키움에는 이정후, 푸이그라는 분위기를 바꿀 게임체인져가 있었다. LG에는?

어쩌면 LG 전체 역사를 통틀어서 고질병일수도 있는 문제점인 분위기를 한번에 바꿀 '게임체인저'의 부재라는 측면이 LG에게 가장 큰 실패요인 중 하나일것 같기도 같다. 경기를 역전시키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손쉽고 가장 짜릿한 방법은 누가 뭐래도 홈런일 것이다. 역대 수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들을 보더라도 밀리던 경기들은 홈런 한방에 이기는 경기로 만들어버린 명경기들이 많았다. 이렇듯 경기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강타자, 게임체인저가 있고 없고는 경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강타자들은 언제든지 넘길 수 있기 때문에 투수들도 경계한다. 그리고 해결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그 앞에 주자가 나가는걸 심히 경계하게 된다. 이렇기 때문에 이 게임체인저들 앞에 득점 기회가 생기면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건 그리 어렵지 않게 된다.


이번 시리즈를 보다보면 키움은 중요한 순간에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결정적인 장면들이 많았다. 1차전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다시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던 푸이그의 홈런, 3차전 밀려있던 경기를 바꾼 푸이그의 내야안타와 임지열, 이정후의 백투백 홈런, 4차전 팽팽한 승부를 깨버린 푸이그의 결승홈런 등 키움에 있어 꼭 해줘야만 하는 게임체인저 선수들이 큰 활약을 했다. 그 때문인지 플레이오프 MVP 투표 1, 2위가 바로 이정후와 푸이그였다. 이 두 선수가 키움에서 게임체인저였던 것이다.


반대로 LG에는 게임체인저가 왜 없을까? LG는 올 시즌 팀 홈런 2위를 기록할 정도로 홈런 지표가 좋았다. 팀 내 홈런 순위를 보면 오지환이 25홈런, 김현수가 23홈런, 채은성이 12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홈런수에서는 키움에 밀릴일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 선수들은 게임체인저가 아니었다. 모두가 같이 중요한 순간에는 점수를 만들지 못하고 침묵했기 때문이다. 게임체인저들은 팀이 단체로 타격 부진에 빠지든, 모두가 활활 타오르듯이 잘 치든 꾸준히 잘 친다. 그런데 LG의 중심타선 김현수- 채은성- 오지환 그리고 문보경은 팀 분위기에 따라 타격 사이클이 그 궤를 같이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팀이 잘 나갈때는 이들 모두가 홈런도 치고 장타도 치고 득점도 잘 내는 등 성과가 좋았다. 반대로 팀 타격이 부진했던 후반기부터는 이들의 득점 생산력도 같이 떨어졌다. 이런 점에서 플레이오프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기를 기대했던 중심타선은 이 시리즈에서 분위기를 바꿔주지 못했다. 상대편인 키움의 이정후와 푸이그는 시리즈 내내 꾸준히 잘 치던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아서 시리즈 내내 부담스러움을 유지했던 것과 비한다면 위압감조차 들지 못했다.

LG에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까?

이렇다보니 플레이오프 전 방출시켜버리는 바람에 슬롯이 비게된 외국인 타자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LG는 올 시즌 2루 자원인 리오 루이즈와 로벨 가르시아를 모두 웨이버공시 시켜버리며 사실상 외국인 타자를 쓰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로베르토 라모스와 저스틴 보어 모두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떠나는 바람에 외국인 타자를 쓰지 않았는데 그것이 결국 부메랑으로 오고 말았던 것이다. 이 부분은 꽤 중요했는데, LG의 토종 타자들이 모두 팀 분위기에 휩쓸려 팀 분위기가 안 좋으면 같이 안 좋아버리는 경향이 강한 것을 볼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꾸준히 점수 생산력을 갖춘 준수한 외국인 타자만 LG에 있었더라도 시리즈가 이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성의 피렐라, 기아의 소크라테스, 롯데의 잭 렉스처럼 팀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도 있는데다가,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상대했던 팀인 키움 푸이그가 그런 역할을 했다. LG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2루수에 대한 갈증이 외인 타자 슬롯에 대한 한계점을 만들어 버렸고, 그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여기까지 오고 말았던 것인데, 아마 LG가 원하는 수준의 2루수는 크보 전체 역사에서 추려보아도 2014~15년 뛰었던 삼성 나바로를 제외하면 없을 것 같다. 이렇듯 외국인 타자 선정에 있어도 패착을 발휘했던 LG가 다음 시즌 외국인 타자의 선정만큼은 정말 신중하게 골라야할 것 같아보인다. 어찌되었든 우승을 목표로 하는 LG에 있어 외국인 타자 만큼은 팀 타선과 분위기를 전환시켜줄 게임체인저의 역할이 반드시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LG의 다음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이 어떻게 진행될지 내심 기대된다.


3) 단기전 승부에 대한 감각이 없는 벤치

0000390959_001_20221028223302803.jpg LG 벤치는 시리즈 내내 단기전 승부에 대한 근시안적인 감각을 발휘하며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가장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단기전 승부에 대한 감각 부족으로 인한 오판이 전체 시리즈를 풀어가는데 있어 가장 큰 요인이었다. LG가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어오고 있는 2019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4시즌 동안 류중일 감독이 2년, 류지현 감독이 2년을 맡아왔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포스트시즌에서의 한계점을 노출하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류지현 감독이 지휘한 2021~2022 시즌은 전력조차도 우승이 가능할 수준의 좋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에게 업셋 패배를 당했다. 이것은 전력과 변수를 떠나 감독의 지략 대결에서 완패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류지현 감독이 단기전 운영에서 가장 감각이 떨어졌다고 보는 결정적 사건은 바로 이번 플레이오프 3차전을 대다수로 꼽을 것 같다. 잘 던지고 있던 선발 김윤식을 조기에 강판시키고 올린 진해수가 1점, 정우영이 2점, 이정용이 3점을 실점하며 다 가져온 분위기를 키움에 헌납하며 역전패를 당했던 이 경기는 류지현 감독의 경기 운영이 얼마나 안일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일 것 같다.

PYH2021110923260001300_P4_20211109221508783.jpg 작년 PO 1차전 홍건희의 52구 역투는 단기전 승부의 달인 김태형 감독의 지략이 돋보였던 한수였다.

이쯤해서 단기전 승부에 정말 달인과도 같았던 전 두산 감독인 김태형 감독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시즌 정규시즌 4위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금자탑을 쌓았다. 김태형 감독이 단기전 승부에서 얼마나 치밀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해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의 홍건희 52구 역투였다. 당시 두산은 투수력의 부족으로 최원준 - 곽빈 - 김민규의 3선발을 겨우 꾸려나가는 처지였다. 거기다 불펜은 필승조와 추격조의 기량 차이가 현저하다보니 홍건희와 김강률, 이승진 정도의 선수를 돌려가며 쓰는 처지였다. 그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최원준이 내려가고 삼성의 공격이 파상공세로 밀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5회, 6회 연속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은 끝까지 홍건희를 믿고 투구를 시켰고, 홍건희는 위기를 잘 막으며 두산이 1승을 거두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만큼 단기전에서 바짝 몰아붙여야 할때와 조절해야할 때를 알고 준비하는 것은 무엇보다 다르다는 점을 김태형 감독과의 사례와 비교해본다면 현저히 그 차이를 알 수가 있다.


투수교체에서의 문제말고도 두번째 엘지 벤치의 감각 부족을 드러낸 사례가 바로 3차전 번트 작전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이 시리즈에서 득점권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번트 작전을 자주 구사했다. 그런데 번트 작전을 내야할 때와 내지 말아야할 때의 차이가 너무 달랐다. 일례로 2차전 번트를 써서 1점을 쥐어짜내서라도 동점을 만들어야 했던 9회초 상황에서 문보경이 김재웅을 상대로 더블 플레이를 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린 사례가 있고, 반대로 3차전에서는 6:4로 밀린 상황에서 똑같이 문보경에게 번트를 지시했는데 김재웅의 환상적인 캐치로 번트 뜬공 아웃이 되었던 사례가 있다. 결과론 적인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상황이 반대가 되었어야 옳았다고 본다. 1점을 쥐어짜내서 압박을 가해야하는 상황과 분위기가 처진 상황에서 장타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해야했던 상황에서 압박을 가해야할때 강공으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고 장타를 쳐야할때 번트를 대버리며 부담감을 느낀 문보경이 번트 실패를 해버리며 마찬가지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또한 끝까지 가을에 부진했던 홍창기를 기용한 점, 대타 카드를 적절히 쓰지 않았던 작전 등 LG 벤치가 얼마나 경기 운영에 있어 감각적인 대처를 하지못했는지 알 수 있다.


포스트시즌은 페넌트레이스와 다르다. 144경기로 승부가 결정되는 시리즈가 아니라, 5~7 경기라는 매우 짧은 경기 안에 모든 승부가 결정나는 시리즈였다. 400m 트랙 앞에 서서 육상 경기를 해야하는데 마라톤 뛰듯이 페이스 조절하는 운영은 400m를 뛰는데에서는 하등 소용이 없다. 이기기 위해서 과감할땐 과감해야 하는데도 뒤를 생각하는 안일한 생각은 아무 도움되지 않는다. 1년도 아니고 2년 연속으로 이런 감독과 벤치의 부족했던 감각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많이 남긴다.


4) 28년, 20년이라는 긴 타이틀이 주는 압박감

28년과 20년, 그리고 암흑기. 어느덧 훌쩍 지나버린 영광의 역사가 현재를 옥죄고 있는 것은 아닐까?

1994년과 2002년. 그냥 쓱 보기에도 너무나도 멀어보이는 시대이다. 1994년에 태어난 사람이 지금 28세, 2002년생도 지금 20세이다. tv에도 1994년생과 2002년생이 벌써 활동하고 있다. 그만큼 너무나도 먼 세월이다.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마지막 년도가 바로 1994년이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마지막 년도가 바로 2002년이다. 그 이후에는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기회 조차 주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 준우승 이후 10년 동안은 포스트시즌 조차도 올라가지 못하는 암흑기 시대를 크게 겪었다. 팬덤 문화가 컸던 LG는 암흑기 10년을 겪으면서 광범위하게 조롱을 받으면서 많은 상처를 겼었다. 거기에 옆동네 두산이 암흑기 시절부터 서서히 성적이 올라가더니 어느샌가 자신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이러다보니 영광의 역사를 재현해야한다는 사명감이 어느샌가 쌓여있었다. 한국시리즈 미진출의 사슬을 끊어야한다는 내면의 상처가 어느새 그들을 옥죄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던 날, 당시 중계를 하던 KBS 박용택 위원이 중계석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LG 선수들은 진지하다 못해 너무 비장한 분위기였고, 키움 선수들은 여유가 넘치는 분위기였어요"


박용택 위원은 LG 영구결번을 받은 LG의 레전드 선수이다. 그러다보니 이런 LG의 속사정을 잘 알고 이런 말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여기서 LG 선수들이 가진 부담감이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3차전 작전 야구 구사 상황이었다. LG는 유독 3차전 작전 상황에서 작전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 삼성에서 1번 타자로 나와 다양한 작전에 대한 경험이 많은 박해민 조차도 그날은 번트를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8회 무사 1,2루 결정적 상황에서 문보경은 번트에 대한 경험 부족을 나타내며 볼에 번트를 대버리며 비록 김재웅의 호수비라는 측면이 있었지만 더블플레이를 당하는 등 결과가 좋지 못했다. 반대로 키움은 8회 말 무사 1루 번트 상황에서 깔끔한 번트 성공으로 작전이 어떻게 잘 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렇듯 선수단 내부에서 이번에는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단 스스로를 옥죄어오는 것이 너무나도 컸던 것이다. 사실 그 사슬을 끊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경험이 부족하고 무언가 안 되던 것을 해내야한다는 압박감이 가득한 상황에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자신이 가진 몇배의 재능을 쏟아부어야 성공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에서 결과에 대한 후폭풍이 늘 등 뒤에 있었던 LG 선수들은 부담감을 견디다 못해 비장함까지 느끼게 되었고, 같은 상황에서 상대팀 키움 선수들은 이미 2018시즌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을 진출해 대부분의 선수들의 경험이 풍부한데다가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시리즈 승리 경험까지 가지고 있는 등 단기전 시리즈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잃을게 없었던 상황 속에서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LG 선수단의 부담감과 경험 부족은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NISI20130430_0008107220_web_59_20130430225415.jpg 현재의 LG 상황과 가장 비슷한 경험을 해본 팀이 바로 2008~2012의 롯데 자이언츠였다.

현재 LG 트윈스가 처한 처지와 가장 비슷한 경험을 해본 팀이 바로 2008~2012시즌의 롯데 자이언츠였다. 두 팀 모두 장기간의 비밀번호를 쓰는 암흑기를 겪으면서 큰 내상을 겪었다. 그리고 오래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인해 세대교체가 이뤄진 후 그 사슬을 끊어낼 수는 있었지만, 경험 없이 가을야구에서의 내공이 일천한 상태에서 맞이한 포스트시즌은 그렇게 결과가 좋지 못했다. 2008, 2009, 2010 시즌 준플레이오프 탈락, 2011시즌 플레이오프 탈락을 거쳐 2012시즌 겨우 준플레이오프를 승리해서 올라갔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또 다시 sk를 만나 탈락하고 말았다. 이렇듯 2008~2012시즌의 롯데와 2019~2022시즌의 LG는 오래간만의 암흑기를 청산하고 선수단이 재편된 가운데 새로운 상황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뤄왔지만, 그 동안의 내공이 없어진 상황에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한 선수들의 경험부족, 그동안 진출하지 못했던 부분의 숨겨져 있는 내상들이 겹치면서 생긴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며 시즌을 마무리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013시즌 이후 롯데는 양승호 감독의 사퇴 이후 김시진 감독을 선임해 다시 반등을 노렸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준 암흑기 수준의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LG 역시 2023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혁을 겪고 있다. 핵심 선수인 문보경, 이정용 등의 선수들의 군 입대 문제가 걸려있으며, 유강남, 채은성이 FA를 앞두고 있고, 김현수, 서건창 등의 베테랑 등이 나이가 점점 차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다가는 팀 전력이 와해될 여지도 있다. 그래도 LG에게 희망적인 부분은 차명석 단장이 부임한 이후 팀내 유망주 팜을 잘 가꿔놓고 있다는 점인데, 이번 시즌 막판에도 이지강, 강효종, 김영준 등의 토종 선발 육성이 나름 짭잘한 활약을 보여주었고, 송찬의, 이재원, 문성주 같은 젊은 선수들이 서서히 기량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 올 시즌 김범석, 박명근 같은 주목받는 유망주들을 지명하여 육성플랜에 들어갔다는 점은 향후 LG 전력이 언제라도 다시 반등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 시즌 단기전에 대한 준비 실패가 컸다는 점을 인정하고 류지현 감독의 거취가 결정된 이후 가을야구와 우승에 방점을 맞춘 감독 선임이 이뤄진다면 LG 트윈스의 대권 도전도 머지않아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2022시즌의 LG 트윈스의 시즌은 이렇게 끝이 났다. 초반은 너무나도 희망적이고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여전히 한계를 노출하며 아쉬움을 삼키고 말았던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렇지만 다른 부분에서 반등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기대감과 가능성을 더욱 크게 느꼈던 시즌이기도 했다. 어느 시즌이나 준비를 안하지는 않겠지만, 2023시즌을 앞둔 LG 트윈스가 과연 어떻게 반등을 할지,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서 2023시즌을 맞이할지 내년 시즌에 돌아올 LG를 다시 한번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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