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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홈 Jun 14. 2022

부부가 싸우는 시기가 있다.

지난달 25일 이삿날 싸우고, 5월 말 마지막 주 주말에 싸운 이후로 우리 부부는 6월달 지금까지 안 싸우고 지내고 있다. 남편도 엄청 노력하고 있고 무엇보다 회사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지난 주말에는 스스로 둘째 데리고 본가에 간다고 얘기했다. 싸울것 같고 너무 힘들고 지쳐서 본가에 간다는 말에 나도 동의했다.

나도 아이들의 강도 높은 떼쓰는 행동으로 인해 많이 지쳤을 뿐만 아니라 일까지 하니까 체력적으로 너무 바닥이 나 다시 분노와 짜증이 나를 힘들게 했었다.

덕분에 지난 주말에도 무사히 보낼 수가 있었다. 우리 부부가 안 싸운지 어느덧 2주가 된 것이다.

에전에는 2-3년동안 매일매일 미친 개처럼 서로가 싸웠고 미워었는데 지금은 평화롭게 보내고 있으니

정신적으로 살 것 같았다. 지역카페에서도 브런치에서도 이혼은 심각한 상황이 아닌이상 하지 말라고 말린 이유를 지금에서야 알게 되고 느끼게 된다. 물론 남편이 아직도 교묘하게 또는 얄밉게 말하면서 잔소리와 간섭을 하곤 한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심하지 않기에 남편이 정말 참고 있다는걸 느낀다.

나도 남편한테 소리 버럭 지르고 화내는 것을 지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근데 문제는 내가 체력이 바닥난 상태면 그게 잘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평일날 회사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SOS를 쳤다.

내가 일까지 하니 너무 힘이 들어 일할 때 체력이 부족해 표정이 안 좋을 수밖에 없었고, 아이들과 남편에 극도로 짜증과 신경질을 내게 되면서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매 주말마다 둘째만 데리고 본가에 갈 수 없냐고 부탁하니까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해주는 것이였다. 예전같으면 자기 부모님들이 싫어하고 힘들어하신다고

거절하고 그래었는데 왠일인가 싶었다. 그리고 내가 일도 그만두겠다고 하니까 그러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신경써달라고 하는 남편의 말에 낯설었다. 이사람이 웬일이지..뭐 잘 못 먹었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분노로 가득한 나의 감정이 스르륵 사라졌다.

그리고 오늘 밤인 지금도 남편과 같이 쇼파에 앉아 서로 각자 할 일을 하고 있다. 남편은 핸드폰 하고 있고

나는 지금 브런치 글을 쓰고 있다. 내가 막 키보드를 따다닥 치니까 남편이 또 슬쩍 보면서 염탐같은 관심을 가지며 물어본다. 뭐 하냐며..

나는 대답한다.

"비밀이야."

부부싸움 일기는 여기까지 마치게 되지만 앞으로 싸우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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