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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즈김치 Feb 11. 2021

설날엔 아빠를 씹어요

가족 | 대신 사랑해줘요

"할아버지(아빠의 아빠)는 인상파야. 매일 인상만 쓰고, 부드러운 말을 할 줄 몰라.

할머니(아빠의 엄마)는 지는 법을 몰라. 아빠는 한 번도 엄마를 이긴 적이 없어.

큰아빠(아빠의 형)는 아빠를 좋아하지 않아. 고모(아빠의 여동생)만 좋아해.

고모(아빠의 여동생)는 너무 물렁해. 독하지 못해서 어떻게 세상을 사나 걱정이야."



아가야.,이렇게 아빠 가족을 한 번 씹어 봤어.

아가도 언젠가 아빠가 없는 설날이 되면 꼭 아빠를 씹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건 욕심이지만 그래도 못난 아빠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할아버지(아빠의 아빠)는 인상파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하거든. 매일 우리 자식 걱정 때문에 쓰는 인상이거든. 할머니(아빠의 엄마)는 지는 법을 모르지만, 덕분에 아빠가 강하게 자랐거든. 큰아빠(아빠의 형)는 고모만 좋아하지만, 단 한 번도 아빠를 때린 적도, 무시한 적도 없어. 고모(아빠의 여동생)는 너무 물렁하지만, 마음씨도 얼굴도 예뻐서 인기가 많기 때문이야.


아가도 힘들겠지만, 아빠의 좋은 점을 찾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미소 지으며 아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건 아빠 아이디어인데 아빠, 엄마가 대빵인 명절 땐 요리 대회를 하는 게 어떨까? 세뱃돈 걸고 하자. 너희 가족과 아빠, 엄마의 대결. 이긴 팀은 명절 남은 기간 여행비를 대는 거야. 그렇게 선정된 요리는 우리 조상님 맛나게 차려드리자. 그리고 이건 두 번째 아이디어인데 힘들다면 명절날 안 와도 좋아. 대신 아무 날도 아닌 날 11번 더 오기. 네가 선택해. 어떤 선택을 하든 아빠가 사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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