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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10. 2022
수업자료 샘플 준비하고 있어요.
붓펜 캘리그라피
명절 잘 보내고 계신가요?
추도식 끝내고 잠시 짬나서 수업자료 샘플을 만들고 있어요.
잠시 후 어머니 뵈러 갑니다.
울 어머니 올해 92 되셨는데요, 안경을 안 쓰시고도 책을 잘 보실 만큼 건강하세요.
철없던 시절에 어머니 원망도 참 많이 했었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어머니의 꾸지람들이 너무나 이해가 됩니다.
언제부턴가 어머니께서 제게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는데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찡할 만큼 감사하네요.
"어멈아, 아범 하고 재미있게 살아라. 나도 이만큼 살다 보니 인생 별거 없더구나. 스트레스받지 말고 가능한 털고 살도록 해라. 그리고 가능한 반찬 같은 것도 만들지 말고 사 먹어. 외식도 자주 하고."
울 어머니 요리 솜씨 일품인데요, 제가 신혼시절부터 불과 십여 년 전까지 밖에서 사드시는 거 일절 없으실 만큼 조금 예민하셨었죠.
살림도 정말 깔끔하시고 집안 인테리어도 완전 전문가처럼 잘 꾸미세요. 본인이 완벽하시다 보니, 나 같은 덜렁 쟁이 며느리가 눈에 차지 않으셨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래도 별다른 잔소리 없으셨어요.
그러셨던 우리 어머니께서 이제는 저보고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는 조언을 주시네요.
그 말을 듣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친정어머니 생각이 나서요.
친정어머니께서는 남달리 문학적인 감성이 뛰어난 분이셨어요.
글도 잘 쓰셨고 필체도 정말 좋으셨었는데, 어머니의 유전적인 기질과 재능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살아계시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지 눈에 선하지만 시어머니에게라도 효심을 다하리라 다짐해봅니다.
어머니 사랑하고 감사해요.
잠시 후 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