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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Dec 14. 2022

남녀노소 모두 읽을 수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추천

혹시 어른이 되고 동화책을 읽어 본 적이 있는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집에 동화책들이 으레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혼자 살거나 자녀가 없는 가정에서는 동화책을 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어른을 위한 동화책을 추천해 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화책은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동화책은 남녀노소 모두 읽을 수 있는, 읽으면 도움이 되는 책이다.


특히 최근에는 영상 매체의 발달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진득하게 두꺼운 분량의 책을 한 권 다 읽는 일이 곤욕스러워졌다. 반면 동화책은 페이지 수가 적고, 글밥(텍스트량)이 적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읽기 좋은 책이다.


동화책 한 권에도 기승전결 스토리가 담겨 있고, 깊이 있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책들도 많으며, 읽는 독자에 따라 다양한 느낌과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최근에는 성인 독서모임 중에서는 동화책만 골라 읽고 토론하는 모임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인생은 지금> 다비드 칼리 작가, 세실리아 페리 그림, 오후의 소묘



먼저 세계적 작가 '다비드 칼리'의 위트 있는 글과 일러스트레이터 '세실리아 페리'의 따듯한 그림으로 탄생한 그림책 <인생은 지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책으로 인생의 중요한 질문들을 따뜻하고 재미난 방식으로 던지고 있다.


일만 하느라 모든 것을 미뤄왔던 남자가 은퇴 후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이제부터 “어떻게 즐기면서 오늘을 보낼까?”란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지만 어떤 모험도 추구하지 않으려는 아내는 남편의 모든 제안을 '내일'로 미룬다. 은퇴한 노부부의 현실감 넘치는 대화들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매일매일 무엇인가를 유예하며 지내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느껴진다.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버킷 리스트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시간과 모든 여건이 허용될 때 해보고 싶은 일들이 몇 가지씩 있다. 외국어 공부, 악기 배우기, 요리 배우기, 낭만적인 밤낚시, 하루 종일 풀밭에 누워서 하늘 보기 등등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일상들 속에서 그 일들은 미뤄지고는 한다.


아내의 반응은 조금 냉랭하고 시큰둥하다. "뭐 하러?" "대체 왜?" "지금은 말고"


남편과 아내는 동화책 속에서는 두 사람으로 표현되었지만, 어쩌면 내 안에 함께 존재하는 ‘두 가지 모습의 나’일지도 모른다. 도전해보고 해보고 싶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도전이 두렵거나 귀찮다는 생각이 되는 내 안의 마음 말이다.


하지만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아내를 계속 설득해 나간다.


"인생은 쌓인 설거지가 아니야"


"그러다 시간이 다 가버린다고. 나랑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싶지 않아?"


그의 간절한 요청에 아내는 "내 인생은 이미 여기에 있다"고 답한다. 어쩌면 오랜 기간 동안 바쁜 남편을 기다리며 가정을 돌보고 살림을 꾸리는 삶을 살아온 아내에게는, 가정에서 보내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도전적인 일이나 바깥세상의 삶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90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어느 시점에 있든지, 우리는 오늘 이 순간,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매일 크고 작은 도전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선택도 할 수 있다.


작가 다비드 칼리는 이 책을 통해 잠시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 것인가? 혹은 새로운 도전을 찾아 나설 것인가?


노부부의 뒷이야기는 직접 읽어 보기를 권한다.


-책 속 한 문장-

인생은 쌓인 설거지가 아니야.



<똑똑, 우리는 매일 문을 엽니다> 아녜스 드 레스트라드 작가, 마갈리 뒬랭 그림, 씨드북



<똑똑, 우리는 매일 문을 엽니다>는 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의 증상과 이를 극복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잘 그려낸 책이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동화책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하여 작가는 밝고 따뜻한 그림과 유머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떻게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전달한다.


'집이 좋은 남자'는 원래 서커스 광대였다. 어느 날 코끼리에게 밟힐 뻔한 사고를 당한 이후로 집에서 절대로 나가지 않게 되었다. 모든 생활을 집에서만 하며, 집안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진 듯 보였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민간요법으로 해결하려 하고, 할로윈에 찾아온 아이들에게 문을 열어 주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그는 매일 코끼리를 그린다. 본인을 밟으려고 했던 코끼리를 계속 그려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집 밖이 좋은 여자'가 우연히 남자의 지붕을 뚫고 들어오게 된다.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이지만, 작가는 때로는 만남이 황당하면서도 갑작스럽게 일어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활기차고 씩씩한 여행가인 여자는 남자에게 적극적으로 같이 요리를 해 먹자고 제안하고, 본인이 식료품점에서 재료도 사고, 하룻밤 신세도 진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여행을 하면서 엽서를 보내겠다고 하며 떠났다.


남자는 여자가 세계 곳곳에서 보내는 엽서를 보며,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만난다. 그녀의 엽서를 기다리는 것이 삶의 낙이 되어버린 어느 날, 우체국에 와서 직접 엽서를 받아 가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집 밖을 나가본 적이 없는 남자에게 크나큰 시련이 찾아온 것인데, 과연 남자는 어떻게 했을까?


남자는 용기를 내서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너무나도 기다린 여자의 엽서를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동안 여자에게서 받은 엽서들로 인해서 세상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용기 있게 문을 열고 나간 남자에게 닿는 시원한 공기, 길바닥에서 느껴지는 돌멩이,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들이 독자들에게도 모두 전해지는 것 같다.


평생에 걸쳐 큰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트라우마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일에 대해서는 '난 그런 건 잘 하지 못해', ' 한번 해보니 실패해서 다신 안 할 거야' 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작가는 이런 우리에게 크고 작은 시련을 이겨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주는 것 같다. 큰 차도는 없었지만 매일 코끼리를 그리며 스스로 극복해 보려고 노력하는 본인의 의지가 기본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예상치 못한 일이 좋은 기회로 변하기도 하니까. 그리고 진심 어린 누군가의 소통과 따뜻한 식사 한 끼가 활력을 가져오는 불씨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지속적인 소통과 밝은 에너지는 남자를 바꿔 놓은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망설여지고 긴장되는 순간에 용기를 가지고 발을 내딛는 행동이다. 이런 것들이 모두 우리의 상처들을 치유하고 우리의 가치관을 성숙하게 발전시키는 길임을 작가는 제안하고 있는 게 아닐까?


-책 속 한 문장-

이 문을 열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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