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국 그리고 일본
코로나가 길어지며 디지털 기술이 삶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화상회의, 줌 수업, 웨비나(Webinar), 온라인 전시회 등 디지털을 활용한 다양한 방법들이 삶 속에 적용되고 있다.
비대면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일부가 되어 가고있다. 사실 비대면은 얼굴을 맞대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상대방이 내 앞에 없어도 있는 것처럼 느낀다는 뜻이다.
대면 활동이 디지털로 채워지듯, 공장도 Digital과 결합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가 등장했다.
스마트 팩토리란 2011년 독일 정부가 추진한 제조업 성장 전략 ‘인더스트리 4.0’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설계, 개발, 제조 및 유통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하여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을 의미한다. 공장 자동화와는 다른 것으로 스마트 팩토리는 자동화에서 한 단계 진화한 디지털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스마트 팩토리가 4차 산업혁명에 중요한 사물인터넷, 로봇, 빅데이터 등 주요 기술들이 포함된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여 일찍이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하고 있다. 함께 해외 사례를 보며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 이해해보자.
① 독일 : 가상공간의 시뮬레이션 구현을 통한 생산원가 절감
독일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벤츠, 폭스바겐, 아디다스, 보쉬, 지멘스 등 여러 기업이 떠오를 것이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모두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독일은 제조의 강국으로, 유럽 전체 제조업 부가가치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독일의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가 이루어지는 공장 자체에서 출발한다.
인더스트리4.0(Industry 4.0, 가상-물리 시스템)으로 불리는 독일의 스마트 팩토리는 원재료를 투입하고, 설비들을 이용해 가공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디지털을 접목하여 데이터화 하였다.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스마트 팩토리가 되었다.
즉 독일의 스마트 팩토리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설계, 제조, 유지보수, 운송의 과정들을 디지털화하여 가상공간의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는 예측 기반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며,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투입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여, 더욱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실제로 등대 공장(4차 산업 시대에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와 같다는 의미)으로 선정된 독일의 S사는 제품의 복잡성이 두 배나 증가하였지만, 공장의 생산성은 140% 향상되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의 첫 번째 특징은 바로 생산원가의 절감이다.
② 미국: Customized 제품 제작을 통한 고객 만족 극대화
두 번째로, 미국에 대해서 살펴보자. 앞서 살펴본 독일의 스마트 팩토리가 제조 공장에 중점을 두 있다면, 미국의 스마트 팩토리는 고객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먼저 살펴보자. 영화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그 당시의 공연 문화는 실제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를 펼치는 오페라 극장이 전형적인 형태였다. 그런데 영화에는 무대에 있어야 할 배우는 없고, 큰 화면만 멍하니 바라봐야 하는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주도하는 거대한 산업이 되었다. 그 핵심 이유는 바로 연극 무대가 가진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연극에서는 공간 이동에 한계가 있지만, 영화에서는 공간의 제약 없이 우주까지도 넘나들 수 있다. 여기에 고객들은 감동했고 영화 관객수는 빠르게 늘어났다. 연극에서 영화로 게임의 룰을 옮겨 놓은 것처럼, 미국의 스마트 팩토리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 예로, 나이키ID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동안 사람들은 똑같은 모양과 색깔의 운동화를 신어 왔다. 왜냐하면,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진 운동화를 구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나만의 운동화를 만들 수 있다. 고객은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기본적인 운동화 형태를 선택하고, 거기에 나만의 색깔이나 디자인을 추가한 후 주문 버튼을 누르면, 즉시 주문이 완료되고 언제쯤 제품을 받게 될지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나만의 신발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즉, 미국의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의 영역을 넘어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로 나아가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의 두 번째 특징은 고객 만족의 극대화이다.
③ 일본: 센서 활용 엣지컴퓨팅
일본 역시 자신들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 바로 센서 기술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데이터 수집 이야말로 스마트 팩토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데, 센서는 이를 위해 아주 중요한 부품이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정보들은 모두 센서를 통해 컴퓨터에 저장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화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최말단에서 정보들을 디지털화하는 기술을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라고 부른다. 앞서 독일과 미국의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스마트 팩토리가 확대될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저장된다.
그리고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가치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보다 정확한 결괏값들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개별 데이터들이 정확해야 한다. 즉, 정밀한 센싱 기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스템이 거대해질수록 말단의 정밀한 센싱 기술(엣지 컴퓨팅)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 엣지 컴퓨팅이 스마트 팩토리의 세 번째 특징이다.
마무리하며…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 Data!!
세 국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스마트팩토리는 단순한 공장 자동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장이 한 몸처럼 연결되어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화된 작업을 수행하며, 나아가 고객과 연결되어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이며, 따라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렇다면, 스마트 팩토리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무엇일까? 바로 Data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어떤 Data를 수집할 것인지, 어떻게 수집할 것인지, 수집한 data로 무엇을 예측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스마트팩토리의 첫걸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