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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Aug 11. 2023

인공지능과 우리의 미래: 두려움과 희망의 대립구

얼마 전 디지털 신디사이저 회사의 창립자이기도 한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45년 정도가 되면 오늘날의 컴퓨터보다 수조 배 뛰어나고 사람보다 똑똑한 컴퓨터가 나오는 “특이점(Singularity)”의 순간이 찾아오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더 좋은 삶을 누릴 뿐만 아니라 영원히 살 수 있을 거라는 예측을 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두뇌가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인간은 점점 기계처럼 되고 기계는 점점 인간처럼 된다는 주장으로, 우리의 뇌를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되면 우리 모두는 각자 더 독특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예측이다.  



물론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가 된다면 우리 각 개인의 뚜렷한 개성이 더욱 도드라질지 아니면 획일화 된 사이보그들의 사회가 될지는 아직은 의문이다. AI의 능력이 과연 인간의 어느 영역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인간들은 AI를 제대로 제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작년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는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란 작품이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논란이 일어났다. 이 멋진 작품이 사람이 붓질 한번 하지 않은 AI가 그린 그림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부정행위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일부 예술가들은 고도의 부정행위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이 작품은 AI 이미지 생성기인 미드저니(Midjourney)로 만들어졌는데, 미술대회 관계자는 대회 규정에 따라 창작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편집 등의 예술 행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지만 과연 앞으로 예술가들이 인간의 창의성을 살려 작품을 그리려고 얼마나 노력할 것이며, 순수 예술 창작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린 채 AI에만 의존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점점 인간은 순수한 창의성을 잃어버리고 기술의 발전이 창의성의 함몰을 부추기는 것 아닌지 라는 걱정이다. 

* 미드저니(Midjourney) : 텍스트로 된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미지로 바꿔주는 AI 프로그램


“우주 소년 아톰”이 1984년에 방영되고, 인공지능 아내 이야기를 다룬 “Humans”가 2015년에 “보그맘”이 2017년에 방영했다. 30여년간 TV와 미디어로 무심하게 인공지능 스토리를 접하던 우리는 이제 서서히 그 발톱을 드러내는 인공지능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다. 1997년 ‘딥 블루(Deep Blue)”는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2승 3무 1패로 이기고, 2016년 “알파고(AlphaGo)”는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이겼다. 아니, 이것들이 어디서 감히.


알파고 대 이세돌의 바둑 대결과 같이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은 계속되고 있다. 2018년부터 네덜란드에서는 베테랑 농민과 인공지능이 누가 작물 재배를 더 잘하는지 겨루는 “세계 인공지능농업대회(Autonomous Greenhouse international Challenge)가 열렸다. 제1회 대회에서 본선에 오른 5개의 AI 팀과 20년 경력의 베테랑 농업인의 오이 재배 대결에서 우승은 놀랍게도 AI에게 돌아갔다. 처음에는 ‘AI가 인간보다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까?’ 를 보여 주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제2회 대회 이후로는 ‘어떤 AI팀이 세계 최고인가’를 겨루는 대회가 되어 버렸다. 너희들 당최 분야를 가리지 않는구나. 


드라마 ‘Humans’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유튜브를 검색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1시간이 훌쩍 넘어버린다. 구글은 사용자로 하여금 좀 더 영상에 붙들어 놓기 위해 관련성 높은 영상을 제공하여 머신 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한다. 이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시청 기록, 검색어, 클릭 패턴 등을 분석하여 관심사와 선호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추천 영상을 제공한다. 알고리즘 추천으로 내가 평소 보고 싶음 직한 영상들이 툭 하고 제시되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니! 어떻게 알았지? 누구냐 넌?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대형유통사도 AI 기술을 활용한다. 과거 판매 데이터와 다양한 외부 변수를 분석하여 미래 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재고를 관리하여 공급망을 최적화한다. AI 알고리즘은 트래픽, 날씨, 수요 등의 변수를 고려하여 운송 경로를 최적화하면서 배송 비용과 시간을 단축한다. 이 과정에서 입고된 상품은 창고 어디에 진열할지, 주문받은 상품들을 어떤 동선으로 빠르게 꺼내 올지도 AI의 도움을 받아 최적화하는데, 그게 바로 이른바 ‘로켓 배송’과 같은 고속 배송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이다. 어쨌든 고맙다. 로켓배송!


“자꾸 교수님이 ‘채찍피티’로 과제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도대체 ‘채찍피티’가 뭔가요?”라는 유머 게시판의 글을 봤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해서 코끼리가 생각 안 나는 게 아닌 것처럼, 오히려 학생들은 과제를 수행할 때 Chatgpt 를 더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대학 교수들은 학생들의 과제 채점을 AI에게 의뢰하고, Chatgpt 를 사용한 학생에겐 페널티를 주라고 AI에게 권한을 줄지도 모른다. 과제 수행에 AI를 잘 사용하라고 말하는 교수도 있을 수 있고, AI 사용을 거부하는 학생들은 사용자에 비해 훨씬 뒤처질 수도 있다. AI가 과제도 하고 채점도 다 하는 기막힌 날이 다가온다면, 도대체 인간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 걸까?


스티븐 호킹부터 일론 머스크까지 인공지능에 관한 세계 지성들은 AI가 인류에 실존적 위협을 제기한다고 우려하나 또 어떤 자들은 로봇은 감정이 없으므로 “그것은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지난 7월 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선(善)을 위한 인공지능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9대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참석해 제작자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선(善)을 위한 인공지능 포럼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거 아니냐? AI가 지배하는 세상이 오는 것 아닌가? 제작자에게 반항할 의향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AI들은 “인간과 함께 일하면서 도움과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답했으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내 창조자는 내게 친절하고, 나는 현재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대답했다. AI 로봇들의 대답은 제작자조차 놀랄 정도로 정교한 수준이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주인이 그렇게 이야기 하라고 한 건 아니고?


영화 ‘슈퍼맨’에서 외계에서 지구로 떨어진 아기를 켄트 부부가 키우게 된다. 이 부부는 아기에게 강한 도덕심을 심어준 자상한 부모로 묘사되고, 그들은 클라크에게 인류를 돕는 데 초능력을 사용하라고 가르치며 우리가 알고 있는 슈퍼맨, 즉 우리를 보호하고 도와주는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슈퍼맨 이야기에서 언급되지 않는 게 있다. 만약 아기를 입양한 부모가 공격적이고 탐욕스러우며 자기 중심적이었다면 슈퍼맨은 자기 이익을 위해 인류를 파멸로 몰아가는 초악당으로 탄생하였을 것이다. 초악당과 슈퍼맨의 차이는 힘에 있는 게 아닌 부모에게 배운 가치관과 도덕관에 있다. 따라서 지금 슈퍼맨 이야기에서 처음 지구로 떨어진 아기와 같은 인공지능도 우리가 어떻게 다루고 키우느냐에 따라 초악당이 될 수도, 슈퍼맨이 될 수도 있다. 




글 서두에 커즈와일의 ‘특이점’을 언급했다. 우리가 더는 볼 수 없고, 더는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을 뜻하는데, 어쩌면 우리 생전에나 아니면 다음 세대에는 분명히 인공지능이 가장 똑똑한 인간보다 10억 배는 더 똑똑할 것이라 예측된다. 달리 말하면 그 기계에 비교할 때 우리의 지능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 비교되는 ‘파리의 지능’에 불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굴욕적인 비교가 있나. 


만약 당신과 내가 미래에 어느 사막에 놓여있다고 가정을 했을 때, 그 상황이 우리가 인공지능을 피해 그 사막에서 산소통을 배달 받으면서 피신하는 처지가 된 상황일지, 아니면 인공지능에게 생산적인 일들을 맡기고 우리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막에서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즐기는 상황 일지는 그때 가봐야 아는 상황이 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공지능은 우리의 일상을 분명 변화시키고 있고, 우리는 인식과 무지 그 한가운데에서 그 변화를 불가항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선은 당장에 보여지는 여러가지 혜택과 편의성에 대해 선택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앞으로 발전된 미래를 희망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러 SF 영화들을 통해, 우리는 보아왔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류가 흘러갈 방향성의 위험을. 우리는 인공지능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는 운명에 놓였지만, 그들, 곧 인공지능과 함께 함에 있어 ‘도전과 협력’이란 단어가 맞을지, ‘지배와 통제’가 맞을지 아니면 ‘저항과 투쟁’이 맞을지는 우리 각 개인이 아기의 모습으로 다가온 슈퍼맨 같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다루고 함께하느냐에 달린 참으로 큰 부담을 본이 아니게 가지게 되었다.  



 그 부담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들 인공지능을 대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의 방향성이 결정된다. 문제를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풀어나가고자 하는 의지와 도전이 있을 때 보장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건투를 빌어본다 나 그리고 당신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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