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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Oct 18. 2024

데이터센터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에 대해 알아보자.


2년 전,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의 일상이 한순간에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소통이 끊겼고, 업무는 마비되었으며, 송금조차 불가능해지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혼란이 일어났다. 


바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현시대에서 우리는 전기차, 반도체, 자율주행, AI 등과 같은 기술에는 많은 관심을 두지만,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에 대해선 아직 많이 주목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데이터센터가 우리 삶에 얼마나 중대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지 쉽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센터가 사라진다면”

데이터센터가 우리 삶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일상이 멈출 것이다.

카드 결제 서비스, 쇼핑, 영상, 음원 서비스를 전부 사용할 수 없을 것이며 일상생활에서 주고받는 대화 메신저, 업무 메일, 계약 문서 그리고 공공의 재무 회계 데이터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다.

온라인 송금이 막혀 주문 자체를 하지 못할 것이며 지하철 교통 카드가 인식되지 않을 것이고 네비게이션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혁신이라고 불리는 자율 주행, 스마트 공장, AI와 같은 기술의 발전은 데이터센터 인프라 없이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 올린 기술의 업적과 자료 역시 데이터센터에 저장돼 있기에 이와 관련된 히스토리가 사라져 사회 시스템 자체가 붕괴해 디지털 시대 이전 시대로 회귀하는 경험을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데이터센터는 현대의 디지털 사회가 굴러가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뇌와 같은 역할을 하며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했다면, 이번 글을 통해 데이터센터란 무엇이고 필요성, 전망 그리고 보완할 점 등에 대해 살펴보겠다.


“데이터센터란”

데이터센터란 컴퓨팅 시스템과 관련 하드웨어 장비를 저장하는 물리적인 공간을 의미한다.서버와 데이터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 IT 시스템을 구동하기 위해 요구되는 인프라 설비가 총 집합돼 있는 곳이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의 필요성”

기업이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컴퓨팅 장비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는 IT기술의 발전과 수요의 증가로 인해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네트워크, 금융 서비스 등의 기업들이 대규모 장비와 기술을 한 곳에 위치시켜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또한 자연재해, 사이버 공격, 하드웨어 고장 같은 예기치 못한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보안 시스템과 백업 시설을 갖추며 중요한 데이터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하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진 것이다. 



“데이터센터 성장”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에 따라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7년까지 두 배가 넘는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으로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 용량은 수전 용량을 기준으로 1.7기가와트(GW)이며, 2027년까지 이는 약 3.2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 역시 인공지능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경쟁과 외연 확장을 위해 해외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알파벳은 싱가포르에 50억 달러(약 7조)를 투자해 4개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말레이시아에 22억달러(3조 1000억원)을 투자했다.


“전기 먹는 하마”

이러한 필요성과 성장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와 저장 장비, 이를 외부로 연결하기 위한 네트워크 설비 등 전자기기가 밀집돼 있는 시설이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전기를 소모하는 문제가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기의 양이 국내 전체 산업용 전기의 10%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5년 동안 건설될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당하려면 원전이 53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데이터센터의 60%는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데이터센터 주요 고객인 기업 상당수가 수도권에 있고 전력, 통신망, 인력 등 데이터센터가 갖춰야 할 기반 시설도 수도권이 쉽게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도권은 자체 발전시설이 적어 전력 공급이 부족해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면 전력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소가 많고 전력량에 여유가 있는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분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데이터센터가 전국 각지로 흩어지게 되면 수도권 에너지 집중도를 낮추고 전력망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설계, 시공, 운영 단계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냉기 통로 차단, 냉각 기술 개선을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낮추고 있다. 



“발열과의 전쟁”

데이터센터에 있는 전자장치들은 많은 열도 발생시킨다. 

휴대전화도 많이 사용하면 발생하는 열이 문제가 되는데, 데이터센터 설비들은 휴대전화와 비교가 안 되는 양의 열을 발생시키고 온도에 따른 영향에도 민감하다. 이 때문에 서버 컴퓨터의 열을 식혀주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데이터센터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 중 40%가 발열을 잡는 데 사용할 정도다. 냉각 방식으로 기존에는 팬과 에어컨을 이용한 ‘공랭식’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냉각 효율의 한계와 AI의 등장과 함께 물을 쓰는 ‘수랭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바다 근처나 바다 밑에 두는 방법을 찾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생성형 AI 기술 인프라와 클라우드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미래 IT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므로 데이터센터의 효율성, 보안,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기술적 도전과 기회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다.

아직까지는 발열과 높은 전력 소모량, 수도권에 밀집된 현상 등과 같은 문제점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최적화, 액침 냉각, 지방 분산’ 등과 같은 지속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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