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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Apr 01. 2022

MZ세대의 로봇 개발자가 되어 볼까?

지금은 부캐 시대 EP.01

지금은 부캐 시대지금은 부캐 시대

"We all are makers: as cooks preparing food for our families, as gardeners, as knitters."

"우리 모두 메이커다: 우리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는 요리사로서, 정원사로서, 뜨개질하는 사람으로서"

-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의 창시자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 MIT Press Direct에서 출판하는 Innovations '12년도 여름호에 실린 에세이 중에서.


나는 메이커다. 나만의 것을 만드는 메이커. 만든 것이 내 생각과 뜻대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메이커.


국내 및 해외에는 이러한 메이커들이 같이 모여서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을 주도하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주기적으로 메이커 페어(Maker Faire)라는 행사를 개최하여 작품을 소개하고 교류하는 기회를 갖는다. 나 또한 지난 2018년도에 메이커 페어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문화비축기지에서 직접 제작한 작품을 전시하여 메이커 및 방문객들에게 설명하였다.


사진 1. '18년도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된 Maker Faire Seoul에 참가하는 중에 촬영한 사진. 테이블 중앙에는 본인이 제작한 작품을 전시하였다.


또한, 이 외에도 메이커들은 독자적으로 소규모 모임들을 주최한다. 여기에서도 서로의 작품을 소개하고 메이킹에 필요한 팁을 공유한다. 메이커들의 사교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진 2. '19년도 9월에 세운상가에서 개최된 메이커스 파티에서 본인이 제작한 XBM PLC테스트용 장치를 설명하는 도중에 촬영한 사진.


이러한 메이커 관련 행사 및 모임들에 참가하면서 만든 작품들의 평을 받을 수 있었고, 다음은 무엇을 만들어서 소통할 수 있을지를 계획하곤 했다. 그렇게 계속 활동하는 중에, 문득 색다른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나의 작품들은 책상 위에서 계속 누군가가 봐 주기를 기다리기만 했다. 이번에는 직접 움직이면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내가 다루는 PLC라는 제품은 발전소나 공장 등의 고정된 위치에서 사람이 해야 하는 반복적이고 주기적인 일을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처리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이번에는 레고로 만든 자동차처럼 사람들에게 친근한 작은 모형에 내 전공인 PLC를 결합하는 것은 어떨까?


바로 여기에서 로봇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바로 계획에 착수하였다.


사진 3. XBM-DN32H2 PLC제품의 사진.


물론 로봇에 사용될 PLC는 LS ELECTRIC의 제품인 XBM-DN32H2로 선택하였다. LS ELECTRIC의 제품이 여러분들의 일상 가까이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9년의 한여름, 로봇 부품들과 공구들로 가득한 작업용 책상 한 편에 둔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로봇 제작에 착수하였다.


첫 번째로, 적당한 로봇의 몸체를 구하는 일을 시작하였다. 향후 로봇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사람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과학 상자처럼 다루기 쉬운 로봇 조립 키트를 선택하였다.

로봇의 키트를 입수한 다음에는 임시로 조립을 실시하였다.


‘어떻게 XBM-DN32H2 PLC제품을 설치하여야 할까?’

‘어느 위치에 장착을 해야 PLC와 다른 부품들이 효율적으로 연결되어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까?’


여러 번 조립하는 동안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계속 답을 찾았다.


사진 4. 로봇을 임시로 조립하는 과정 중에 촬영한 사진. 본인이 생각한 로봇의 형태가 실제로 만들 수 있는 것인지를 이 과정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열정적인 여름을 보내면서 로봇은 기본적인 형태를 갖췄다.

그 다음에는 미리 만들어 놓은 회로도에 따라 내부에 각종 전자 부품들을 달고 선들을 연결하였다. 두 번째 단계였던 본 작업에서는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레고의 추억을 떠올리며, 테트리스 게임처럼 로봇의 몸체 안에서 회로 기판들을 서로 맞췄다.


LS ELECTRIC의 PLC와 함께 메이커들의 화합과 소통의 공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로봇의 크기는 배낭 안에 들어가는 사이즈로 정하였다. 그래서 작은 공간 안에 최대한 많은 부품들을 배치할 수 있도록 공을 많이 들였다.

어느새 작업용 책상 위는 하나의 거대한 공장이 되어 있었으며, 그 속에서 닦고 조이고 납땜하는 작업들이 계속되었다.


사진 5. 책상 위에 세워진 공장의 모습. 작업 중인 전자 부품들을 로봇과 함께 놓고 사진을 촬영하였다.


책상 위의 공장이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을 즈음, 어느덧 가을의 낭만이 바람을 타고 들어오고 있었다. 드디어 세 번째 단계를 시작할 때가 된 것이다.


이 단계에서 나는 PLC와 전자 부품들로 들어찬 로봇의 몸체 위에 해결사를 등장시켰다. 그것은 바로 인터페이스 보드였다.

PLC와 로봇을 움직이는 전자 부품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이를 도와줄 특수한 장치로 인터페이스 보드를 만들었다. 여기서 인터페이스 보드란 한 장치에서 보내는 신호를 다른 장치가 이해할 수 있게 바꿔주는 장치를 뜻하며, PLC가 내리는 명령을 전자 부품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바꿔주는 작업을 수행한다. SF영화 ‘스타워즈’에서 다른 별 종족들의 언어를 주인공에게 통역해주는 로봇 C-3PO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 6. 영화 “스타워즈”에서 외계종족인 이워크(Ewok) 족의 언어를 통역하고 있는 C-3PO.(출처: Star Wars)


사진 7. PLC와 로봇을 움직이는 전자부품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인터페이스 장치를 만드는 도중에 촬영한 사진.


보드를 만드는 과정은 가장 섬세한 작업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었다. 신호가 엉뚱한 방향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선을 반듯하게 배선하여야 했으며, 그 다음에는 주변의 다른 선들과 맞닿지 않도록 적당한 양으로 납땜을 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화성으로 탐사로봇을 보내는 로봇기술자의 마음으로 회로를 한 땀 한 땀 연결하고 납땜하였다.


사진 8. 인터페이스 보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을 장착하고 납땜을 하기 전에 촬영한 사진. 보드 아래에 있는 구조물은 작업용 받침대이다.


여기 까지가 “Ep.1 MZ세대의 로봇 개발자가 되어 볼까?”의 이야기이다. 하나의 페이지에 모든 이야기를 싣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다음 브런치 연재에서 실제로 로봇을 움직이기까지의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칼럼을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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