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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Jun 21. 2022

“Happy Birthday 정국” 방콕BTS와 신림선

어느 철도 전문가의 태국 이야기 2

(방콕 도심 방탄 소년단이 모델로 등장하는 전광판)


“Happy birthday 정국”, 태국 열혈 Army들의 조각조각 팬심이 모여 만든 배너가 방콕의 명물 툭툭(Tuk Tuk) 꽁지에 매달려 툭툭 달리고 있다. 방콕에는 일곱 청년 방탄소년단만큼 유명한 BTS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방콕의 럭셔리한 교통수단이자 Sky Train으로도 잘 알려진 BTS(Bangkok Mass Transit System)다.


방콕의 BTS는 일일 탑승객 수 90만 명으로 서울메트로 5호선과 서비스 규모가 유사하다. 고가 철로를 씽씽 달리는 방콕의 BTS에는 보너스 같은 짜릿함이 하나 더 있다. 주황색, 남색, 청록색 기와로 화려함을 뽐내는 사원들, 팍치를 살짝 얹은 꿔 티오 탈레(해물 쌀국수)를 즐기는 방콕 사람들, 세계인의 만남의 광장 Beer House 등 방콕의 속살을 보는 즐거움이다. 종일권 140 Baht(약 5,200원)로 쇼핑, 외식 및 관광 명소를 섭렵할 수 있어 방콕 여행 시 필수로 즐겨야 하는 방콕의 아이콘이다.



[방콕의 BTS_해외 선진 열차제어시스템]

방콕 BTS 초기에는 지멘스 차량과 열차 제어시스템으로 운영되었으나, 2007년 캐나다 Bombardier 사의 무선통신 기반 열차제어시스템(CBTC)인 CITYFLO 450 모델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무선통신 기반 열차제어시스템은 LS ELECTRIC의 사업영역인 도시 철도 제어 시스템 분야의 최상위 기술로 전 세계 5개국(독일, 프랑스, 이태리, 캐나다, 일본)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분야이다. 동 열차 제어 시스템의 특징은 무선통신망을 통한 열차의 위치 감지, 열차 속도 제어, 정위치 정차 등 기능이 있어 제반 열차 무인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더욱더 중요한 것은 가상의 폐색(열차 안전보호 구역)을 실시간으로 변경하는 이동 폐색(Moving Block)으로 하여, 기존의 고정 폐색(Fixed Block) 대비 열차 운전 시간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부분이다.


여기서 고정 폐색이란 열차의 간격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약 1.5km 길이 궤도의 구간을 구성하고, 각 구간에 따른 최소한의 운행 거리를 유지하도록 강제하는 기술이다. 이에 반에 이동 폐색은 구간을 지정하지 않고 운행 중인 열차 간의 제동거리를 고려해 최소 안전 거리가 자동으로 산정되고, 그 거리 이내까지 열차 운행을 늘릴 수 있어 현존하는 최고의 열차 제어 기술이다.


(고가 철로를 씽씽 달리는 방콕 BTS Sky Train)


[부산2호선_해외 선진기술 도입의 교훈]

Bombardier 사와는 철도 사업 관련으로 적지 않은 인연이 있다. LS ELECTRIC이 1997년 수주한 부산 2호선 철도 신호 사업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신기술인 Bombardier사의 Distance to Go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동 폐색 전 단계인 Distance to Go 제어시스템은 고정 폐색 방식이기는 하나, 앞 열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실시간으로 권고 속도와 정해진 목표 거리를 열차로 전송해 간격을 더욱 좁힐 수 있어 효율적이다. 부산 2호선 외에도 인천공항 철도 및 서울 9호선 등에 현재까지 운영 중인 기술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시운전 기간에 열차가 급제동하는 시스템 오류가 발견되었고, 기술 도입선인 Bombardier 사는 S/W Debugging 작업을 위해 많은 양의 Logging data 수집을 요청하였다. 이에 철도 관리자 중심으로 결사대를 조직하여 주말마다 Data logging에 참여했던 뿌듯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국가 인프라 사업을 진행했음에도 우리 기술은 단순한 설치공사 수준에 머물렀고, 신속한 문제 대처조차 어려웠기에 당시 금성인(LS ELECTRIC 전신)으로서는 안타까운 경험이기도 했다. 99년 6월, 이러한 노력 끝에 기술 자립이라는 값진 교훈을 훈장처럼 매달고 호포-서면 구간 1단계 공사를 준공하였다.



[신림선_한국 최초 무선 기반 열차제어시스템]

그 후 20년, 우리나라의 철도 기술은 어떻게 변했을까? 놀라지 마시라! 신림선을 탑승하시면 기관실도 믿음직한 기관사도 없다. 놀라시라! 철도 선진국 독일도 프랑스도 일본도 아닌 LS ELECTRIC 기술로 완성된 한국의 무선 기반 열차 제어 시스템 LTran CX2가 자리하고 있다.


LTran CX2는 한국 표준 도시철도용 열차제어시스템(KTCS-M) 개발을 목표로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국가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공사, 전자통신연구원 및 안전 인증기관 등과 2014년 7월 개발에 성공한 LS ELECTRIC의 무선 기반 열차제어시스템이다.


신림선에 탑재된 LS ELECTRIC의 LTran CX2는 철도 수송량을 증가시키는 이동 폐색을 적용하고, 실시간 운행 정보 전달을 위해 기존의 일대일 접속 방식 대신 여러 안테나에 동시에 접속하는 다중 접속 열차 제어 방식을 도입했다. 무선 주파수 대역도 2.4GHz와 5GHz 두 개를 동시에 사용 특정 지역에서의 주파수 혼잡 등에 대비한다. 또한 차량 내 안전요원이 없이 무인 운전이 가능한 GoA(Grade of Automation) Level 4등급을 자랑한다.


이처럼 효율적인 열차 운행을 가능하게 하는 LTran CX2는 지구 온난화, 에너지 고갈, 교통지옥 온갖 지구 위기를 구원하는 슈퍼 히어로가 분명하다. 대한 토목 학회에 발표된 이동 폐색과 고정 폐색의 상호비교 연구*에 따르면 고정 폐색 대비 이동 폐색 시스템은 열차 운전 시간을 최대 58.1%까지 항상 할 수 있다고 하니, 연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정광섭, 박정수, 원제무 공동연구-도시철도에 있어 이동 폐색과 고정 폐색 방식의 상호 비교 연구 2006년 9월


(LTran CX2 제품 개발의 산실 LSE 안양 R&D Campus-2016년 9월)


이곳 신림선에는 LTran CX2(ATP/ATO) 외에도 LS ELECTRIC의 LTran ATS(중앙열차제어시스템)와 LTran IX2-520V (전자연동장치)로 진용을 갖추고 있다. 중앙열차제어시스템은 무인 운전의 책임을 맡고, 전자연동장치는 차량의 역내 구간의 차량 안전 이동을 책임지며, ATP/ATO는 승객의 안전과 열차 운행의 효율의 극대화를 실현하는 환상의 케미로 다듬어져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


(비상시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LTran CX2 Control Panel)


과거 우리나라는 신분당선, 김해 경전철, 인천 도시철도 2호선, 용인 경전철, 우이신설선, 김포 도시 철도 등에만 해외 이동 폐색 기술을 도입한 것이 전부였다. 이제 해외 선진기술 도입의 과거는 잊자. 국내 무선통신 기반 열차 제어 기술 G6인 LS ELECTRIC의 LTran CX2가 신림선에 탑재되어 한국 최초의 상용 운전을 22년 5월 개통하였기 때문이다.


방콕의 BTS도 이제 우리 차례이다. LTran CX2는 방탄소년단의 날렵한 춤사위와 ‘Butter’에 맞추어 방콕 중심가를 누빌 것이다. K-Pop 만큼이나 LS ELECTRIC의 Leading Solution이 전 세계 교통 문제에 빠진 나라들로부터 환호의 박수를 받을 그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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