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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Sep 08. 2022

버킷리스트에 '내 책 쓰기'가 있다면 꼭 읽어야 할 책

글쓰기, 책 출판에 도움이 되는 책 추천

오래전 버킷리스트에 '내 책 쓰기'라는 목표를 적어두었다면, 그 목표는 언제쯤 어떻게 이뤄질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란 말이 있듯이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내 책이 뚝딱 나올 일은 만무하다. 한 바가지 마중물이라도 부어야 우물에서 물이 나오고, 작은 불씨를 만들어야 큰 모닥불을 지필 수 있다. 


막연한 ‘내 책’이라는 희망 사항을 현실로 실현하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있으니 그 역시 책이다. 


오늘은 평범한 직장인인 필자가 실제로 나만의 책을 내는 데 도움을 받았던 책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추천하는 출판과 글쓰기에 관련한 두세 권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버킷리스트를 이룬 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이 정도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 민성식 작가, 바틀비 


나 역시 어릴 적부터 ‘내 책을 한번 써봤으면’이라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 그 꿈을 이루게끔 앞에서 손을 끌어주고 뒤에서 등을 팍팍 밀어준 책이 바로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이다. 필자가 직접 읽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본 출판 관련 책인 만큼 강력하게 추천한다.


필자는 2019년 여름에 이 책을 읽은 뒤부터 끄적끄적 나만의 원고를 적기 시작했고 1년에 걸쳐서 초고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2020년 겨울,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하자는 제안을 받아 2021년 내 이름을 건 <육아휴직정석>이라는 책을 출간하는 영광을 얻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는 타깃 독자층이 명확하다. 

바로 직장인 중에서 책을 쓰고 싶은 분들이다.


좋은 콘텐츠와 문장력을 가지고 있지만 한 번도 책을 출간해 본 경험이 없는 직장인들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렵고 생소하게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집필과 출판에 대해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막연하게 ‘책을 쓰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분을 구체적인 단계로 이끌어주는 첫 번째 스텝은 ‘무엇을 쓸 것인지 주제를 찾는 일’이다. 이 책의 작가는 독자에게 노벨문학상을 받을 것도 아니니 편하게 주제를 고르라고, 남보다 조금만 더 잘 알고 있는 주제를 골라도 된다고 말한다.


이 얘기가 필자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다. 무엇인가 대단한 주제를 찾아야만 책을 쓸 수 있겠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게 되었다. 남보다 조금 더 아는 주제를 찾다 보니, 책의 주제가 3개 정도로 좁혀졌다. 


그중 하나가 '육아휴직'이었다. 시중에 나와있는 책들을 검색해 보니 '아빠의 육아휴직 경험기'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제외하고는 관련 책이 많지 않다고 생각되어 주제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 책은 분량과 챕터는 어떻게 구성하는지, 원고를 다 쓴 후에 출판하는 과정들은 어떤지 등을 하나씩 설명해 주고 있어서 챕터별로 따라가다 보면 쉽게 출판하는 과정이 한눈에 그려지게 된다. 여기에 더해 글감 찾는 법, 책 읽는 법, 기기 활용하는 법 등 깨알 팁들이 쏟아진다.


무엇보다 민성식 작가 역시 직장인 작가라는 점에서 회사를 다니며 글을 써야 하는 이들의 마음과 상황을 백분 이해하고 있어 추천한다. 그래서 작가가 해주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바로 현실에 도움이 되는 찐 조언이다.  



전업작가들이 아침 루틴으로 30분 산책을 하고 조용한 커피숍에 자리를 잡은 후에 원고를 쓴다는 얘기를 들으며 ‘직장인인 나는 그럼 평생 책 못 쓰겠구나'라고 쉽사리 포기하고는 했다.


하지만 이 책은 8시간 이상 직장에서 일하고 한정된 시간에 원고를 써야 하는 직장인들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시간이 부족하고 일정한 업무 환경에서 쳇바퀴를 도는 직장인은 전업 작가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 원고를 쓰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생기는 요즘이다. 다시 한번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 책을 찬찬히 읽어보며 3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보고 싶어진다. 


-책 속 한 문장-

책을 완성하는 것만으로 숨겨진 재능 한 가지를 찾은 셈이다. 전문 작가나 교수들만이 책을 쓰는 게 아니라 평범한 회사원인 나도 책을 쓸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한 것이다.




<강원국의 글쓰기> 강원국 작가, 메디치미디어


글쓰기를 잘하고 싶고,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분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필독 작법서이다. 강원국 작가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역임하여 수많은 연설문을 써온 분이다.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도 대기업 회장님들의 연설문을 담당해왔으니 글쓰기의 업력만 해도 상당하고 그 수준도 국내 최고라고 생각된다. (아니 세계 최고!) 



이렇게 대단한 분이라면 글이 저절로 쉽게 써지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늘 넘쳐나며 언제든 뚝딱 글이 나올 것만 같다. 글쓰기 초보자인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 수준의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장 누구나 시작은 막막하다]에서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저자도 실제로 많은 시간을 우리처럼 고민하고 걱정하고 주저하는 시간들을 갖고 있음에 강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작가가 글쓰기 전에 겪었던 심리적인 부담감과 고초를 겪은 사례들이 소개되는데, 이런 대목은 초보 작가에게도 큰 위안과 공감을 준다.


이 작법서에는 저자가 글을 잘 쓰기 위해 했던 많은 고민들과 스스로 극복하며 터득해 낸 노하우들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공감을 얻고 시작했기 때문인지, 2장 이후에 작가가 제안하는 내용들에 신뢰가 가고 그대로만 하면 나도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생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글쓰기는 처음에는 막막하지만 그래도 매일 꾸준히 일정량을 쓰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점차 글이 좋아진다고 설명한다. 



글쓰기의 태도에 있어 '막힐 때 좌절하지도, 잘 써질 때 자만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을 하는데, 이는 글쓰기에 있어서 평생 새겨 두어야 할 내용이라 생각했다.


본격적인 글쓰기 방법으로 들어가면 '남과 다른 글을 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 창의성, 감정, 공감 지수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점과 함께 독서, 토론, 학습, 메모처럼 기본적인 습관들도 평상시에 꾸준히 지켜나가야 하는 항목으로 꼽았다. 좋은 문장과 표현을 위해서 어휘력을 갖추고 문법 공부에도 시간을 할애하고 몰입하는 시간의 중요성도 일깨워준다.


글을 쓰는 과정에 대한 작법 노하우도 있다. 글의 시작과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묘사는 얼마나 자세히 해야 하는지, 퇴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그동안 글을 쓰며 궁금했던, 복잡한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가 책의 주제를 선별해서 출판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두루 다뤘다면, <강원국의 글쓰기>는 글쓰기 자체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추천 작법서이다. 그래서 전반적인 출판 과정을 익히고, 실질적인 글쓰기 강론에 들어가는 순서로 책을 읽어 나간다면 훨씬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책 속 한 문장-

사람에 따라 걸리는 시간 차이가 있을 뿐 도중에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정상에 오른다. p.316




<열 문장 쓰는 법> 김정선 작가, 유유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 란 도서가 원고를 쓰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주제를 선정하는데 큰 기여를 하는 책이라면, <강원국의 글쓰기>는 글 쓰는 과정을 하나하나 꼼꼼히 지도해 주고 안내해 주는 교과서 같은 책이다. 솔직히 이 두 권만 잘 읽어도 ‘내 책 쓰기’에 있어 기본기를 다지고 나만의 원고를 써 내려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혹시라도 두 권의 책으로 약간 아쉬운 분들을 위해 <열 문장 쓰는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학교로 따지자면 실습시간, 회사로 보면 OJT(on-the-job training)와 같은 개념이다. 직접 문장을 만져보고 작동해 보도록 안내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27년간 교정 일을 해온 저자는 본인의 오랜 경험에서 얻은 독특한 팁들을 소개해 준다. 말 그대로 글쓰기 연습이다. 글을 이리저리 가다듬어보고, 관점의 전환을 통해 화자의 시선을 바꿔보게도 한다. 말로 이야기하는 것을 녹음해서 글로 다시 바꿔보는 연습도 추천한다.


특히 글을 늘여 쓰기, 짧게 줄여 쓰기를 해보도록 강조하는데, 실제로 본인이 쓴 예문들을 보여주며 글이 늘렸다 줄였다 하는 과정에서 글이 정리되고 세련되게 변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같은 글을 가지고 길이를 계속 조정하는 작업이 다소 지루하게도 느껴지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 글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니 퇴고할 때 꼭 활용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8장. 내게 너무나 낯선 나를 만나다]에서는 같은 상황에서 주인공들을 바꿔가면 글쓰기 연습을 해보도록 소개한다. 예를 들면, 한 번은 아파트에서 혼자 머물던 남자의 입장에서 갑자기 초인종을 누르고 등장한 경찰들의 방문에 놀라는 상황을 써보고, 다음에는 경찰 입장이 되어 한 남자의 집에 방문하는 글을 적어보는 것이다. 말 그대로 역지사지의 상황을 글로 연습하는 과정인데, 실제로 이런 연습을 하다 보면 ‘소설 쓰기’에서도 여러 등장인물들을 표현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작법서는 작은 사이즈에 분량도 적은 편이라 (독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1-3시간이면 금세 읽어볼 수 있어 추천한다. 그래서 책을 후딱 읽고 실제로 연습에 들어가기 좋다. 많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도 실제 액션에 들어가야만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글쓰기이다. A4 1장이라도 좋으니 분량을 정해놓고 매일 꾸준히 쓰는 연습을 하라는 작가의 말을 따라 해 본다면 ‘내 책 쓰기’를 성공할 수 있는 첫걸음을 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 속 한 문장-

다만 정해진 양을 꼭 채워야 합니다. 양을 넘기면 무조건 거기서 멈춰야 하고요.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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