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이 들려주는 기술 이야기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랩을 하듯 내뱉는 자기소개 멘트 속 3음절 단어들은 잠들기 전 누구든 한 번쯤은 따라 해볼 법한 재미난 장면이다.
일종의 ‘단어 회전문’을 돌듯이 바로 읽으나 거꾸로 읽으나 똑같은 단어를 지칭하는 명칭이 있나 사전에서 검색해 보니 정말 回文(회문, palindrome)이라 한단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왼쪽, 오른쪽, 위, 아래로 방향이 존재하는데, 단어의 방향이 바뀌어도 같은 뜻, 같은 발음을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면 재미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전기’에도 방향이 있을까?
그리고… 전기 사고를 예방하는 ‘차단기’도 특정한 방향에 따라 설치해야만 할까?
정답은 ‘전기는 흘러가는 방향이 있고, 차단기는 방향 없이 설치가 가능한 것도 있고, 불가능한 것도 있다’이다.
“똑바로 달아도 차단기, 거꾸로 달아도 차단기?”
갑자기 차단기를 설치하는 방향을 왜 알아야 할까?? 우리 일상생활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그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세대분전함과 차단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모든 집 현관에는 두꺼비집(?)이라고 부르는 세대 분전함이 있고 그 안에 차단기가 달려있다.
세대 분전함 안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유형의 차단기가 있는데, 이 유형에 따라 차단기의 설치 방향이 달라진다.
방향 없이 설치 ‘불가능’ = 단자 표기가 있는 차단기 (LINE / LOAD 표시) (Polarized MCB or MCCB)
방향 없이 설치 ‘가능’ = 단자 표시가 없는 차단기 (No Marking) (Non Polarized MCB or MCCB)
- 차단기 상하단에 각각 LINE과 LOAD라는 단자가 표시된 차단기이다.
- 제조사가 차단기에 전원(LINE)을 지시하면 차단기의 완벽한 작동을 위해 ‘LINE’ 단자에 전원을 연결하고 ‘LOAD’ 단자에 부하를 연결해야 하므로, 방향이 중요한 차단기이다.
- 잘못 연결하면 차단기가 오류 상태에서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거나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
- 미국 전기 규격(UL 489 단락 9.1.1.13)에 따르면, 회로 차단기는 ‘라인’ 및 ‘부하’로 표시되어야 함을 분명히 나타낸다. 단, 배선 및 부하 연결이 반대로 되어 있는 구성 및 테스트 결과가 허용 가능하지 않은 경우이다. 이 표시 요구 사항은 그림과 같이 UL MCB에 회로 차단기의 한쪽 끝에 ‘라인’이라는 단어가 표시되고 다른 쪽 끝에는 ‘부하’라는 단어가 표시되어야 한다고 지정한다.
- LINE, LOAD 등의 단자 표시(터미널 마킹)가 적혀 있지 않은 차단기이다.
- 방향에 상관없이 원하는 대로 라인이나 부하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다.
- 터미널 마킹이 없는 차단기는 다음과 같은 제품 보강 및 테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1) 차단기 제조업체는 역접속 시 발생하는 Arc를 제거하기 위한 내부설계 보강
(2) 유럽전기규격(IEC 60947-2) 및 미국전기규격(UL 489)에 따라 전원,부하를 반대로 접속하여 테스트
오래된 아파트나 주택의 분전함을 보면 가끔 차단기의 설치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상하 반대 또는 전원, 부하를 구분하지 않고 설치된 사례가 다수 있다. 그러한 경우, 분전함에 설치된 차단기의 방향을 변경, 설치 가능한지 관리사무소 또는 전기시공업체를 통해 문의하여 아래 예시와 같이 올바른 차단기 설치방법에 따라 세대 분전반을 구성해야 한다.
만약, 세대 분전반의 차단기가 올바르게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는,
첫째, 전기사고 상황에 사용자의 핸들 조작에 혼란을 일으키며 2차 인명사고 발생
둘째, 차단기 내부 코일의 손상으로 사고 발생 시 부동작, 오동작 할 가능성 존재
셋째, 차단기 동작 시 상위 쪽으로 Arc발생하여 화재 및 인명사고 가능성
한시라도 없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전기사고라는 것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 사고는 사전에 예방하는 것만이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글을 모두 읽어 본 분들에게 바로 현관으로 달려가서 두꺼비집이라 부르는 세대 분전반을 열어보고, 차단기 설치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하시길 제안해 보는 것으로 이번 글을 마치고자 한다.
에필로그:
수년간 여러 현장을 다니며 전기를 배우고, 경험하고 있지만
집에서 정전이 되면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하는 첫 마디…
“두꺼비집 어딨지? 두꺼비집 내려갔나 보다.”
정확하게는 “세대 분전반 어딨지?”라고 해야 하지만,
‘두꺼비집’이라는 단어가 가진 정감과 익숙함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두꺼비집의 유래
1. 불을 밝혀준다고 하여 도깨비 집으로 불렸다가 이름이 비슷한 두꺼비집으로 바뀌어서
2.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분전반 상표 모양이 두꺼비라서
3. 옛날 퓨즈 보호 및 전기 차단을 위해 사기 뚜껑을 덮었더니 마치 두꺼비가 웅크리는 모양처럼 생겨서
4. 분전함에서 누전이 발생할 때 나는 소리가 두꺼비 울음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