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표현력에, 구성에 전율하다.

by lure

영화를 좋아한다면, 특히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좋아한다면 '다크나이트' 3부작을 보았을 것이다. 배트맨이 탄생한 '배트맨 비긴즈', 조커와 대결을 펼친 '다크나이트', 그리고 대막을 장식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 그런데 마지막 작품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당연히 만화 배트맨이 원작 아니냐고? 그것도 맞지만 다른 원작도 있다. 바로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이다.


찰스 디킨스, 우리에게는 '올리버 트위스트'와 스크루지 영감이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동화로 유명한 작가이다. '고전이라니, 따분하잖아.'라고 생각한 당신! 잠시만 기다려 보라. 지금부터 당신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줄테니. 우선 거두절미하고 책의 첫 구절을 보자.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뭔가 느낌이 오지 않는가? 영문학에서 손꼽힐만큼 훌륭한 첫 구절이다. 반어적 표현으로 그는 18세기 암울하고 동시에 희망적인 혁명 직전의 유럽의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다. 모두가 좌절에 차있었지만 혁명의 씨앗이 서서히 움터오는 영국과 프랑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두 도시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영국의 런던, 그리고 프랑스의 파리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런던의 은행원 자비스 로리가 루시 마네뜨와 함께 18년 간 알 수 없는 이유로 파리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마네뜨 박사를 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은 런던으로 돌아오는 길에 찰스 다네이라는 청년의 도움을 받게 되고, 얼마 뒤 찰스는 영국에서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는데...


흥미롭지 않은가? 마네뜨 박사는 어째서 그 오랜 시간동안 감옥에 갇혀있었던 것일까? 찰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고전문학이라고 마냥 딱딱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전문학도 소설이고, 대중 작품이다. 대중 작품은, 재미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결코 지금까지 읽히지 않았을 것이다.


표현력, 그리고 구성. 필자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몸서리칠 정도로 감격한 두가지 요소이다. 표현력은 앞에서 보여준 첫 경구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구성은?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처럼 짜임새있고 탄탄한 구성을 가진, 그러면서도 동시에 재미도 놓치지 않은 문학작품을 필자는 본 적이 없다.


앞에서 말한 것 처럼, 그 구성은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상당부분 닮아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인물들의 역할, 이야기 전개를 영화와 비교해가며 독서해 보아도 재미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소설 구절의 일부를 보여주면서 글을 마치겠다.



내가 지금 하려는 것은 지금까지 해 온 어떤 행동보다도 훨씬 더 숭고한 일이다. 이제 나는 지금까지 내가 알았던 그 어떤 안식보다도 평안한 안식을 향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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