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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re Mar 19. 2021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

제다이 말살령인 '오더 66'이 실행된지 몇 년후, 정체를 숨기고 살아남은 제다이 '칼 케스티스'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행성 브라카에서 노역꾼으로 살아간다. 어느 날, 동료 프라우프가 사고로 죽을 위기에 처한 순간 포스를 사용해 그의 목숨을 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제국 인퀴지터인 '세컨드 시스터'와 '나인스 시스터'의 추격을 받게 된다. 간신히 브라카에서 탈출한 칼은 포스의 힘을 포기한 전 제다이 '시어 준다'를 만나 제다이 오더의 재건을 돕게 된다.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는 스타워즈 3편과 4편 사이, 그러니까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제다이를 배신하고 오더 66으로 인해 제국이 은하를 통치하고 있는 시기를 다루고 있다. 강압적인 통치기인 만큼 분위기와 스토리는 약간 어두운 편이다.

시어 준다와 이야기하는 칼 케스티스

게임의 스토리는 '과거를 제대로 직면하고 그것을 이겨내어,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주인공 칼 뿐 아니라 동료인 시어, 그리즈, 메린, 그리고 빌런인 세컨드 시스터까지 모두 잊고 싶은, 혹은 끔찍한 과거에 괴로워하고 죄책감을 가진다.


칼은 스승이었던 자로 타팔이 죽은 것이 자신의 탓이라며 자책한다. 시어 준다는 과거 자신의 실책으로 인해 제자가 다크사이드로 돌아선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선장 그리즈는, 도박꾼이었던 과거로 인해 계속 발목을 붙잡힌다. 이런 실패자들이 모여 대의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의지를 찾아나가는 것이 폴른 오더의 주요 이야기다.

게임의 메인 빌런인 세컨드 시스터와 나인스 시스터

전반적인 게임의 만듦새는 아주 훌륭하다. 주요 캐릭터들의 디자인은 깔끔하고 매력적이며, 탐사 가능한 행성의 풍광은 각양각색으로 인상깊다. 길찾기와 퍼즐은 최근 게임치고는 약간 불친절하지만 시간을 써서 고민하다보면 풀릴 만한 정도의 난이도다. 


전투 시스템의 경우, 패링이 가능한 칼싸움 위주라는 점에서 세키로나 소울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물론 난이도 설정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없다면 난이도를 낮춰서 할 수도 있다. 높은 난이도라면 저 두 게임에 못지 않은 지옥을 맛볼지도 모른다. 거기에 제다이답게 포스를 사용할 수 있는데, 게임이 진행될 수록 적절한 포스의 활용이 중요해진다. 포스 능력과 동료 드로이드 BD-1의 특수능력 등 다양한 스킬을 탐험과 전투 양방향에 적절히 사용하도록 게임이 디자인되어 있다.


포스능력 개방을 개방하는 스킬 시스템 디자인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칼 케스티스가 여러 위기를 겪으며 과거 제다이 훈련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능력이 개방되는데, 그 일련의 과정이 스토리와 적절히 연계되어 있어 게임이 꼼꼼히 짜여있다는 느낌을 준다.

제포 행성에서

하지만 장점만 존재하는 게임은 아니다. 단점 첫 번째로, 동료 활용이 부실하다. 물론 귀여운 BD-1은 좋은 능력으로 주인공을 보조해주지만, 다른 동료들은 게임 상 존재 이유가 크게 없다. 시어 준다는 그녀의 과거가 메인 스토리에 얽혀가며 적어도 스토리로라도 잘 활용되지만, 그리즈나 메린 같은 경우는 정말 분량이 없다. 특히나 메린은 구색 맞추기 용으로 넣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억지스럽게 동료가 된다. 매력적인 설정을 가진 그녀이기에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적어도 그녀에게 호출 가능한 특수능력을 부여해 전투에 활용할 수 있게 하면 어땠을까.


두 번째로, 볼륨이 생각보다 작다. 대여섯 군데의 행성을 다니며 여러 행성을 탐험하고 스톰트루퍼를 썰어 넘기며 정말 제다이가 된 기분을 낼 수 있기는 하지만, 정작 탐험할 곳이 그리 많지 않다. 탐험이 장점인 게임 치고는 참 아쉬운 점이다. 배경이 되는 행성은 전부 메인 퀘스트를 밀다보면 대강 다 탐험이 되어, 크게 다시 돌아볼 유인이 없다. 숨겨진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코덱스나 스킨 정도가 전부다. 행성마다 서브 퀘스트가 몇 개 정도 있어 더 탐험할 수 있었으면 싶었다.


그렇지만 수작인 스타워즈 작품이자, 스페이스 오페라 게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볼륨이 작다고 지적한 것도 게임을 더 이어나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일종의 푸념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매스 이펙트 삼부작 이후에 해본 스페이스 오페라 RPG(혹은 액션 게임) 중에 가장 만족스러웠다. 엔딩 역시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전율을 느낄 만한 엔딩이기도 하고 말이다.


개인적인 점수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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