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ure Oct 05. 2019

도그빌(2003)

오만 傲慢

(명사)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함. 또는 그 태도나 행동. -표준국어대사전

arrogant (adjective)

unpleasantly proud and behaving as if you are more important than, or know more than, other people: -Cambridge Dictionary Plus


참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다. dogville 이라는 직접적인 은유를 통해 인간 군상에 대한 비판을 하는가 싶더니, 피해자로 보였던 그레이스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한편, 최종적으로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 이 세상 전체를 비판 혹은 조롱하고 나선다.


그레이스는 영화 초반부터 너무나도 깨끗하고 순결한, 거기에 더해 성스럽기까지 한 여자로 그려진다. 개의 밥을 훔쳐먹은 것에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그러나 그레이스의 아버지는 그런 딸을 오만하다고 한다.


그레이스의 아버지가 말하는 요지는 이런 말인 것 같다: 네가 도대체 뭔데, 마치 신이나 예수라도 된 양 사람들을 용서하려고 하느냐?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너는 어째서 저들을 가엾은 자들로 치부하고 벌을 내리지 않는 것이냐?


세트의 조명이 바뀌고, 그레이스는 도그빌의 추악한 모습을 대면한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그들을 단죄하기로 결심하고 모두를 죽인다.


도대체 여기서 잘못된 것이 누구인가? 누가 오만했는가? 도그빌의 사람들인가, 그레이스인가, 그레이스의 아버지인가, 아니면 이 세상 자체인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최선이 악이 되어버리고, 절대자가 악을 심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빌어먹을 세상을, 이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세상을 탓해야 하는가? 하지만 그건 너무 편하고 공허한 답이다.


이러한 도덕적 딜레마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매우 오랜 시간동안 인간의 정신은 성장해왔다. 누가 절대적으로 옳고 누가 절대적으로 그른가? 그건 아무도 모른다. 답은 모든 사람의 개개인에게 담겨 있을 것이다. 그 답들이 충돌하며 도출해내는 것이 사회이고, 철학이고, 정치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