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애터미’라는 회사가 생소한데, 혹시 아시는 분이 많은지요? 암웨이와 비슷한 방문판매 회사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방문판매는 '다단계'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이 좋고, 유통마진을 소비자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 좋은 방문판매 회사는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장점이 있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애터미에 건강식품을 제공하는 콜마비앤에이치가 2020년 3Q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고 합니다. 간접적으로 애터미 실적이 올해도 나쁘지 않다는 걸 추측해 봅니다.
애터미(영어: Atomy)는 2009년에 설립된 대한민국의 다단계 마케팅 회사입니다. 다단계 회사 중 한국암웨이에 이은 2위 규모이며, 대표 상품은 건강식품 브랜드로 ‘헤모힘’, ‘스킨케어 시스템 더 페임’, ‘앱솔루트 셀랙티브 스킨케어’를 갖고 있습니다. 설립 초 선바이오텍이라는 합작기업(현. 콜마BNH/한국 원자력 원구원+한국콜마 합작)에서 출발해 회사명이 ‘atom+美‘입니다.
애터미 홈페이지에 가보면 신규 가입자 1명당 기부금 1,000원이 적립되는 착한 회원가입 프로젝트가 상단에 보입니다. 방문 판매업체들은 좋은 제품을 소개한다는 '선한 의지'가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기부금 모금 방식이 방문판매 회사의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애터미 주식회사(이하 '지배기업')는 2009년 5월에 설립되어 충청남도 공주시 백제문화로 2148-21에 본사를 두고 건강식품 및 생활용품 도ㆍ소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다단계판매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주주구성: 박한길, 도경희, 박지훈, 박한결 각 25%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다단계 하면 왜 인지 피라미드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선입견을 두지 말고, 재무적인 것만 우선 봅니다. 자산총계가 5,194억 원 부채비율 23%로 매우 건전한 상태입니다. 재무상태표 상으로 2019년 유형자산(1,066억 원)이 급증했습니다. 주석을 찾아보니 토지, 건물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유형자산 중에 기계장치는 5억 원에 불과합니다. 역시나 방문판매, 다단계 기업은 제품을 제조하지는 않습니다. 부채 중에 사실 차입금은 전혀 없습니다. 빚이라고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회사입니다. 매입채무도 매출액에 비해서 적은 편입니다. 재고자산도 별로 없습니다. 유통형태가 방판은 많은 재고를 쌓아 두지 않습니다. 게다가 선수금, 이 선수금 278억 원은 미리 받아 둔 돈으로 상품을 제공하면 매출로 인식될 예정인 부채입니다.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매출에누리 항목입니다. 잘 안 보이는 건데 매출액이 8,285억 원이고 상품 매출은 약 1.2조 원이니 판매되는 제품 정상가에 할인을 35% 해준다는 사실을 대략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무슨 상품인데 이렇게 할인이 많나? 방문판매 회사의 생리를 조금 아시는 분들은 알 것입니다. 저 매출에누리를 받으려면 회사의 판매원 또는 정규회원으로 가입을 해야 합니다. 즉 구매자가 판매원으로 한식구로 등록하게끔 만드는 35%입니다.
→ 판매원이 되면 제품도 할인해서 살 수 있고, 또 주변에 소개로 팔면 판매수수료(월급 or 수당)을 받습니다. 이런 게 주부사원을 방문판매 회사로 입사하게끔 만드는 공식입니다. 가끔 나쁜 다단계 회사가 직원들에게 사기 치는 뉴스가 소개됩니다. 좋지 않은 제품을 강매시키고, 팔리지 않는 제품을 자꾸 밀어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개되고,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학습지 회사 등은 그렇지 않습니다. 방문판매 주부 영업사원을 운영하는 회사는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회계 용어| 매출에누리[sales allowance , 賣出― ] 물품의 판매에 있어서 그 품질 • 수량 및 인도 • 판매대금 기타 거래조건에 따라 그 물품의 판매당시에 통상의 매출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하는 금액과 매출한 상품 또는 제품에 대한 부분적인 감량 • 변질 • 파손 등에 의하여 매출가액에서 직접 공제하는 금액을 말한다. 손익계산서 작성 시 매출에누리는 총매출액에서 차감하는 형식으로 기재하며,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도 매출에누리를 기업회계기준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부가가치세법상으로도 과세표준 계산 시 포함하지 아니한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애터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39억 원입니다. 당기순이익 최근 4년 치를 합쳐보면 3,989억 원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DART에 올라온 첫 재무제표 2010년에도 104억 원의 영업흑자였으며 그 뒤로 쭉 이익이 상승했다는 사실입니다. "방문판매란 적자가 날 수 없는 사업구조란 말인가!"
제가 재무제표 주석을 보고 잠시 웃었던 건 지배 구조의 각 25% 지분 4명 이름이었습니다. 딱 봐도 가족 구성원입니다. 게다가 현금흐름표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보니, 2016년 300억 원 → 2017년 300억 원 → 2018년 500억 원 총 3번의 배당이 이뤄졌습니다. 주주가 배당으로 이익을 사외 유출 하는 건 비난받을 일은 아닙니다. 재투자하지 않고 과한 배당만 한다면, 다른 주주가 이이를 제기하거나 경영 방침에 대한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토미는 기본적으로 그럴 관계가 아니네요. 그리고 이익잉여금이 4,184억 원입니다. 배당을 할 충분한 여력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2019년에는 배당이 없고, 기부금 142억 원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2018년에 32억 원에 비해 기부금이 많이 늘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대주주 성명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니 고배당 논란, 종교단체와 연루 등 여러 번의 가십이 기사로 나옵니다. 물론 전후 사실의 진위를 Facts Check할 필요가 있겠지만 대주주 가족들이 골고루 배당 수익을 챙긴 것은 사실입니다. 10년 전 설립 때 자본금 10억 원이었으니 2.5억 원의 자본금이 수백억 원의 배탕 혜택으로 돌아왔네요.
문득 애토미 재무제표를 보니 며칠 전에 봤던 유니콘 기업 리스트가 생각납니다. 유니콘 기업의 정의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로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한 비상장기업’입니다. 자산 5천억 원에 매출액이 8,285억이면 대충 1조 원 이상 기업가치가 되지 않을까요? 영업이익도 높은데 아! Door to door 방문판매 다단계라서 판매방법이 혁신적이지 않다고 보는 건가요? 아쉽네요.
※상기 내용은 FY19~15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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