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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or Die 그래도 Go?

Feat. 리더스기술투자

Intro | 4% 수익 그 정도로 되겠어?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된지 벌써 1년이 가까워져 갑니다. 우리 개미들은 잘 투자하고 있는지요? 그동안 주식투자에 뛰어든 이들이 엄청납니다. 금융감독원의 보도자료(2020.12.20) 참고하면 2020년 개인들의 주식투자 비중은 전체 75%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거래대금 역시 1,484조 원 →  3,774조 원으로 2.5배 상승했습니다. 나 빼고 주식투자 다 하는 거 같지만 3천 7백 7십 4조??? 놀라지 마십시오. 거래대금이니 투자금 자체도 늘었지만 단기투자 형태로 ‘샀다, 팔았다’가 많아서 생긴 현상입니다. 즉 소액으로 500만 원을 투자지만 단타 횟수가 많으면, 투자 거래금은 1억 원을 넘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수치가 나온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사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높은 장을 형성했습니다. 공모주도 ‘핫’ 했으며, 대형주와 테마주, 성장주 가릴 것 없이 상한가를 내는 등 코스피는 3200선을 넘었으며, 코스닥 역시 20년만에 1000 포인트를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동학개미들의 투자형태를 보았듯이 어쩌면 변동성이 높은 시장을 개미 투자자들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한 곳에 쏠리게 투자하니 아침에 상한가 저녁에 하한가입니다. 더 낙차가 큰 시장을 좀더 좀더 큰 변동성을 투자자들이 원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시다 시피 변동성은 높은 수익과 함께 엄청난 손실도 동반합니다. 


그럼에도 리스크한 투자처를 찾습니다. 10% 정도의 수익율은 성에 차지 않습니다. 아마 투자금이 적어서 수익이 작은 탓도 있을 것입니다. 그 반증으로 경기 회복 속도 보다 주식시장과 더불어 코인시장도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또한 반짝 뉴스에도 반응이 빠릅니다.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발표만으로 남양유업이 상한가를 갔으며, 서울시장의 임시 진단키트 적용 발표가 나자 마자 진단기 관련 주가는 급등합니다. 

사람들은, 투자자들은 점점 더 급등이 가능한 주식을 찾는데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그게 어떤 상황인지, 어떤 이유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상승폭이 무조건 높아야 합니다. 이러다 보면 전혀 상관 없는 누군가의 한 마디에 나비효과처럼 주가가 오르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동네 세탁소 사장님, 늘 주식 창 열어 두고 장사하시더라고 이 분이 꽤 투자를 잘 하나봐,얼핏 봤는데 카카오 보유하고 계시고 수익율이 장난 아냐!” “그래? 요즘 주식투자는 다들 하는 구나!” “근데 말야 이분이 이번에 종목을 갈아 타셨드라고~” “어딘데 어딘데???” “그게 좀 처음 보던데 리더스기술투자” “그래? 어디서 소스 받으신 거 아냐?, 우리도 투자하자!”


Body | 돈이 복사되는 시대, 내 계좌만 그대로


들리는 소리는 어디다 투자해서, 대박이 되었다더라. 30대 직장인이 코인과 주식투자로 30억 원을 벌어서 은퇴한 파이어(FIRE)족 뉴스가 온통입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누군가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다는 것만큼 누구가 돈을 잃어 줘야 합니다. 아니면 돈은 증가하지만 그 돈의 가치가 점점 떨어져야 합니다. 어찌하였든 마음은 급합니다. 뭔가를 사긴 사야할 거 같고, 최소한 2~3배는 되는 걸 골라야 합니다. “1,000원짜리가 1만 원이 되는 거 사면 되겠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종목을 동전주라고 합니다. 동전주에 투자하면, 100만 원만 투자해도 1000주를 소유합니다. ‘기부니’가 아주 좋습니다. 대주주가 된 듯한 이 기분! 그래 1000주 정도는 갖고 있어야 주주라고 할 수 있지. 

리더스기술투자는 동전주입니다. 게다가 최근에 500원 → 1,000원이 되었습니다. 주식회사 리더스기술투자는 1986년 11월에 설립되었으며, 1989년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였습니다. 주요사업내용은 ①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 및 융자, ②신기술사업투자조합 설립, 조합자금의 관리 및 운영, ③신기술사업자에 대한 경영 및 기술지도, ④위 각호에 관련된 부대사업일체 등입니다. 최대주주는 리더스에셋홀딩스로 지분율 14.64%입니다.

리더스기술투자가 급등주가 될 수 있을까요? 재무제표 상으로는 어림 텍도 없는 상황입니다. 결손이 난지 오래고 더욱이 2020년  -673억 원으로 결손은 더욱 증가했습니다. 부채비율이 그나마 165%인건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확충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채의 질을 보자면 신주인수권부사채 + 전환사채 등으로 358억 원 조달했습니다. 은행차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니 특수부채로 수백억 원을 빌린 것입니다. 결손인데 “무슨 깡으로???” 이 회사를 뭘 믿고, 채권자들은 돈을 빌려 줬을까요? 제 걱정과 달리 사채를 사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2020년 영업활동현금흐름 -407억 원이지만, 재무활동은 450억 원. 특수사채 외에도 유상증자까지… 이 회사는 자금을 조달하는데 ‘영끌’에 소질이 있는듯 합니다.


현재 공시된 마지막 사업보고서 기준 -110억 원의 영업손실이며 회기 기간인 2019.4.1~2020.3.31 (회사의 회기기간이 좀 다르다) 동안 영업비용이 대폭 증가해서입니다. 사실 판관비는 얼마 안 되고(5억 원) 대부분 투자손실 + 평가손실 등…입니다. 어디다 투자를 이렇게 과감하게 했는지 주석을 통해서 확인해 봅니다.

규모가 큰 신기술투자 주석사항을 보니 씨아이테크, 나노메딕스, 장원테크 등의 전환사채 매입 각각 20억 ~ 40억 원 규모입니다. 아! 그 외에도 투자사채로 산본전자 41억 원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리더스기술투자 재무제표를 읽고 나니, 정말 재미있는 부분은 전환사채 등으로 모은 자금으로 리더스기술투자가 다른 회사의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매도가능금융자산 등에 투자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회사의 사업목적이 신기술투자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 만든 회사는 맞습니다. 회사 연혁과 히스토리 보니 87년 대신종합개발에서 출범해 곧바로 대신벤처캐피탈로 그 뒤로 몇 번의 이름이 바뀌어 지금의 리더스기술투자가 되었지만 나름의 벤처캐피탈 역사를 지닌 회사입니다. 

사람들이 이런 과거 사항을 꼼꼼히 보지는 않습니다. 이런 투자회사에게 중요한 점은 가장 최근 성적을 중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부터가 반전입니다. 이렇게 High Risk ↔ High Return을 지향하던 리더스기술투자가 2020년 3분기부터 엄청난 이익을 신고합니다. 415억 원의 영업수익, 301억 원 영업이익, 315억 원 당기순이익. 전년, 전분기 등 비교하기 힘든 상승치를 보여줍니다.


원인은 투자사채로 사두었던 센트롤바이오와 삼부토건이 대박이 나서입니다. 삼부토건은 90억 원을 투자했던 것이 256억 원이 되어 있습니다.  


Outro | 가장 빛날 때 물러설 줄 아는 건가?


화끈한 성공도 놀랄 일이지만, 가장 최근 공시를 보니, 더 놀로운 일이 생겼습니다. 리더스기술투자는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합니다. ‘에이티세미콘’이라는 회사가 리더스기술투자를 374억 원에 양수하는 중입니다. 회사의 역사가 그러했듯이 다시 한 번 주인이 바뀔 예정입니다. 신기술투자로 최근 회사 같지만 리더스에셋홀딩스가 대주주가 된 것도 2019년입니다. 3년이 안 되서 회사를 팔고 EXIT합니다. 임직원 수가 10명이 안됩니다. 다행이 정이 깊게 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새로 인수하는 에이티세미콘은 반도체 제조사인데 이곳도 대주주가 9% 안팎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개 회사를 사들이는 흔적이 보이며, 2020년 지난해 에이티세미콘은 적자이고, 현재는 무상감자를 단행해 주식거래는 중지 중입니다. 에이티세미콘은 유상증자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반도체 쪽으로 2020년 1,2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회사입니다. 신기술투자 회사를 인수하는 건 흥미로운 일인데 어떤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리는지는 지켜봐야 할 사항일 것입니다. 

소결입니다. 리더스기술투자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위해 주식인수, 전환사채인수, 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 투자조합 출자,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해외기업 투자 등을 해오던 회사입니다. 기술투자에서는 아니지만 단기매매 증권평가이익이 급증해 전년동기대비 49배 이상의 영업수익 확보했습니다. 적자에서 영업이익 1,370% 급등.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스토리를 갖춘 회사입니다. 게다가 멋진 성공 이후에 회사를 매각한 경영진의 뒷모습도 나중에 충분히 '이야기 거리'가 될 사건입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165206628951176&mediaCodeNo=257&OutLnkChk=Y


리더스기술투자를 통해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 동학개미들의 투자는 요즘 어떤지 입니다. 더더 급등주를 찾는 건 혹시 그동안의 손실을 막기 위한 '초강수'는 아닐런지. 리더스기술투자는 멋지게 한 방을 날리고, 정리까지 깔끔하게 한 듯 보입니다. 우리가 모두 다 이런 투자사례가 될 수 없으며, 왜? 1분기에 3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낸 경영진이 회사를 매각했는지도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상기 내용은 FY20~15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참고 자료 출처 -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제공하는 딥서치 https://www.deepsearch.com/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 또는 unsplash.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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