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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CF와 재무제표

-재무제표로도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배우 중에 한 명입니다. 김혜수. 아주 어릴 적부터 그녀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아왔으며, 최근까지 매력적인 풍모를 유지하고 있기에~ 그리고 제가 대놓고 ‘Respect’을 날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여배우이기에 팬심으로 바라봅니다.

그녀의 최근 TV-CF 광고를 볼 때, 아직도 건재하구나! 흐믓함과 더불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녀가 ‘콴다과외’ 모델로 공중파에 등장하면서 말입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21213_0002121973&cID=13001&pID=13000

얼마 전 종영한 ‘슈룹’이 왕자들의 어머니로 사교육과 연관되는 점이 있지만 그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콴다과외>의 회사 명은 ㈜매스프레소입니다. 비상장사로써 감사보고서를 통해 2021년 재무제표까지는 확인이 됩니다. 지난해 18억 원의 영업수익과 346억 원의 영업비용. 적자 -327억 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5년 설립한 회사로 ‘온라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특징은 대표이사 8.24%로 주주구성을 보면 많은 투자자를 유입한 상태입니다. 2021년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으로 67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시장에서 신생 기업으로 존재감을 빠르게 올리는 방법은 ‘가입자’ 또는 ‘사용자’를 늘리고, 소비자들 인식 속에 강한 인상을 심는 마케팅 활동입니다. 경쟁사 보다 가격을 깎거나, 강한 이미지의 광고모델을 기용합니다. 특히 빅모델 광고전략은 회사의 존재감이나 브랜드가 약할 때 사용합니다. 그러나 빅모델은 모델료도 높을 뿐만 아니라 광고 모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TV, 신문 등 매체운영까지도 투자를 해야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자주 노출시키지 않는다면 오히려 손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http://www.banronbodo.com/news/articleView.html?idxno=256

콴다과외 ㈜매스프레소에게 ‘빅모델 광고전략이 부담되지 않는가?’ 입니다. 



김혜수 씨가 물론 광고를 하나만 찍지는 않았습니다. 2022년 유지태 씨와 함께 경동나비엔 새로운 광고모델로 기용되었습니다. 경동나비엔은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8,236억 원의 매출액과 3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으니 당연히 빅모델을 기용할 수 있죠. 여유가 있습니다. 광고선전비만 해도 270억 원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경동나비엔이 김혜수 씨를 광고모델로 선택한 이유는 <콴다과외>는 다른 이유입니다. 또한 보일러 모델로 김혜수는 적합한가? 역시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김혜수 씨의이미지와 보일러는 글세요…. 


게다가 경동나비엔의 매출 지역 분포를 보면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2,456억 원 보다 해외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북미만 해도 4,828억 원입니다.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인데 국내 광고로 인지도를 높인다고 해외판매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동나비엔이 빅모델 광고를 겨울철마다 지속하는 이유는 경쟁사 대비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봅니다. 최소한 새로운 매출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는 아닐 듯싶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최근 몇 년간 김혜수 씨가 맡았던 광고주가 경동나비엔과 같은 기업 보다는 콴다과외 같은 스타트업(신생기업)일 때가 많았습니다.


명품 판매 플랫폼 ‘발란’은 김혜수 씨를 광고모델로 쓴 이후 매출액이 245억 원에서 2021년 521억 원으로 급성장합니다. 광고효과를 톡톡히 본 셈입니다. 명품 플랫폼이 앞다투어 경쟁하는 중에 나름 이미지 경쟁에서는 우위를 점합니다. 그러나 광고선전비 190억 원을 포함한 판매관리비 325억 원은 고스란히 영업적자 -185억 원을 만듭니다. ㈜발란 역시 재무활동현금흐름 유상증자로 325억 원을 조달했고, 2021년 기말의 현금 212억 원이 남아있습니다. 발란도 펀드와 투자신탁 등 투자자가 15군데가 넘습니다. 주주구성이 화려합니다. 콴다과외랑 비슷하죠.


김혜수 씨가 광고했던 오디오북 윌라. 윌라 서비스를 운여하는 ㈜인플루엔셜 또한 똑 같은 상황입니다. 투자자는 많고, 매출액은 198억 원이며 매출총이익이 32억 원인데 판매관리비가 153억 원입니다. 이중 광고선전비가 124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니 적자는 -120억 원은 광고비 때문에 생긴 거라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오해될까 분명히 하자면 제 말은 회사가 선택한 광고전략 탓이란 말입니다. 절대 김혜수 씨 때문은 아닙니다.

최근 한소희 씨랑 스타일리쉬 하게 나왔던 광고 “헤이딜러”는 아직 DART에도 재무제표가 올라가지 않은 스타트업입니다. 피알엔디컴페니로 시리즈C 5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회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시장에서 특별한 성공을 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 김혜수 씨를 광고모델로 찾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광고모델로 김혜수 씨의 파워를 신생 스타트업 회사에 좋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들이 다소 억지로(?) 그들이 가진 능력 이상의 인지도를 먼저 챙기는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보여줘야 할 실적이 아직은 없고, 가입자수가 월등이 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이 바로 “광고”가 아니겠나 싶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쌓은 인지도는 금방 모래성처럼 허물어집니다.

사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콴다의 김혜수, 경동나비엔의 김혜수, 윌라의 김혜수 다 김혜수 씨입니다. 나이키가 조던을 오랫동안 광고모델로 모시듯이 장기계약을 하는 게 아니라면 빅모델 전략은 ‘반짝’ 회사를 띄울 뿐 금방 다른 브랜드로 채워질 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정말 아쉬운 점은 김혜수 씨가 패턴처럼 스타트업 회사 때문에 이미지가 소진되는 건 아닌지? 허황된 브랜드의 간판 역할만을 하는 게 아닌지 아주 쓸데없는(?) 걱정이 들기 때문입니다. 곧 김혜수 씨의 AHC 화장품 CF가 나온다고 합니다. AHC 브랜드를 갖고 있는 ㈜카버코리아는 매출액 4,505억 원을 내고, 영업이익은 816억 원을 내는 큰 회사입니다. 광고선전비는 335억 원을 집행했습니다. 카버코리아의 대주주는 글로벌 화장품 회사인 유니레버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를 모델로 쓰다니 ㅎ 올바른 선택입니다.  그녀는 도둑들, 관상, 차이나타운 등 영화 속 캐릭터뿐만 아니라 드라마 장희빈, 직장인의 신, 시그날, 슈룹 등을 통해서 정말 매력적인 인물을 선사했습니다. 

늘 좋은 연기와 다양한 활동을 응원하는 팬심으로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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