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이담엔터테인먼트)
걸그룹이 넘쳐나는 요즘. 1인 여성가수가 설 자리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좀 색깔이 다른 독보적인 연예인이 있네요. 이제는 가수라고만 말하기 힘든 아이유 또는 배우 ‘이지은 씨’ 입니다.
아래 링크 : 가수이자 배우 본명 이지은 씨 위키디피아.
https://ko.wikipedia.org/wiki/%EC%95%84%EC%9D%B4%EC%9C%A0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제가 더 추가로 덧붙일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재무제표 읽는 남자로써 “재무제표로 알게 된 아이유”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이유는 2020년 소속사를 작은 데로 바꾸었습니다.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 수준이라는 아이유. 2020년에 새로 옮긴 소속사 재무제표에서 아이유의 이모조모를 알게 되네요. 전속계약금이라든지, 왜 작은 데로 옮겼는지도요.
그럼 재무제표에서 이지은 씨를 찾아볼까요?
▶회 사 명: ㈜이담엔터테인먼트 ▶회사개요: 주식회사 이담엔터테인먼트(이하 "당사")는 2019년 12월에 설립되었으며, 음반제작 및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과 기타 관련 부대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본사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대주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40%, 이지은 30%, 배종한 30%.
주석1번 회사의 개요에서 곧바로 ‘이지은 씨’를 발견합니다. 아이유가 이담의 3대 주주네요! 보통 뜬 연예인이 엔터사를 직접 세우는 1인 기업이 되곤 하는데 아이유는 주요 주주가 되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이담엔터테인먼트의 대표는 배종한 씨입니다.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분은 아이유의 오래된 매니저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유 이적(?)은 ‘의리’의 소속사 변경이라고 기사가 났었죠. 왜냐하면 아이유는 로엔엔터테인먼트 → 카카오M로 회사가 인수되는 변화가 있어도 데뷔를 시켜준 소속사를 12년간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고인물인데 그동안 지켜온 회사와의 ‘관계’를 자르고 매니저와 ‘의리’를 선택했다는 미담 내용이 대략 알려진 바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동안 아이유가 소속사를 안 옮긴 게 아니라 못 옮긴 건 아닐까요? 아이유를 데리고 갈 데가 없었던 건 아닐까요?
이담엔터테인먼트의 아이유 지분 30%로 아이유의 가치를 다르게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아이유가 의리 때문에 옮긴 건 아니라는 사실을 짚어 봅니다. 금방 나오죠. 아이유가 카카오M★을 떠나 전혀 새로운 곳으로 간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카카오가 2015년 1.8조 원에 인수했습니다. 이후 회사명을 카카오M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담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입니다. 그렇다면 명의상 소속을 옮기는 건 맞지만 사실 지분 관계를 따지고 보면 카카오 계열사로 간 셈입니다. 모회사에서 종속회사로 내려간 거죠. 여하튼 이곳으로 옮기면서 아이유, 이지은 씨는 ㈜이담엔터테인먼트의 30% 지분을 얻습니다.
아이유에게 지분이 그냥 갈 이유는 없겠죠. 다르게 해석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아이유를 잡아 두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아이유를 영입하고 싶어 하는 엔터테인먼트社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아이유는 아이유 전담팀이 있을 정도로 이미 어느 수준 이상의 그룹(조직)입니다. 아이유를 감당할 회사가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찌하였든 현금 말고 지분으로 그간의 재계약과는 다른 조건이 제시한 것이 아닐까요? ^^
그런데 최근 공시를 보면 이지은 씨의 지분율이 22.5%로 줄어들었습니다. “아이유 지분매각” 기사 검색을 해보니, 대주주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지분을 넘기고 78억 원의 매각대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분을 현금화했네요. 그보다 이번 지분의 현금 전환으로 30% 지분이 어느 정도의 가치인지 대략 계산이 나옵니다. 312억 원입니다. 다시금 뇌피셜을 돌려보면 아이유의 전속계약금은 대략 이 지분가치 정도라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https://only1star.tistory.com/51
아이유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이는 현재 가치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즉 현금창출력을 따져 봐야 합니다. 이는 ㈜이담엔터테인먼트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이유만 있는 회사이니 이 회사의 매출액은 모두 아이유로부터 나옵니다. 그러니 계산이 더 쉽죠. 2021년 영업수익이 294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49억 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이유 영입 2년차 성적입니다. 첫해인 2021년 162억 원 → 2022년 294억 원으로 81% 성장했습니다.
아직은 회사가 작으니 영업비용 중에 인건비는 20억 원으로 비중이 작습니다. 그 외에도 아티스트 활동비, 음반제작비 등이 보입니다. 아이유를 위해서 사용되는 비용입니다. 그런데 가장 숫자가 큰 금액은 ‘인세’라는 항목입니다. 160억 원이 2021년 영업비용으로 올라가 있습니다. 인세는 저작권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이유가 부르는 노래의 작곡, 작사가에게 주는 금액이죠. 아! 그렇다면 아이유도 이 중에 꽤 많은 부분을 받지 않을까요? 아이유 노래 중에는 이지은 씨 작사, 작곡이 많으니까요.
㈜이담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12월에 설립된 신생 회사입니다. 재무제표 역시 현재 3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거 비교치로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그러나 주석 중에는 흥미로운 항목이 있습니다. <22번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 관련 수익 구분을 보면 음반 41억 원 + 음원 96억 원 + MD매출 31억 원입니다. 아이유 굿즈가 1년에 31억 원이 팔리네요. 놀라게 만든 수치는 광고 매출입니다. 2021년 광고로만 이담엔터테인먼트는 117억 원을 기록합니다. 아이유 원탑으로만 광고로 수익이 이만큼 나오는 게 대단합니다.
다시 돌이켜 보니 아이유는 화장품, 생활용품, 은행 등 다양한 품목을 다루고, 장기간 광고모델로 발탁되었습니다. 가수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를 통해 쌓은 국민적 인지도가 광고로는 최적의 빅모델로 아이유가 꼽인다는 증거입니다.
㈜이담엔터테인먼트는 자산총계 258억 원 = 부채 199억 원 + 자본 59억 원의 재무상태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부채비율이 높아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장기차입금 61억 원과 기타유동부채 94억 원이 실질적인 부채입니다. 추측컨데 건물 등 유형자산을 구입하기 위한 자금조달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 특이한 점은 소속 연예인이 아이유 1명이라서 무형자산(전속계약금 등 포함된)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미 전술한 바와 같이 지분으로 전속계약금은 대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유가 옮기고 나서 영업수익이 줄거나 이익이 감소했으면 민망할 뻔했지만 역시 아이유의 파워는 대단합니다. 매출액 81% 성장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회사의 발전이 바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말뿐이 아니라 숫자로 보여주니까요. 게다가 최근 신세경이 이 소속사로 옮겼다고 합니다. 1명만 있어도 튼튼한 회사이니 다른 배우나 가수 등의 연예인도 믿고 관리를 맡길 수 있겠죠. 재무적으로 불안한 소속사에서 장기적인 지원을 받기란 힘드니까요. 특히나 장기계약으로 묶이는 억울한 일이 없도록 소속사와 연예인의 관계가 동반자, 파트너십이 기본인 회사가 좋을 것입니다.
이담엔터테인먼트는 출발부터 그런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인 2022년 재무제표까지는 아이유가 대부분의 비중일텐데 2023년 내년부터는 이담엔터테인먼트 숫자 속의 의미가 조금은 달라지겠네요. 여하튼 콘텐츠를 만드는 1인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는 재무제표, 평소 배우이자 가수인 이지은 씨의 말과 행동을 보면 ‘존경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10대부터 시작한 연예계에서 ‘어른’스러운 행보와 필모그라피를 남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업을 잘하는 이들이 비즈니스적 선택과 결정에도 훌륭할 때 정말 ‘다 가진’(잘 생기고 이쁜 애들이 똑똑하기까지 해!) 자의 풍모를 느끼게 해준 이담엔터테인먼트입니다. 감사합니다.
※상기 내용은 FY21~17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저자 소개
지은이 이승환
회계사나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회계와 재무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관심이 많다. ‘재무제표 읽는 남자’라는 필명으로 브런치, 아웃스탠딩, Zum금융 등에 기고하였으며, 재무제표를 쉽게 보는 방법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뽀개기』,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등이 있다. 가장 최근에 쓴 책은 아래 『나는 회계 몰라도 재무제표 본다』2023 경향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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