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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집중하는 회사(Feat. 베노티앤알)


몇 년 전부터 유행해 이제는 어쩌면 스트레스가 된 말이 있습니다. “경제적 자유”. 그럴싸한 비전 같아 보이지만 막상 ‘어떻게?’ 방법을 생각하면 뾰족한 수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속칭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는 사람들 사연을 따라 해보다 보면 *** 욕만 나오죠. 현실은 녹록치 않죠. 워렌 버핏의 비슷한 조언으로 ‘밤에 잘 때 돈이 벌리는 구조를 만들라’고 합니다. 노동활동으로는 부를 이룰 수 없다는 걸 '돌려 까기'로 말해 줍니다. 버핏이 말한 자본수익을 아주 쉽게 얻는 방법은 쉽습니다. 큰 돈을 굴리는 것입니다. 수익률 3%에 불과하지만 벌어들인 돈이 3억 원이라면 그쵸! 투자한 돈이 100억 원을 넘겨야 가능합니다. 100만 원을 투자했다면 3만 원이 결과입니다.


100억 원을 굴릴 수 있는 신용, 아니 배짱 등….. 아무래도 개인은 힘듭니다. 하지만 기업은 좀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법인을 담보로 자금조달이라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잇습니다. 100억 원의 투자가 실현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큰 돈을 한 방에 굴리는 거 말이죠. 물론 아무 기업이나, 모든 경영자가 담대하게 이걸 실천하지는 않습니다.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거나 M&A를 통해 기업을 인수할 때는 유관 산업의 진출 또는 경쟁력 강화입니다.



단지 금융투자를 위해서 전혀 상관없는 기업의 지분 인수하고, 다시 팔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걸로 엄청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회사를 발견했습니다. 시작은 J&J인베스트먼트인데요. 임대업으로 출발한 회사가 경영 자문 및 유가증권 매매∙투자∙출자 등으로 사업 목적을 변경합니다. 이후 적극적으로 투자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디에 했는지는 재무제표 <주석>에 잘 나와 있습니다. 회사가 비상장사라서 2021년 ‘㈜크리스에프앤씨’라는 회사를 120억 원 주고 지분 3.93%를 인수합니다. 이게 장부금액이 202억 원으로까지 오른 적도 있습니다. 2022년 말에는 그 202억 원 ⇒ 94억 원으로 평가손실이 났고, 그 금액이 총 -107억 원이 되었습니다. 투자란 그렇게 만만하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 뒤의 이야기는 다음 번 재무제표에 기록되어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J&J인베스트먼트가 키우고 있는 회사 중에 베노홀딩스라는 곳이 있는데 이번 글의 주인공입니다. 베노홀딩스는 코스닥 상장사이며, 여기 지분 12.19% 보유를 위해 J&J인베스트먼트가 약 16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아! 현재는 베노홀딩스가 아니라 베노티앤알(206400)입니다. 6월 29일 상호를 변경했습니다. 보통 코스닥 기업 중에 자꾸 이름을 바꾸는 회사는 투자시 주의해야 하는데….. 베노티앤알이 뭐 꼭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베노티앤알은 2015년에 합병을 통해서 코스닥에 우회상장한 회사인데 당시 이름은 엔터메이트였습니다. 2020년 지배구조가 바뀐 이후 엔터메이트 → 베노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했고, 2023년 또다시 이름을 교체했습니다. 또한 가장 큰 변화는 원래는 게임회사였는데 지금은 실내 건축회사를 점입니다. 주요 제품이 복사 패널, 이중 바닥재, 도배 등입니다.


 


회사가 상장사인 거 빼고는 사업 종목이랑 경영진이 다 바뀌었는데 재무제표는 어떻게 변했는지 볼가요? 우선 기본적인 재무상태표를 보면 자산 총계가 1,066억 원에 부채가 236억 원, 자본이 830억 원입니다. 재무상태표의 자본항목 결손금 439억 원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결손이 굉장히 많았는데도 자본잠식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주식발행초과금이 많기 때문입니다. 즉 중간에 자꾸 자본이 태워졌습니다. 1,133억 원의 주식발행초과금으로 결손은 메꿔져 있는 상태입니다. 재밌는 거는 부채항목의 <전환사채> 159억 원, 그리고 자산 중에 <현금및현금성자산>이 255억 원이나 있습니다. 금융자산으로는 당기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228억 원, 비유동 쪽에도 162억 원이 있습니다. 실내건축 업에 관련된 유형자산은 37억 원에 불과합니다. 결론적으로 영업용 자산보다는 비영업용 자산인 돈과 금융자산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자금조달(전환사채)도 금융투자를 위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더욱이 실제 손익을 보면 2023년 1분기까지 매출액은 23억 원 전년 동기 71억 원에 비해 팍! 줄었습니다.  영업손익도 -18억 원 되고 있습니다. 근데 기타 수익이 158억 원이에요. 결과적으로 최종적으로 회사가 가져가는 당기순이익(1분기 순이익)이 134억 원으로 굉장히 높습니다. 매출이 23억 밖에 안 되는 회사가 가져가는 돈은 133억 원. 본연의 사업인 실내건축업 보다는 기타수익이 더 신경 쓰일 것입니다.



기타수익은 <관계기업투자주식처분이익>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지분 20% 이상이면 관계기업으로 표기합니다. 하지만 20%가 아니더라도 최대주주 등 유의적 영향력을 갖고 있으면 ‘관계기업’이라고도 합니다. 베노티앤알이 주사업 외에 지분 투자로 1분기에 벌어들인 수익이 158억 원 정도 되네요. 회사가 다른 어떤 것보다 금융 관련된 투자업으로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이걸 뭐 비난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익을 내기 위해서 만든 게 회사니까요.




베노티앤알의 최대주주는 J&J인베스트먼트에서 2023년 3월 27일 주라미쿠스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관련된 기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름만 자꾸 바뀌는 거지 아직은 동일한 지배구조입니다. 자라미쿠스의 최대 주주는 박형준 씨 그리고 대표이사는 정집훈 씨인데 실제로 지금 베노티앤알의  CEO 역시 정집훈 씨입니다.


 


그럼 베노티앤알이 어디에 투자를 하고 있는지 <주석> 사항을 통해 확인해 봅니다. 이뮤노믹, 상상인, 크리스에프엔씨 등 J&J인베스트먼트 재무제표에서도 본 적이 있는 회사입니다. 베노티앤알의 대주주가 된 후 베노티앤알을 통해 유사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짰습니다.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는데 디앤에프라는 회사입니다. 제일 많은 투자금이 들어갔습니다. 141억 원 정도를 투자했고 지분은 3.95%를 수요하고 있습니다. 베노티앤알 기준으로는 1분기까지는 손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디앤에프의 주가를 보니 어머! 이게 올 3월 이후에 쭉쭉 상승한 상태입니다. 거의 뭐 한 16,000원 정도였다면 지금은 26,850원을 찍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베노티앤알이 투자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베노티앤알의 임직원 수는 27명입니다.



실내 건축 관련된 매출을 일으키는데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재무제표를 보면 정말 노동수익보다는 자본수익에 더 집중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또 한 번 맘을 추스리죠.


난 회사가 없잖아!  땀 흘려 일하는 게 헛된 건 아니야!  


 


※상기 글은 2022년 사이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사업보고서 등)를 참고해 기술한 내용입니다. 일상 생활 속에 만나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있는 그대로 읽어 갑니다. 그러는 동안 회색의 숫자들이 말하는 기업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글쓴이-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미지 출처 – DART(전자공시시스템) or https://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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