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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PBR일까?

모신문 헤드카피가 의미심장합니다. “정부에서 끌고, 개미가 밀고~” 요 근래 ‘低PBR’이라 불리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부실PBR, PBR 주주환원 등 PBR이 하나의 테마처럼 불립니다. 잘 아시겠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대표적인 가치투자 관련 지표입니다. 정부정책 덕분에 PBR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만 새삼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https://www.mk.co.kr/news/stock/10955343

또 한 편으로는 경기침체도 온다고 그러지 성장주 위주의 투자에서 확실한 자산 쪽으로 투자성향이 바뀌는 걸 반영하나 싶기도 한데…. PBR이 뭔지는 우선 알아야겠죠?

모든 지표는 재무제표 숫자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주식은 잼병’이지만 PBR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Price Bookvalue Ratio PBR은 주가(시장가치)와 장부가치 사이의 비율을 뜻합니다. 

상장사의 경우 주가를 알면 간단한 계산(유통주식수 X 주가 = 시가총액)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인정하는 회사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굳이 계산할 수고가 없는 게 네이버증권 [투자정보]에 떡 하니 나와 있습니다. 

시가총액은 실시간 시장이 정하는 기업가치 평가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주장하는 스스로의 가치 시가총액이 아니라 재무제표(장부)에 쓰여 있는 숫자이고, 특히 ‘자산=부채+자본’으로 표현된 재무상태표 숫자 중에 자산에서 빚 다 갚고 난 순수한 가치 자본을 순자산(BPS)라고 부릅니다. 이와 시장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는데 PBR은 시가총액과 자본(순자산) 간의 관계를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자산 100억 원 = 부채 50억 원 + 자본 50억 원의 재무상태 구조를 가진 회사가 있다면 즉 지금 당장 회사를 갖다 팔 때, 빚은 빼고 나면 50억 원의 자산가치를 가진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50억 원(자본 : 순자산) 보다 작다면 아직 시장은 회사의 자산가치 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는 셈입니다. 당장 팔면 50억 원이 넘을 회사를 시장은 50억 원 밑으로 주식을 사고 팔고 있으니까요. 이런 회사를 “PBR이 낮다.”라고 말하는 거죠. 

  

“순자산가치가 시장에서 평가하는 것보다 숫자가 높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평가 되어있다” 생각하는 거죠. 

PBR = 시가총액 ⁄ 순자산(자본)

PBR = 주가 / 주당 순자산

여러 개 공식으로 표현을 합니다만 자산가치 만큼 주가로 거래되는지 따져보는 지표랍니다.

요즘 PBR이 낮다고, 저평가 된 회사라는 은행을 예로 들면 KB국민의 시가총액은 26조 3,089억 원입니다. 2023년 3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58조 8,512억 원이니 PBR = 0.44 1보다 적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PBR이 1보다 낮다고 저PBR이라고 단정짓지는 않습니다. 신한지주 PBR = 0.41이고, 제주은행은 0.69배, 하나금융지주는 0.39배입니다. 대부분 은행의 PBR이 1 이하 라면 그 중에서도 제일 낮은 곳이 低PBR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또 각 은행마다 자산규모와 상황이 다릅니다. 참고로 카카오뱅크 PBR은 2.39배네요. 

투자를 원래 해오던 분들에게 요즘 부는 PBR바람은 “글세요”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낮은 PBR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장부상의 자산가치가 진짜 의미 있는 건지는 따져봐야 할 게 많으니까요. 산식에서도 느껴지듯이 자본과 시가총액만 비교한 저PBR 대표로 은행과 보험이 주목받고 있는데 은행의 기본 자산은 200~300조 원에 부채 역시 200~300조 원으로 높습니다. 자본총계가 높아도 자산과 부채의 RISK 및 변동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어떤 기사에서는 요즘 흔들리는 건설업종을 PBR로 비교하는데 규모가 큰 부동산 물건이 자산에 포함되어 있으니 PBR이 낮아 보이지만 한순간에 빵 터지는 PF사태에 해당 자산이 위험자산으로 변모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숫자로써의 순자산 가치에는 좀더 회사별 산업별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 함께 따라 줘야 합니다.

둘째 이익을 내고 있을 때와 아닐 때 PBR은 동일할 수 있으니, PBR 하나만으로 투자선택은 부실한 분석이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 우량한 자산이라면 당연히 영업이익을 만들어 내는 이익창출력을 갖추었을 것입니다. 낮은 PBR를 가지고 있지만 매출액과 이익이 지속적으로 시원치 않다면 “低PBR ≠ 저평가”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PBR이 1보다 작다고 해서 低PBR이라고 단정짓지 않나 봅니다. 동일 업종의 평균치와도 비교하고 해당 기업의 과거 4~5년 동안 PBR까지 함께 본 뒤에 판단합니다. 


그렇지만 PBR이라는 지표는 단순하지만 직관적으로 의미를 전달해 줍니다. 기본적으로 PBR이 높은 회사 보다야 투자하기에 좋은 조건이니까요. PBR이 낮다는 건 그래도 자산가치가 있는 편이니 “최소한 투자에 폭망할 일은 없다”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PBR 하나로 저평가 종목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저PBR 기업이라도 돈을 벌지 못한다면 말짱 꽝입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하거나, 앞으로 지속적으로 나아질 조건을 갖춘 저PBR 기업이 ‘찐’ 저평가 기업이겠죠.  

실적은 턴어라운드 했고, 앞으로 먹거리가 받혀 줄 거 같은데 이상하게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低PBR 기업. 혼자만 먼저 찾았다면 눈을 반짝거릴 수 있습니다. 너무 이상적이라서 그럴 일은 드물겠지만요. 그래도 고PBR 기업 보다야~ 다시 한 번, PBR만 보지는 않으시겠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22584491



https://holix.com/ch/AWNnQn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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