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관점으로
재무제표 분석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재무제표를 자꾸 읽다 보면, 숫자가 주는 인사이트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초보자에겐 무엇부터 살펴볼지 막막한 게 또 재무제표입니다. 그럼 한 번, 무작정 따라 해볼까요?
투자를 하는 경우 재무제표를 볼 일이 많이 생깁니다. 아니신 분도 있겠지만, 제대로 ‘투자’란 걸 하려면 기업의 재무제표, 간단한 걸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기업 재무제표를 읽다 보면 뜻하지 않게 여러 가지 경제적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선 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읽기 순서를 짚어 보겠습니다.
#시가총액과 PBR, PER 등 확인하기
주식투자를 할 경우엔 특히 한 기업만 투자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기본적인 사항을 먼저 확인합니다. <네이버증권> 우측 [투자정보] 코너에 왠만한 지표가 다 나옵니다. 1~3년 동안의 주가 추이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최고가, 거래대금, 종목번호, 상장주식수, PER, PBR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KCI는 다른 기업 정보를 탐색하다 눈에 걸린 회사인데요. 시가총액 순위가 코스닥 딱 1000등이더라고요. 코스닥 기업수가 1,422개인데 1000등이면 하위권이죠. 물론 시가총액 순서입니다만 816억 원, 요즘 유명한 PBR은 0.75로 보통의 코스닥 기업과 좀 달라 보입니다. 주가는 3.4 기준 7,240원입니다.
#재무상태와 시가총액 비교하기
시장의 가치와 가장 먼저 비교해 볼 재무제표는 재무상태표입니다. 회사의 자산과 부채, 자본 숫자를 보는 거죠. 시가총액이 천억 원이 안되어서 예상했지만 자산총계가 1,231억 원이네요. 부채가 249억 원 그리고 자본이 981억 원입니다. PBR이 왜 낮은지 바로 이해가 되지요? PBR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로
https://brunch.co.kr/@lshkorea/205
PBR을 몰라도 재무상태표의 자산총계는 회사가 팔 수 있는 모든 자산의 합입니다. 회사가 자산총계 숫자만큼 가치가 있다고 재무제표로 말하는데 시장의 셈법은 시가총액이잖아요. 두 숫자 차이를 대비해 놓고 왜 그런지 생각해 봅니다.
KCI는 보통 기업들 보다 부채가 적은 편이라서 PBR이 1보다 적습니다. 재무건전성의 첫번째 지표인 부채비율은 20%밖에 안됩니다. 누적 이익잉여금이 961억 원입니다. 작지만 거의 벌어서 회사를 키워왔고, 주요 영업자산인 <재고자산> 290억 원, <유형자산> 451억 원, <매출채권> 221억 원이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숫자에도 표정이나 분위기가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혹시 기업의 재무제표를 검색해서 볼 수 있는 DART 사이트를 모르신다면 아래 링크로
https://brunch.co.kr/@lshkorea/146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성장성 확인
다만 변화의 조짐이 살짝 보이긴 합니다. 2022년 기준 매출액이 1,096억 원이고 그리고 영업이익이 21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9.9% 거의 20%에 달하도록 이익률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역시나 흠이라면 사이즈가 작죠. 21년에 비해 매출액이 28% 정도 증가했어요. 또한 23년도 지난해 3분기까지 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액은 역시 6% 증가했습니다. 아하! 아쉽게도 원가율이 높아져서 매출 총이익은 -30% 정도를 기록합니다.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75억 원, 영업이익률은 8.8%로 뚝 떨어집니다.
기업의 경영활동은 결국엔 제품과 서비스의 판매 총량과 성과(이익)로 평가합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크기 보다 커지는 기세가 중요합니다.
#현금잔고와 배당현황
회사가 가진 기말의 현금성 자산은 2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무상태표의 윗부분 계정과목 <현금및현금성자산>과 현금흐름표 기말의현금입니다. 현금흐름표는 회사에 드나드는 실제 현금의 출저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든 재무제표입니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배당규모는 재무활동현금흐름 아래 항목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KCI는 정기적으로 배당을 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약 27억 원입니다. 투자자에게 현금은 회사가 주주에게 나눠줄 여력이 얼마나 있는지 보여주는 직관적인 숫자입니다. 돈을 잘 번다고 하지만, 매년 재투자 되거나, 사용해야 할 비용이 많다면 투자자에게 돌아 오는 몫이 줄겠죠. “곳간에서 인심 난다” 꼭 들어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다다익’금’입니다.
#회사 사업분야와 영업부문
회사 재무제표까지 까보기 시작했을 땐 이미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이지만, 다시 한번 정확히 짚고 간다는 의미에서, 찾아볼 정보가 바로 회사의 사업부문과 지배구조입니다. 메인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누가 회사의 주인인지는 알아야 합니다. <주석1번> 회사의 개요에 공식적인 회사 소개와 대주주 관련 정보가 나와 있습니다.
KCI는 샴푸와 린스의 고급 첨가물로 쓰이는 폴리머와 계면활성제 등을 제조할 목적으로 1991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매일 쓰는 생활용품인 샴푸의 원료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좀더 회사 설명을 읽어 보니 ㈜삼양사가 50.02% 지분으로 대주주입니다.
삼양사를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니 KCI가 삼양그룹 계열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룹의 지배구조를 잘 정리해 둔 곳이 있습니다. 공정위원회 사이트 [기업집단누리집] 코너에 가면 대기업 <주식소유지분도>를 조회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그룹사 지배구조는 여기 정보가 제일 정확합니다. KCI는 삼양그룹 내 주요 회사인 ㈜삼양사의 종속회사입니다. 이름이 생소했지만 그래도 큰 그룹에 속해 있는 곳이네요. 게다가 삼양그룹에는 상장사가 많지 않습니다. 4개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고 보면 4조 원 자산규모인 삼양그룹 중에 소외된 상장사인가 싶습니다.
이왕 <주석>을 열었다면 또한 매출액이 어떻게 발생되는지 ‘영업부문’ 주석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영업부문은 매출액이 어떤 곳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 구분을 해놓습니다. 제품별로 시기별로 매출액을 더 잘게 리포팅 해주면 좋겠지만 ‘영업기밀’에 속한 정보라 재무제표에는 큰 카테고리로 구분해 줍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도 시사점을 줄 때가 많으니 반드시 체크해야 할 데이터입니다.
KCI의 매출액은 국내 보다 해외 쪽 비중이 높습니다. 손익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주요 거래처가 2곳 있네요. 기술력과 CAPA 어느 쪽이 더 문제인지 알 순 없으나, 매출액이 늘어날 가능성을 확인하고픈 맘이 듭니다.
#상장사는 사업보고서 체크를 반드시
상장사는 <사업보고서>를 재무정보 외에도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우리 회사가 처한 경영환경이 이래요”라는 산업지식을 전달합니다. 판매하는 제품의 상세한 자료와 어떤 경우에는 시장점유율 등 마케팅 관련 정보를 제공합니다. KCI의 주력 제품은 화장품 원료로 L'oreal, P&G 2개사가 주요 고객이라는 사실도 사업보고서 <매출 및 수주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KPI가 삼양그룹 계열사라고 하니, 삼양그룹의 지주사 또는 대주주인 삼양사 사업보고서에서도 KCI 관련 내용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간접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룹내 계열사인 KCI의 위치나 중요도를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투자 대상이 된 회사는 반드시 재무제표 주요 숫자를 확인해야 합니다. 투자 의사결정의 심리 리스크(조급함에 사거나, 두려움에 매도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간단한 비교표로 동종업계, 경쟁사와 견주어 매수, 매도가 적정한지 판단자료로 삼을 수 있습니다. 꼼꼼히 따져야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으니까요.
*KCI와 대등 비교할 경쟁사가 없어, 화장품 재료를 주사업으로 하는 회사와 비교표를 작성했습니다.
재무제표 주요 숫자를 놓고 분석까지 필요 없습니다. 그저 숫자들의 내용을 이야기로 기술만 해도 해당 기업의 이해도가 200% 상승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KCI 관련 위의 표만 그대로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KCI는 시가총액 816억 원이며, 저PBR으로 보이지만 자산 1,246억 원의 회사입니다. 부채비율이 낮아 재무건전성은 높으나 매출액이 작고, 이익이 아직 크지 않아 시장의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삼양그룹의 계열사로 현금보유량 여유가 있어 향후 투자나 적극적인 성장 의지만 있다면…. 좋은 성과가 기대됩니다. 반대로 그러면 그동안 왜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선뜻 내기 힘든 부분이 존재합니다.”
KCI 관련해 나오는 정보를 종합해 보니, 삼양그룹은 이제 식재료 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설탕, 밀가루로 시작한 오래된 장수기업은 맞습니다. 2024년 올해가 창업 100주년이라고 하네요. 과거 CI 및 비전선포일 때 2025년을 그룹 매출액 5조 원을 목표로 삼았던 기록이 있습니다. 현재 삼양그룹의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2022년 기준 매출액이 약 3.3조 원입니다.
아참! 그리고 저도 헷갈렸는데 삼양사는 삼양라면을 만드는 삼양식품과는 다른 곳입니다. 제품군이 식품 쪽이라 더 착각하기 쉬운데 삼양사는 설탕, 전분당, 밀가루 등 식품 원재료를 제조하는 회사로 출발한 곳입니다.
그룹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그간 소리 소문 없이 변화를 추구한 것은 맞아 보입니다. 식품과 화학으로 양분된 사업구조는 매출액 분포로 화학이 전체 그룹사의 44%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오늘 살펴본 KCI는 아직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삼양그룹이 해외에 공장도 짓고, 작년에 계면활성제 관련 미국 기업을 인수까지 합니다. 식품에서 화학분야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특히 삼양그룹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PET병 등 좀 독특한 소재 부분에 사업 영역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구심이 드는 점은 다른 계열사는 다 삼양이라는 그룹사 명칭을 쓰는데 여기만 KCI. 숨긴 건지, 놔둔 건지~ 혼자 영문명이네요.
삼양그룹에서는 이 회사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임직원 179명이 근무하는 코스닥 회사인데 상장사라는 이점도 있지만 지배구조 관련해서 복잡한 삼양그룹에서 그냥 방치한 계열사처럼은 보입니다. KCI가 커지려면 적극적인 누군가의 개입이 필요해 보입니다. 삼양그룹 내부의 욕망이 필요한 회사로 느껴지네요.
지금 궁금한 회사 재무제표를 열고, 위의 항목을 찾아 적어보세요
직접 해보면 확실히 뭐가 중헌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상기 글은 2021~2023년 사이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사업보고서 등)를 참고해 기술한 내용입니다. 일상 생활 속에 만나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있는 그대로 읽어 갑니다. 그러는 동안 회색의 숫자들이 말하는 기업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글쓴이-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미지 출처 – DART(전자공시시스템) or 재무제표 읽는 남자
기타 참고사항 4. 최대주주의 사업현황 : 당사의 최대주주인 (주)삼양사는 2011년11월1일 설립되었습니다. (주)삼양홀딩스는2011년8월10일 이사회에서 (주)삼양홀딩스(분할되는 회사)와 (주)삼양사(인적분할신설회사) 및 (주)삼양바이오팜(물적분할신설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의하였고, 2011년9월2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가결되었습니다. 회사의 주식은 2011년12월5일자로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되어 매매가 개시되었습니다. 사업은 크게 식품부문, 화학부문으로 나뉩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주)삼양사의 사업보고서 등 내용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당사의 최대주주의 최대주주인 (주)삼양홀딩스는 1924년 합자회사 삼수사로 설립되었으며, 회사의 주식이196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어 매매가 개시되었습니다. 2011년에 분할을 결의하였고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를 승인하였습니다. 분할되는 회사(존속회사)인 삼양홀딩스는 2011년11월1일을 분할기일로 분할 전에는 식품, 화학, 사료, 무역및 기타 사업을 영위하였고 분할된 후에는 투자, 무역 및 임대사업을 주된 목적 사업으로하는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하였습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주)삼양홀딩스 사업보고서 등 내용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재무제표 읽기 관련해 스터디가 필요하신 분은 아래 링크로 참여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