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의 비밀(5)
“재무제표를 알면, 무턱대고 투자할 수 없다.”
"삼성출판사 또 상한가↑" 요런 기사를 올해 심심찮게 들었습니다. 전혀요? 그럼 혹시 “아기상어 뚜루뚜루르” 못 들어 보셨나요? "아기상어한테 물려도 아파요. 아빠 상어한테 물리면 죽어요~" 페러디까지 나왔는데... 2018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도 곧 방영된다고 합니다. 그 결과로 2019년엔 이 노래 하나로 '삼성출판사' 주가가 완전히 재평가 되었습니다. 그게 적절한지 살펴 볼까 합니다. 좀더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서, 일부러 주가상승의 반대편에 서겠습니다. 이미 상한가를 여러 번 했다는 건 객관적으로 시장기치를 인정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대들어 봤자, ^^; 돌파메질 당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마이너리티 리포트, A팀 VS B팀 등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봐야 올바른 판단이 되지 않을까요…
▶회 사 명: 삼성출판사
▶회사개요: 주식회사 삼성출판사(이하 "지배기업"이라 함)는 국내에 종속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서 12월 31일을 보고기간종료일로 하고 있으며, 2002년 7월 1일을 기준일로 하여 주식회사 에프앤에프의 출판사업부문과 고속도로 휴게소사업부문이 분할되어 설립되었습니다. 지배기업의 본사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명달로 94(서초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출판사업, 휴게소사업 및 임대사업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며, 2002년 8월 5일에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습니다.
지배기업은 2008년 5월 21일을 기준일로 하여 유통주식수의 확대를 통한 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10:1의 비율로 보통주주식을 액면분할하여 2008년 6월 5일자로 변경상장하였으며, 당분기말 현재 지배기업의 납입자본금은 50억원입니다. 지배기업의 주요주주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 주 주: 김진용 47.44%, 김민석 6.53% 등 특수관계자 66.96%.
삼성출판사의 3년 주가 변동을 보면 2018년 중간에 한 번 팡! 2019년 1월초에 팡! 10월, 11월에 각각 팡!팡! 계단식 상승을 이뤘습니다. 오래 전부터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참 행복한 한 해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와중에도 손해를 보신 분도 있겠습니다만. 우선 2015~2019년 3분기까지 삼성출판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를 주가와 비교하기 위해서 살펴 보겠습니다.
매출액은 그나마 늘어나는 편이지만, 영업이익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100억 원 대의 영업이익이 2018년에는 33억 원으로 줄었으며, 올해 3분기까지는 14억 원으로 더 떨어졌습니다. 원인은 판매관리비의 상승에 있습니다.(인건비가 좀 늘었습니다.)
당연히 삼성출판사 2015~2019년 주가와 매출액은 동일한 추이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더욱이 과거의 경영실적을 나타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숫자로는 급등한 상한가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상승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실적 하락하는 건 쫌…. 게다가 삼성출판사 별도 재무제표 기준(종속회사 실적 제외시) 2018년 -11억 원 영업적자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아기상어는 삼성출판사의 제품이 아닙니다. ㈜스마트스터디의 제품이고, 삼성출판사는 스마트스터디의 영향력을 미치는 지배기업일뿐입니다. 스마트스터디의 22% 지분을 가진 김민석 대표는 삼성출판사의 6% 지분을 가진 2대주주로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주주의 아들입니다. 삼성출판사는 또한 스마트스터디의 20%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두 개 회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는 맞습니다. 투자자들은 아기상어의 성공으로 가능성을 본 뒤 해당 회사(스마트스터디)에 투자하고 싶지만 비상장사인 관계로 모기업인 삼성출판사 주식을 사들인 셈입니다.
삼성출판사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보면 주가 상승이 더 의아해 질 수 있습니다. 삼성출판사는 출판업을 모태로 큰 기업이지만 현재 사업구조 상으로는 출판, 휴게소, 임대, 문구∙패션디자인, 애니메이션 제작 등 사업 부문이 다양한 기업입니다. 게다가 매출 비중이 73%으로 제일 높은 부분은 종속회사 ㈜아트박스의 문구∙패션디자인입니다.
그래도 아기상어 만든 회사의 모기업이다 치고, 아기상어랑 직접적인 ㈜스마트스터디를 뜯어 봅니다. 분명 아기상어 효과는 스마트스터디 재무제표에 쌓일 테니 우선 손익계산서부터 확인합니다. 비상장사라서 2018년 감사보고서의 숫자를 찾아보니 매출액 400억 원, 영업이익 7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그 전년도 보다 실적인 팍팍 좋아졌습니다. 역시 아기상어! 최근 실적은 스마트스터디가 삼성출판사의 관계기업인지라 삼성출판사 쪽 재무제표에서 2019년 3분기 결과를 알아 낼 수 있습니다. 매출액 438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 당기순이익 98억 원. 더 많이 늘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2019년 말 손익은 2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렇게 미래 수익가치가 팍!팍!팍! 늘어날 회사라면 당연히 주가가 오르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 합니다.
스마트스터디
그런데, 그런데…. 아직은 사이즈가 좀 작지 않나 싶습니다. 당기순이익 100억 원 가까이 되고, 모바일 앱, 플랫폼 사업 성격 상 원가가 35% 밖에 안 되니, 향후 폭팔적인 이익이 기대되는 모바일 영유아 콘텐츠 시장입니다. 다만, 시장 장악력이 있는지 아직 확언할 수 없습니다. 아기상어로 인해 주가가 오른 이벤트는 유투브 38억 뷰, 빌보드 차트 진입 등의 글로벌급 핵인기를 끈다는 소식입니다.
이후 삼성출판사와 스마트스터디는 발 빠르게 ‘핑크퐁 상어가족’ 뮤지컬을 만들어 성공하고 있습니다. 핑크퐁 TV, 핑크퐁 아기상어 애니메이션 제작, 오프라인 유통플랫폼 마이리틀타이거 37개 직영점 운영, 유치원과 어린이집 대상 핑크퐁 킨더스쿨 프로그램(2~5세 대상 통합 놀이 프로그램) 출시 등 추가적인 사업 아이템이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뽀로로처럼 아기상어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과 프로그램을 시장에 내놓은 거죠. 실제로 스마트스터디는 아기상어를 발판으로 글로벌 콘텐츠 회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최근 EBS 펭수 신드롬을 보면서, 한 순간에 사랑 받는 캐릭터의 탄생을 목격합니다. 그만큼 SNS를 비롯한 여러 다면적인 채널이 정보를 전파합니다. 물론 의도하지 않은 팬덤이 만든 ‘짤’과 ‘덕질’ 영상은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다양하게 만들어 브랜드 파워를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비가 많이 될수록 브랜드와 캐릭터의 생애시간이 짧아 집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정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도 강남스타일은 외국에 나가면 한국인이라면 춰야 할 춤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뒤로 월드 스타가 된 싸이가 월드 뮤지션으로 히트치는 노래를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저 싸이 노래 좋아합니다. 훌륭한 작곡가이자 뮤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따라 부르기 쉽고, 따라 추기 쉬운 춤, 유투브와 순식간에 떠버린 탓에 그의 음악적 재능이 사랑 받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싸이의 성공 요인과 한계
즉 재상산과 지속적인 유사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있는가? 고민해봐야 할 지점입니다. 이후 한류의 글로벌 스타로 인정받는 BTS를 보면 싸이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들의 성공은 메가 히트일뿐만 아니라, 그들의 음악성과 퍼포먼스 창의력으로 인정받은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스마트스터디는 아기상어를 BTS처럼 성장시키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많은 준비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면까지 살펴 보고 투자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다만 그러지 않고, 주가가 오르는 것만 보시고 “삼성출판사 대단한 회사다” 하지는 마시라고…. ^^ 글을 포스팅합니다. 관련하여 스마트스터디가 상장할 거라는 뉴스가 난 적 있습니다.(확인된 바는 아닙니다.) 회사의 기술력과 추가 콘텐츠의 성장성을 판단하고 이후에 찬찬히 투자를 결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너무 신중하면 투자 타이밍을 놓친다는 말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하하
※상기 내용은 FY17~14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 기준이며, 재무제표에 있는 내용만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한 것이오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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