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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내셔널

회계를 알면 기업이 보인다(43)

드라마 미생에게 바치는 오마주 재무제표 “포스코인터내셔널”


Intro | 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


2014년 방영된 드라마 미생은 직장인의 가슴을 울리는 명작입니다. ‘종합상사’를 배경으로 정규직으로 채용되고 싶은 장그래(임시완 분)와 신입사원들의 직장생활을 그리고 있습니다. 당시 직장 5년 차에 접어든 저에게는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요즘 직장생활과는 조건과 환경이 무척 다르겠지만, 인간관계, 사회생활, 직장생활의 본질에 있어서는 변함없는 ‘띵작’으로 강추합니다. 미생의 배경이 된 회사는 서울역에 위치한 대우인터내셔널입니다. 지금은 포스코로 인수되어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겸사하여 종합상사, 해외무역을 주로 하는 회사의 재무제표 특징은 어떤지 살펴 볼까 합니다.  

*종합상사(綜合商社, 줄여서 商社)란 업종 면에서 특별한 전문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무역 등을 통해 무엇이건 돈이 되는 사업을 발굴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라면에서 미사일까지"라는 말로 표현되듯, 시장의 틈새를 찾아 수익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건 하는 기업인 셈이다.[1] 본래 일본 특유의 회사 형태였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상사로는 삼성물산이 있다. – 출처 위키백과


Body | 라면에서 미사일까지 다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00년 12월 27일 (주)대우의 무역부문의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되었습니다. 그때 이름은 대우인터내셔널입니다. 2019년 3월 18일 정기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상호를 주식회사 포스코대우에서 주식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로 변경하였습니다. 연결기업은 수출입업 및 동 대행업, 중개업, 제조 및 판매, 자원개발 및 임대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철강, 비철금속, 화학제품, 자동차부품, 기계, 선박 및 플랜트, 전기전자, 특수물자, 곡물, 원유 등을 영업활동의 주요 품목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배주주는 지분 62.9%를 소유하고 있는 ㈜포스코입니다.

대략의 재무제표를 살펴 봅니다. 자산총계 FY2019 3Q 기준으로 9.8조 원입니다. 자산항목 중에 매출채권이 4조 원으로 42.8% 비중입니다. 외상값인 매출채권 비중이 이렇게 높은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것도 무역회사의 특징일까요”

재고자산, 유형자산, 무형자산이 각각 1.2~1.3조 원입니다. 주석을 통해서 이 숫자의 내역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부채항목으로 넘어가니 단기차입금 1.5조 원과 유동성사채 약 4,000억 원으로 유동성 높은 부채가 꽤 많습니다. 건전성 대표지표인 부채비율도 221%로 높습니다. 좀 이상하다 싶어 동종업계인 LG상사, 현대상사, GS글로벌 부채비율을 살펴보니 다들 마찬가지로 200%가 넘긴 합니다. 업종 특성인지는 좀더 살펴 보겠습니다.

매출채권의 자산 대비 비중이 높고, 회전율이 60일 이상인 게 요즘 기업들과 비교해 이상하다 싶었습니다만 손익계산서를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매출액 규모가 2018년 기준 25조 1,739억 원입니다. 9.8조 원 자산 기준으로 보면 많이 파는 회사입니다. 2019년에도 무난히 매출액은 25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매출원가율이 96%로 높습니다. 2018년 영업이익 4,726억 원과 당기순이익 1,157억 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차이는 기타영업외손익 때문인데 금융비용 (9,192)억 원이 크네요.

“금융비용이 왜 이리 많지? 뒤에 밝히겠지만 다 이유가 있더군요.”

현금흐름은 2015년~2019년 3분기까지 패턴을 살펴 보면 지난 2018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잠시 안 좋았고요. 그 외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2019년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 1.1조 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재무제표 분석표에서 드러난 종합상사 대우인터내셔널 재무제표 특징은 

“첫째, 매출채권이 많다. 둘째, 부채비율이 높다. 셋째, 원가율이 높지만 매출액 규모가 커서 1.9%의 영업이익률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다. 넷째, 기타손익 탓에 당기순이익률은 1% 미만이다.”입니다.


좀더 자세하게 살펴 보기 위해서, 주요한 숫자의 주석 사항을 꼼꼼히 읽어 보겠습니다. 


주석1번 연결기업의 개요를 보니, 대략 지금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역사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2000년 ㈜대우의 무역부문이 분할되어 ㈜대우인터네셔널이 되었습니다. 이후 2010년 포스코가 인수, 대우인터네셔널 이름을 그대로 쓰다가 2016년 ㈜포스코대우 → 2019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됩니다. 포스코는 해외 무역 거래를 위한 종합상사가 필요했는데, 마침 대우사태로 인해 떨어져 나온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입니다. 

주석1-2 종속기업을 보면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이 필요한 이유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에 종속회사를 두고 있으며, 이들의 업종이 무역, 자원개발, 서비스, 철강, 호텔, 곡물도정 등입니다. 자산규모가 3,000억 원이 넘는 자원개발 회사 2개 보이는데 당기순손실 중이네요. 해외자원개발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종합상사를 다뤘던 미생에서는 장그래의 영업3팀이 주인공 팀이었지만 그 외에도 장백기 철강팀, 안영희의 자원개발팀이 생각 나네요. 

주석3번 부문별 공시(영업부문)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무역, 자원개발, 기타로 실질적인 매출이 구분되고 특히 무역부분 순매출액 24조 855억 원으로 전체 95%가 무역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보면 아시아(중국 제외)가 10조 7,993억 원으로 제일 크며, 철강/비철 제품이 전체 65% 비중을 차지합니다. 

“연결기업은 Kerman Motor Company가 입금하였으나, 미국의 對이란 제재에 의해 우리은행이 지급 거절한 대금 19,303백만원에 대해 장기성미수금으로 계상하였습니다.”

주석5번 매출채권및기타채권 Box 아래 주석에 쓰인 문구를 보니 무역회사란 국제 정세에 따라서도 손해를 볼 수도 있으며, 금융비용의 대부분이 외환차손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환거래가 크니 외환차익과 외환차손도 몇 천억 원 대로 움직입니다. 실제적인 은행이자는 1,461억 원으로 2018년부터 높아진 상태입니다. 

종합상사는 해외무역뿐만 아니라 돈 되는 사업은 적극적으로 모두 다 추진합니다. 미생 영업3팀에서 요르단 중고차 매매 사업을 다시 검토하고, 회사에 제안하는 장면을 기억하시는지요? 그 때 종합상사가 사업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종합상사가 그 정도까지 사업의 범위가 다양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무형자산을 보면 다른 회사랑 독특한 계정이 보입니다. 통상 무형자산으로는 기업 간의 M&A 결과 생기는 영업권, 기술 개발을 위한 개발비가 큰 숫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에는 영업권, 산업재산권 외에도 광업권, 탐사평가무형자산, 개발광구 등 자원개발과 관련된 사항이 보입니다. 특히 광업권이 1.3조 원의 큰 숫자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광구개발, 가스생산, 가스운송 시설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주석 31번 특수관계자 거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매출원가 비율이 왜 이리 높은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 등 관계기업 매입액이 8조 원에 달합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 관계사로부터 나온 철강 제품입니다. 마진을 높게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높긴 합니다만… 단가가 비싼 무거운 제품을 판매(운송 등)하기 때문에 원가가 높은 것도 원인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회사의 경쟁우위 요소) 포스코 그룹에 인수 된 이후 철강 Business에서 안정적인 제품 공급선을 확보한 것을 비롯해, 건설, 소재, IT, 플랜트 등 그룹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크게 확장하고 새로운 사업 가능성의 확보 등을 통해 다양한 Synergy 효과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종합상사로는 유일하게 자동차부품 전문 조직을 보유, 30여년 이상 축적된 거래 Know-How를 바탕으로 전세계 70여개국 250여개 이상의 고객사들에게 부품 및 관련 엔지니어링 기술을 공급하고 있으며 비철금속 분야의 Trading 역량을 기반으로 향후 유망한 성장세가 기대되는 2차전지 관련 사업 분야의 역량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Outro | 상사맨의 기백 


작은 무역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던 지인은 사무실 분위기에 반했다고 합니다. 각 나라 말로 전화통화하는 활기찬 모습에 입사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해외영업, 종합상사의 업무란 정형화 되지 않습니다. 

외국어 실력은 기본일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임직원 숫자는 2018년 말 기준 1,886명입니다. 단순 계산해 보면 1인당 133억 원의 매출액을 담당한 셈입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종합상사, 무역회사의 업무 스타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해외영업이라는 것이 혼자 해결해야 할 일도 많겠지만(맨땅의 헤딩), 매출액의 규모가 크니 성취감도 크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BtoB(기업간의 거래)가 많고, 대기업 종합상사의 경우 모기업 주력 제품을 담당하는 회사라는 특징도 있습니다.  

드라마 미생은 직장생활의 애환을 다루면서, 무역회사인 종합상사 문화와 사무실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당시에 실제 무역회사 다니시는 분들은 신용장 거래, 통화선도  등 화면 속에서 무역용어가 나올 때마다 짜릿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주요 종합상사 비교를 만들어 봤습니다. 삼성물산이 1위 종합상사일 때도 있어서 넣긴 했는데 이제는 제일모직, 건설부문, 에버랜드가 합쳐서 전체 숫자로 비교하면 안됩니다. 삼성물산의 상사부분 매출액은 1.7조 원이고, 영업손익 1459억 원입니다. 직원 수는 818명. 참고하여 보시길 바랍니다. 비교표를 만들어 보니 무역회사들 사이에 비슷한 점이 보입니다. 높은 부채비율과 매출액 규모는 자산에 비해서 크고, 임직원 1인당 매출액이 상당합니다.  

무역회사 순위 관련 블로그 글

https://blog.naver.com/wcdef10/221444164954


재무제표는 개별 회사의 실적도 확인할 수 있지만, 해당 산업과 업종의 경기전망에 대한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우인터내셔널, 종합상사 재무제표 이야기가 종합상사, 해외무역을 직장으로 꿈꾸는 이에게 참고되길 바랍니다. 새해 직장인으로 드라마 '미생'을 떠올립니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수출’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그 바탕에는 종합상사, 해외무역에서 열심히 일했던 상사맨들의 공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감사합니다.   



※상기 내용은 FY17~14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 기준이며, 재무제표에 있는 내용만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한 것이오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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