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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그 회사, 지금은 잘 나갈까?
미샤

(주)에이블씨엔씨  

더페이스샵·스킨푸드·미샤·이니스프리·아리따움, 길거리을 걷다 보면 흔히 볼 수 있었던 1층 화장품 로드숍(거리매장)이 위세를 떨쳤던 시기는 2016년이 정점입니다. 좀더 잡아 2017년까지라고도 합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중국시장이 닫히게 되면서부터입니다.  2017년 사드(THAAD·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 갈등이 출발점입니다. 2017년 6월 (주)에블씨엔씨는 사모펀드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대주주 지분을 1,882억 원에 매각합니다. 이후 몇 달 안지나, 9월에는 유상증자 1,800억 원을 진행합니다.


그 과정을 요약하면 서영필 대표의 지분을 자회사인 리프앤바인에게 전량 넘기고, 자회사는 사모펀드가 투자목적 회사가 100% 지분을 가진 구조입니다. 갑작스럽 대주주의 변화도 ‘핫’한 뉴스였지만, 이후 유상증자는 “불친철한 유상증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보고서 제목)으로 말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기사] 

http://www.breaknews.com/sub_read.html?uid=514038&section=sc3


2017년 그때 미샤의 재무제표를 읽고

▶회사명 : 에이블씨엔씨(미샤) ▶회사개요:  2000년 1월 7일로 설립되어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본사를 두고 화장품과 생활용품 제조 판매업 및 유통판매업, 인터넷상거래업 등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대주주: 리프앤바인 57.25%→비너스원→IMM인베스트먼트 


“애널리스트 3인 3색 의견 미샤의 유상증자 1,800억 원”

1. 불친절한 유상증자, 당연한 실적 부진, 대규모 유상증자 공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등 톤이 이렇게 차이 나는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처음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시장의 반응은 6일 연속 주가 하락이었습니다.  

2. 미샤는 2013년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 32% LG생활건강 19.8% 이은 3위 업체로 시장점유율은 3.9%입니다. 중국 영향이 있지만 화장품은 나름 이익율이 높은 산업입니다. FY16 기준 미샤의 매출액은 3,835억 원이고, 영업이익 228억 원입니다. 판매관리비 비율이 높지만 않으면,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구조이기에 매출만 확보된다면 흑자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2017년 반기 영업이익도 70억 원을 기록한 상황에 갑자기 2017년 4월 대주주가 본인과 가족의 지분 전량을 사모펀드에 매각한 것입니다. 최근 몇 년간 실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익은 그래도 나던 회사인데.. 최고의사결정권자 눈에는 다르게 보였나 봅니다. 


3. 회사를 팔아 수천억 원의 현금을 한 번에 챙긴 걸로 이슈가 될 때까지도 별 문제없어 보였는데, 미샤가 대뜸 1,800억 원의 유상증자 공시합니다. 유상증자의 이유는 노후점포 인테리어 개선과 마케팅 확대~~ 블라블라…. 대번에 의심의 눈초리가 생깁니다. 1800억 원에 산 사모펀드 회사가 18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한다… 뭐 투자금을 돌리려는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애널리스트 보고서에도 “시장에 밝혀지지 않는 다른 사업계획 혹은 다른 유상증자 목적이 있는지 의심스러움”이라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2020년 3년이 지난 현재의 미샤

미샤는 국내 화장품 로드샵 전성기를 열었던 1세대 회사입니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도 화장품 산업은 힘을 못쓰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그 많던 미샤·더페이스샵 어디 갔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관련기사] https://news.joins.com/article/23851563


(주)에이블씨엔씨는 회사를 설립할 당시 기존 화장품 시장의 유통구조, 생산구조의 모순을 시정하려는 노력 끝에 화장품업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며 '미샤(MISSHA)'라는 브랜드는 물론 '브랜드숍'이라는 시장을 탄생시켰습니다. 이후 모방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시장에 진입하고 몇몇 대기업까지 브랜드숍 사업에 적극 진출해 현재 브랜드숍 시장은 큰 규모로 발전했습니다.

2019년 자산총계 4,332억 원, 부채비율 69% 2017년 자산 3,721억 원에 비해 증가했지만 그 전의 성장추이를 비교해 보면 약간~ 주춤해 보입니다. 매출액은 4,222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입니다. 2019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에이블씨엔씨(미샤)의 매출은 2018년 대비 2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을 기록합니다. 2018년 190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2016년 228억 원의 흑자를 낸 기록이 있는 회사는 2018년 당기순이익 -116억 원, 2019년 -96억 원, 2020년 반기 기준 -204억 원으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내고 있습니다.

에이블씨엔씨의 전략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시장확대입니다. 아직까지는 그게 여의치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회사의 의견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이블씨엔씨는 2004년 호주 시드니매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미국,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하여 40개국에 3,400여개에 달하는 해외 매장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일본, 중국 시장은 전략지역으로 현지법인을 두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꾀하는 동시에 품질력을 기반으로 시장확장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유럽과 중동 및 남미 지역으로 시장을 적극 확대하여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 해외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지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러한 당사의 특, 장점인 해외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화 및 글로벌 브랜드로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유럽, 일본, 홍콩 등 해외 현지 트렌드를 수집해 글로벌 브랜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신속히 출시해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고객 우선주의'의 가치를 실현시킬 것입니다.
영업실적의 변화와 관련하여 회사는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며 온라인과 해외영업에 집중하였고, 신규편인 연결회사의 매출이 더해지며 22%의 매출성장을 달성하였고 원가 및 고정비절감등의 노력을 통해 영업이익 18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하였습니다. 영업권 손상의 영향으로 당기순손실은 96억원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는 2020년 매출증대를 위해 온라인과 해외영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며 보다 효율적인 오프라인 운영과 원가절감,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재무제표 상으로 보면 2020년 반기 판매관리비 비율이 69.6%까지 올라 있습니다. 이전보다 약 10%가 오른 셈인데 팔아도 적자가 나는 구조가 되기 쉽습니다. 제조원가가 낮은 화장품 산업은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트치는 브랜드가 한 개만 있어도 높은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여성분들도 요즘은 화장품 소비가 줄지 않았을까요? 외부 외출도 줄었으니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 흑자전환했지만 당기순손실이 난 이유는 “영업권손상차손” 207억 원 때문입니다. 계열사 사들인 게 영~ 힘을 못쓰나 봅니다. 부채비율이 낮은 터라(유상증자 자금 확보) 이자비용은 17억 원인데 금융부채평가이익이 금융비용이 크게 변동되는 원인입니다. 3년이 지나는 동안 경영실적으로는 반등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 직원수도 유지되고 있으며, 사모펀드에서 투입한 경영진이 안정화될 시점입니다. 에이블씨엔씨의 지난 10년간 매출추이를 보면 큰 변화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는 팔리는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습니다. 뭔가 이런 최악의 상황을 타게 할 뾰족한 수가 없을까요?

한 때 핫했던 미샤 요즘은 어떤지 재무제표로 살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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