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빈자리

그 여행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by 루미소희

프롤로그:

친구가 없던 나는 언제나 외로웠다.

버스를 타는 것도,

단체 속에 끼는 것도 힘들었다.

그때의 나는 세상과 잠시 단절되곤 했다.




나는 수학여행이 싫었다.

정확히 말하면, 버스를 타는 게 싫었다.


친구가 없던 나는 괜히

텅 빈자리에 가방을 놓아두곤 했다.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를

내 일부분으로 가리고 또 가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로 스칠 때면

괜히 졸리지 않은 눈을 깜박였다.


눈을 감고 귀를 막아

세상과 단절된 채

그렇게 시간이 흐르길 기다렸다.


버스에서 아무의 손도

잡지 못한 채 내린 나는

그 시간이 지독히 싫었다.


엄마에게 전화해

즐거운 척 둘러댈 때

외로움이 한층 더 밀려왔다.


그때의 나에게 이제야

직접 손을 내밀어 본다.

그리고 잘 견뎌냈다고 손을 맞잡았다.


그 시절 나는 혼자였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외톨이 #외로움 #빈자리#쓸쓸함#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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