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단편
프롤로그:
그리움은 늘 여름의 냄새를 닮았다.
습한 바람, 젖은 운동화, 그리고 새벽의 잔향.
그 속엔 우리가 있었다.
서로를 위해주고, 어깨를 내주던 그때의 우리.
이 이야기는, 그 여름 신문을 돌리던 아이들의 기억이다.
6학년 어느 여름날이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용돈이 끊기자,
우리 네 남매는 신문배달을 시작하기로 했다.
첫째 언니가 남은 셋을 데리고
신문 배달소를 찾아갔다.
“잘할 수 있어요. 우리 좀 시켜주세요.”
그때 언니는 열일곱 살, 아직 학생이었지만 목소리는 어른 같았다.
그렇게 이제 겨우 4학년이던 막내까지
키만 한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일을 배웠다.
새벽마다 비닐 포장을 벗기고,
신문을 돌리고,
손끝이 까매지도록 일을 했다.
여름의 장마 끝, 큰 태풍이 몰려오던 날에도
우린 현관문을 나섰다.
그 어린 마음에도 ‘내 일은 내가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현관문을 나설 때,
엄마가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조심히 다녀와. 비옷 단단히 여미고…”
방학 전날, 들뜬 사람들 속에서
씩씩하던 동생이 말했다.
“오늘은 석(夕)간 같이 돌리자.”
그날 신문을 돌리고 나서
동생은 쌈짓돈을 털어
달라스버거에서 햄버거를 사줬다.
세월이 흘러 흰머리가 늘어가는 요즘,
멀어진 남매들을 떠올리면
그 시절이 그립다.
비록 가난했지만,
서로를 아껴주고 웃을 줄 알았던 그 여름.
그때의 내 마음은 지금 어디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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