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소리

아버지라 불러본다.

by 루미소희

프롤로그:

말 없는 손길이 마음을 대신할 때가 있다.

그 기억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생명들이 잠시 쉬어가는 계절

아버지가 계셔 춥지 않았다.



바람났던 그 사람이 돌아온 날

나는 처음으로 방문을 세게 닫았다.


자꾸 친근한 척하는 그 사람이 싫어

귀에는 이어폰을 항상 꽂았다.


그런 나의 방문에

도시락이 놓이기 시작했다.

삼천 원과 함께.


말없이 가져가기만 하던 내가

도시락통 안의 음식을 반쯤 남긴 날,

가게 앞에서 주머니 속 몇 천 원을 들고

망설이며 돌아서던 그 모습을 보았다.


할 일 없던 그 사람이

주머니를 뒤져 삼천 원을

두었을 그 마음을

나는 그날 처음 느꼈다.


그날 나는 아버지를

부정하던 마음을 밀어냈다.

그리곤 처음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후 좋아하지도 않던 비엔나와

낯설던 검은 밥이 나는 그렇게나 기다려졌다.


추억의 도시락을 만날 때면

아버지의 소시지 굽던 소리가 듣고 싶다.


치지직 톡 하던 그 소리는 지금도 있지만

아버지의 소리는 찾을 수가 없다.


다시는 들을 수 없는 그 소리가

그렇게나 사무친다.


오늘도 그 손길과 소리를, 마음속으로 찾아본다.




#아버지#도시락#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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