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행복방정식을 찾아서
우리는 왜 사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아마도 다음과 같은 답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행복하려고"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얼핏 보면 금방 대답할 수 있을법한 질문이지만 막상 이야기하려면 쉽지가 않다. 사전에서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한번 보자. '행복 :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
어떠한가? 대체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정도의 정의인가? 여기에서 기쁨과 만족감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들이다. 이런 주관적인 감정들의 수많은 얼굴을 가진 행복에 대해 일반론적인 접근이 가능할까? 여기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행복을 풀다'의 모 가댓이다.
책 소개 및 여러 서평에 저자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긴 하지만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자 모 가댓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학자이자 ‘구글X’의 신규사업개발 총책임자(CBO)이다.
그러나 2014년, 그는 대학생이던 아들 알리를 의료사고로 갑자기 잃는 비극을 겪었다. 아들이 죽고 17일 후부터 그는 글쓰기에만 전념했고, 4개월 반 만에 미친 듯이 이 책을 써 내려갔다.
누구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쓸 수 있지만 이런 이력과 함께 자신의 행복방정식을 통해 아픔을 극복하고 행복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여타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은 어느 정도 답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3 부분으로 행복에 대해서 풀어가는데,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6가지의 큰 환상을 깨뜨려라.
2. 7가지의 맹점을 바로잡아라.
3. 5가지의 진실을 움켜잡아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6가지의 환상 - 생각, 자아, 지식, 시간, 통제, 두려움
2. 7가지의 맹점 - 여과, 추정, 예측, 기억, 분류, 감정, 과장
3. 5가지의 진실 - 지금, 변화, 사랑, 죽음, 설계
책 소개에서 공학자의 관점을 강조하는 데 비해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비공학적 특성을 띄는 듯하다. 공학자적 관점을 수학적인 것으로만 생각하고 접근하는 독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런 느낌이 짙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책의 앞뒤를 왔다 갔다 하며 읽은 순간이 몇 번 있었는데 그것을 반복하다 보면 어렴풋이나마 그의 관점 내지는 접근하는 방식이 여타 행복에 관한 글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6가지의 환상'을 깨뜨리는 부분에서의 세밀하고 논리적인 전개가 '7가지의 맹점'을 바로 잡는 부분에서는 조금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마지막 '5가지의 궁극적 진실' 부분은 논란의 여지도 많을 것 같을 뿐 아니라 무언가 붕 뜬 느낌마저 든다. 마치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시크릿>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다루고 있는 내용이 종교를 포함한 예민한 주제들과 연관된 탓도 있지만 앞서 순차적으로 논증해오던 방식에서 믾이 벗어난듯한 느낌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자도 이미 이런 부분을 알고 있고 '지금까지 자신과 함께 하였으니 자기를 믿고 마지막까지 함께 가 보자'라고 말하는 저자 앞에 어쩔 수 없이 끝까지 함께 했고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사실 좋았던 구절이 적지 않지만 줄이고 줄여 간략하게 몇 부분 올려본다.
- 두뇌라는 경이로운 기계도 한 번에 하나밖에 해낼 수 없다(102쪽)
- 그런데도 당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 두 가지
가 있다. 하나는 우리의 ‘행동’이고 하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다(210쪽)
- 진실이 당신의 데이트를 확실히 성공으로 이끌지는 못하더라고 행복 방
정식을 해결할 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298쪽)
- 이른바 멀티태스킹은 신화에 불과하다, 현재에 충실하도록 하라(324쪽)
- 우리가 가져야 할 단 하나의 것이 있다면 균형점이다(331쪽)
- 이 책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더라도 ‘우리 삶에 무작위는 없다’라는 사
실은 기억하기 바란다(443쪽)
행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행복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들을 제거하고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 방해 요소의 대부분은 우리 뇌의 속성(자기방어)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얼핏 보면 과거의 수많은 책에서 이야기한 행복에 관한 것들과 큰 차이가 없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전개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확실히 모 가댓만의 차별성이 있기에 읽어봄직하다.
너무나 자주 인용되긴 하지만 구하기 힘든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라고 한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행복은 어쩌면 원래 주어진 그대로의 모습, 아주 사소한 것의 발견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그저 뻔한 책'이라고 생각 드는 분이 계시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떤가. 나만의 행복방정식을 만들어 보는데 이 책 읽는 시간 정도를 갖는 게 시간 낭비는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