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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선생 Mar 08. 2022

바람 부는 캘리포니아

Pacific Grove

바람 부는 캘리포니아

Pacific Grove

 

                                          이 석 례

  

창문을, 거친 손가락으로 긁고 두드리는

날씨가 어수선하다

그래도 걸어보기로 한다.

 

무엇이 바다를 흔들어대나

파도가 토해내는 거품

 

무형의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깨지고 넘어지고 부서지고 

수천 번을 꼬꾸라진다.

 

나 좀 살려주세요

나 좀 죽여주세요로  

그 어느 여름밤 악몽처럼  

  

그래힘들구나

  

흰빛이라 다행이다.

저 포말이 붉은 빛이라면

 

러버스 포인트(Lover’s Point)를 지나 

좀 더 가면 퍼킨스 파크(Perkins Park) 

늙은 나무헤아릴 수조차 없이 

가지가 달려 있다.

세찬 바람을 버티는 소리 

우직 우지직

  

그 밑을 맨발로 도망치듯 지나가다 

뒤돌아봤다.

 

저 멀리 파란 하늘이 보인다. 

괜찮다.

 

 202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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