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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선생 Apr 01. 2022

집, 주택, 저택. 2

태평양 숲(Pacific Grove) CA

집, 주택, 저택. 2

태평양 숲(Pacific Grove) CA


                               이 석 례



부럽다.

여기, 저런 집에 사는 누군가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날씨, 

금영화, 철쭉, 아몬드꽃, 유채꽃......,   

피고 지고, 지고 피고

파도는 찰랑거리고

물개들이 묘기를 부리는 바다, 모두

정원으로 들여놓고 

‘미세먼지’란 말조차 모르는 대기 속에


블라인더나 커튼이 드리워져 있는 창문,

긴 속눈썹 내려 깔아 감고 있는 

눈 같아

표정을 알 수 없다.  


얼만큼의 공헌을 지니고 있는 걸까?

아픈 지난 위엄이라도 있는 걸까?


오늘 아침 접시를 깨서 

화가 나 있는 걸까?

약 먹는 시간을 잊어버려

우울한 걸까?


무표정한 타인의 얼굴은 불안하다.


모두 평안하고 안녕하시겠지?


다람쥐 한 마리 홱 

화들짝 놀라 정신이 돌아왔다.


괜한 자존심에 중얼거려본다.

그래봤자 기둥과 벽과 지붕이지, 뭐 별거야.

창문은 창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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