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두려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날따라 '돌아간다'라는 말이 미웠다. 도대체 어디로 돌아간다는 말인지, 그가 다녀간 이곳에 남겨진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지. 가면 간 것이지, 왜 돌아갔다고 하여, 움켜쥐고 있던 한 줌의 흙마저 데려가려 하는지.
사람들이 내게 스마트폰으로 영정사진과 묘소 사진을 찍으라고 했을 때, 나는 직감했다. '나는 카메라를 들지 말아야 한다'. 내 가 마음에 수놓은 백색의 연막들이 걷히는 순간.
한 줌의 뼛가루가 되었어도,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여야 했지만, 시간은 내게 "그건 할아버지가 아니라 뼈다귀다"라는 말을 계속했다. 할아버지이면서 뼈다귀. 그 애매모호함으로 흐려놓은 마음을 멤돌고 있는 백색의 연막이 카메라 셔터의 소리와 함께 양쪽으로 갈라지며 길을 열였고, 나는 그곳에 뼈다귀가 놓여있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