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까마득하게 드리운 용운봉이 내던지는 칼은 해가 저물고 나서 단 한 차례뿐이다. 두 명의 무사들은 말없이 앉아 술잔을 비우고, 두 명의 무사들은 칼과 발등 사이에 흐르는 안개를 응시한다. 무사들이 움직이거나 안개가 움직인다. 술잔은 자신을 채우고, 무사는 칼을 비운다. 안개는 무사를 채우고, 무사는 칼을 채운다. 용운봉에서 터진 소리는 백운곡과 칠공천을 흘러 마을로 흘러들어간다. 마작방, 황궁, 기생집으로 흘러들어간다. 하루에 단 한 차례뿐이다. 칼이 자신에게 흠집을 내거나 너에게 흠집을 내는 일은 단 한 번뿐이다. 무사는 사랑을 하긴 하지만 바둑을 두지는 않는다. 칼로 바둑돌을 내려치면 소리가 난다. 칼날과 칼등이 섞이면 황궁이 무너지는 소리가 젖고, 칼날과 칼날이 부딪히면 마작방과 기생집이 타들어가는 소리가 울린다. 무사들은 용운봉을 날려버리기 위해 칼등을 겨누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