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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색고양이상점 Apr 01. 2024

사랑이 뭘까


 사랑이 뭘까 


 30대 중반에서 곰곰해보니, 모르겠다. 사랑이 뭔지. 사람마다 정의도 다를 거고. 결혼 N년차인 이 시점에서 그래도 누군가 배우자를 사랑하냐고 물으면, 나 같이 사회적 지능이 박살 난 사람은 '사랑은 사람마다 정의가 다른데'라고 고장 나기 때문에, 몇 가지 사회적인 질문에는 미리 생각을 해두는 편이다.

 

 사랑은 내 정신적, 물질적 자원을 상대방에게 기꺼이 주면서도 아깝지 않다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내가 좀 피곤해도 상대방이 좀 편했으면 하고, 내 물질적 자원을 나눠주면서 같이 즐거운 뭔가를 하고. 상대방 대신에 내 몸을 열심히 움직이면 피곤은 하지만 상대방이 편했으니까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일련의 마음과 행동. 괜히 연민이 들기도 하고. 


 물론 사랑에 대한 생각이 변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같은 세태에 구닥다리 같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다. 배우자와 가끔 사랑에 대한 이야기 하면서 나는 요즘 연애나 결혼은 그냥 거래가 아닌가라며 날 선 얘기도 한다. 물론, 서로의 이익을 따져가면서 만나는 게 뭐가 나쁜 건지는 사실 모르겠다. 다만, 호르몬에 빠지는 것도 타인을 내 황홀함에 활용하는 거고, 이것저것 따져가며 결혼하는 것도 결국엔 내 이득에 상대방을 활용하는 거니까 사랑이라고 부르기엔 좀 부족한 것 같고 그냥 거래나 정신적 자위행위 비슷한 거 같다. 

 

 사랑을 요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내가 상대방을 사랑하는 한 나와 만나거나 살면서 상대방이 뭘 하든 상관없다. 직업이 뭐든, 성격이 어떻든, 매춘을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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