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케치를 시작하며

'이상한 우영우 변호사'의 뒤늦은 감상기(부제 : 민법의 중요성)

by 이성우 변호사


법정 드리마는 절대 보지 않았는데 위 드라마는 한 편도 빠짐 없이 그리고 박은빈님의 연기를 다시 보고 싶어 재방송까지 보고 있는 중입니다.


뭔가 어둡고, 권모술수가 판치는 하나의 주제를 다룬 다른 법정 드라마와 달리, 이 드라마는 각각의 회차마다 완전히 다른 케이스를 담고 있는데 그 디테일이 대단하고 작가 분께서 상당히 많은 법률 관련 책을 읽어 보고 연구하였던 것이 분명합니다.

저도 아.. 아차.. 저런 쟁점이 있었나 하면서 감탄하며 본 장면이 있는데 주로 민법과 관련된 부분이었습니다.

1회차에 등장하는 관련 법조문인데


제1004조(상속인의 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 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

1.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

2.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


형사사건임에도 위 민법 조문을 통하여 우영우 변호사는 피고인이 살인 내지 상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하였습니다.


2회차와 관련된 법조문


제393조(손해배상의 범위) ①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이 조문을 통해서 우영우 변호사는 상대방의 특별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이 있음을 주장하였습니다(다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주장).


그리고 3회차와 관련된 법조문


제556조(수증자의 행위와 증여의 해제) ①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증여자는 그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

1.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가 있는 때

이 회차 에피소드는 많은 분들 특히 변호사들도 무릎을 딱 쳤을 법한 내용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는 증거 있어요!!??'


예전에 법무법인 한누리 김주영 변호사님께서 자본시장법 강의를 하실 때 들은 이야기입니다.

'ELS 델타헤지에 따른 주식대량매도 행위 관련 자본시장법상 시세 조정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 사건'에서 자본시장법 관련 해석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건을 판가름낸 것은 아래 민법 제150조라고 말씀하셨을 때 강의를 들으면서도 무릎을 딱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법

제150조(조건성취, 불성취에 대한 반신의행위) ①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②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킨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하지 아니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이른바 위 델타헤지 사건을 실제로 관여해 보시거나 들어보신 분들은 왜 위 조문이 문제되는지 잘 아실 것입니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은데 김 변호사님께서 사건 진행에서 위 조문을 끄집어 낸 분이 어느 소속 변호사였다고 얼핏 말씀하신 것 같기도 합니다(마치 우영우 변호사가 갑자기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고래를 연상하면서 찾는 것처럼요)


그 외에도 키코사태로 인하여 수많은 중견기업이 쓰러져 갈 위기 때 엄청나게 복잡하고 특수해 보이는 옵션효력정지가처분을 처음으로 신청한 청구원인도 아래와 같은 '계속적 계약 해지 및 신의칙'이라는 중대한 민법 법리였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계약의 기초가 된 객관적 사정이 계약 후 현저히 변경되고 이를 당사자들이 예견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당사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생긴 것이며 계약의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면 장래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매우 특수한 분야의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건이 민법과 연관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요사이 언급되는 스페셜리스트(가령 금융전문 등)도 중요하지만 제너럴리스트로서의 변호사의 실력은 역시 민법에 터잡은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인은 민법을 잘 하냐?


사법시험에서 민법과락을 맞은 저로서는 민법포비아 비스무리한 것이 있어서 항상 민법을 경외?(요새 말로는 추앙)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슬기로운 변론생활 - 항소이유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