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아무 말 없이 내 하루에 들어와
가장 차가운 곳부터
조심스럽게 데운다.
손이 시릴 때도,
마음이 먼저 떨릴 때도
그대는 늘 같은 자리에 있다.
도망치듯 주머니를 찾으면
이미 그대는
충분히 따뜻해져 있다.
그대는 묻지 않는다.
왜 이렇게 늦었는지,
왜 웃고 있어도 숨이 가쁜지.
그저 조금 더 가까이 와
온기를 나눌 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대의 열이 줄어드는 걸
나는 안다.
그래서 더 오래 쥐고,
더 천천히 놓는다.
끝을 알수록
지금이 더 선명해지니까.
그대는 언젠가
아무렇지 않게 식어버리겠지만
이 손에 남은 기억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차가운 하루 한가운데서
그대를 숨긴 채 걷는다.
아무도 모르게,
내가 가장 아끼는 온기를
놓치지 않으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