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성능 무엇을 보고 판단할까요?

by 헤이리그로스

지난주에 로봇 관련 기사를 이래저래 보다가 "로봇수술 1년 만에 5000례 돌파..."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요 기사를 다시 해석해서 본다면 "힘찬 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을 활용하여 1년 동안 5,000례를 했다. 이건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이 했고, 또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러니 인공관절 수술은 힘찬 병원에서~" 요론 뜻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로봇을 활용했을 때 출혈량도 적고 부작용도 현저히 준다는 효과도 같이 기사에서 말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한 것은 5,000이라는 숫자입니다. 예전에 로봇은 사람과 작업 공간이 분리(펜스 설치) 되어 있어 단순 반복 작업을 사람 대신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과 충돌로 인한 안전사고 또는 로봇이 작업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여 주어진 미션만 반복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사람과 로봇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는 협동 로봇이 나왔습니다. 위에서 보인 수술 로봇도 의사에게 수술할 부분을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의사가 그것을 토대로 좀 더 정확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를 말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발췌)
마코 로봇수술의 진행 과정은 수술 전부터 시작된다. 우선 3D CT로 촬영한 환자 무릎을 분석해 정밀한 수술 계획을 세운다. 이 수술 계획을 토대로 절삭 범위를 알려주는 가상의 가이드라인인 '햅틱 존(Haptic Zone)'이 설정된다. 햅틱 존을 벗어나면 로봇팔이 작동을 멈춰 연부 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절삭할 수 있다. 무릎 주변 근육 등 연부 조직의 불필요한 손상을 막아 환자의 통증과 불편함은 현저히 줄어든다. 또한 다리 축 정렬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매고 삽입하는 '절삭 가이드'도 생략할 수 있다. 마코 로봇은 환자 무릎에 센서를 부착해 알아서 다리 축의 정렬을 계산해 주기 때문이다.


협업이라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둘 이상이 함께 업무를 하는 것입니다. 사람 간의 협업도 처음에는 서툴고 어색하다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가면 경험이 쌓이고 점점 능숙해진다. 그런데 만약 능력이 좋은 사람이 같이 한다면 경험치는 훨씬 올라갈 것입니다. 로봇과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같이 할 수록 로봇 보다는 사람의 숙달도가 올라 갈 것입니다. 그래서 로봇과 사람의 협업의 경험치는 좋은 홍보거리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위의 5,000이라는 숫자는 우리는 5,000이나 수술을 해서 경험도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겠지요.

위의 내용은 로봇의 성능보다는 병원의 경험치, 역량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로봇이 사람과 잘 협업하여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로봇에게도 중요한 역량입니다. 그래서 이런 숫자적 경험치는 로봇에게도 좋은 홍보 거리가 될 것입니다.

로봇 기업은 유난히 이런 경험에 대한 숫자를 홍보하면서 로봇의 안전성, 로봇 제조/활용 기업의 노하우가 많다는 것을 어필합니다. 특히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자율 주행 로봇의 경우가 더욱 그렇습니다.
한 예로 아래 기사는 전 세계적으로 실외 배달 로봇 중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에스토니아의 스타쉽테크놀로지에 관한 내용입니다.

여기의 기사 내용을 보면 로봇이 배달한 건수, 주행 거리, 그리고 활용 지역의 수를 주로 다루면서 로봇의 성능, 제조회사의 역량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발췌)
스타십은 2014년 설립됐다. 2018년부터 상업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1월 27일(현지시각)까지 전 세계에서 100만 건 이상의 로봇 배송을 완료했다. 2019년 8월 10만 건을 돌파한 이후 불과 1년 5개월 만에 배송 건수가 10배 증가했다.


(기사내용 발췌)
2017년 10월 10만㎞의 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자 스타십은 조지메이슨대(2019년 1월)와 노던애리조나대(2019년 3월), 퍼듀대(2019년 9월), 위스콘신메디슨대(2019년 10월) 등에서도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사내용 발췌)
스타십 로봇은 미국을 포함해 20개국 이상, 100개 도시 이상에서 시험을 마쳤다. 로봇은 수백만㎞를 이동하며 매일 5만 개 이상의 도로를 횡단했다. 회사 측은 앞으로 2년 안에 100개 이상 대학 캠퍼스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명히 스타쉽테크놀로지는 대단한 스타트업 기업이며, 독보적인 경험치를 가지고 있는 기업인 것은 맞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로봇기업을 배달 건수, 주행 거리 등 만으로 로봇의 성능과 기업의 역량을 판단하는 것은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의 핵심은 순간순간 발생하는 변수를 얼마나 잘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로봇이 자율 주행을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 수식어와 조건이 붙는다면 다시 말해 변수가 붙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로봇이 자율 주행을 누적 10만 km 했다"라는 말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표현한다면,

"1번 로봇이 사람이 없고 횡단보도가 없는 인도에서 자율 주행을 누적 10만 km 주행에 성공했다"

"2번 로봇이 사람이 시간당 10명 정도 다니며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가 있고 볼라드가 20m마다 있는 폭이 5m인 인도에서 자율 주행 5000km 성공했다"

"3번 로봇이 시간당 사람이 100명 정도 지나다니고 주차장 출입로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있으며 볼라드가 5m마다 있는 폭이 1.5m 되는 인도에서 자율 주행 1,000km 성공했다"

위의 상황은 정말 천지 차이의 상황입니다. 당연히 주행을 10만, 5천, 1천 Km 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서 어떤 환경에서 했냐는 더 중요한 지표인 것이지요.(여기서 어떤 서비스를 했냐는 빼고 얘기하겠습니다.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이니깐요.) 이 중에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는 로봇은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3번째입니다.

잠깐 더 설명을 드린다면 로봇에게 사람은 예측 불가능한 이동형 장애물이며, 주차장 출입로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는 진행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고정 장애물,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와 볼라드는 판단할 수 있는 고정 장애물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어려운 장애물은 사람이겠죠, 사람이 많을수록 더욱 어려운 환경일 것입니다.

로봇의 성능 그리고 로봇 기업의 역량은 분명히 경험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로 보이는 경험치보다는 환경을 고려한 경험치를 알 수 있다면 그 기업의 진정한 역량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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