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서비스를 할려면 디테일에 신경써야...

by 헤이리그로스

오늘은 좀 지난 기사이긴 하지만 MIT에서 기계공학과 교수로 계시는 김상배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다가 생각이 든 것이 있어 여러분께 이야기 드릴려고 합니다.

교수님의 인터뷰는 한번 읽어보시고요... 제가 주목했던 것은 바로 기사 제목에서 시작됐습니다. "백 덤블링 해도 빵에 쨈은 못 발라"입니다. 혹시 이 말을 이해하실 수 있나요? 인터뷰 내용에서도 나오는데요 그러니깐 로봇이 사람이 어려워하는 백 덤블링을 했다고 사람이 쉽게 할 수 아니 평범한 사람이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들 예를 들면 걷기, 말하기, 문 열기, 엘리베이터 타기, 물건 건네주기 등은 로봇도 쉽게 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로봇을 좀 더 관찰해 봐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만 예를 들자면 걷기... 평범한 사람이면 태어난 지 1~2년이 지나면 할 수 있는 것이 걷고 앉고 멈추고 다시 걷고 합니다. 그리고 3살쯤 되면 뛰고, 좀 더 크면 장애물이 있으면 피하고 넘는 것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로봇에게는 걷는 다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걷기 위해서는 백덤블링 보다 더 많은 관절을 적절하게 움직여야 하며 균형도 잡아야 합니다. 김상배 교수님도 백덤블링 보다 지속적으로 로봇이 넘어지지 않고 걷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로봇이 사람이 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서비스 관점에서 다시 말해 우리 일상생활에서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보다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잘해야 합니다. (백 덤블링을 잘한다고 사람이 로봇을 써먹을 일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나 대신 써먹을 수 있습니다.
요새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로봇이 바로 자율 주행 로봇인데요. 실내 또는 실외, 최근에는 실내외 겸용 로봇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로봇 회사들이 종종 뉴스에 나오고 있습니다. 우와~ 자율로 그러니깐 스스로 기계 장치가 명령을 내린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대단한 기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로봇의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어쩌면 평범한 사람이 걷기를 당연히 하듯이 로봇이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당연히 해야 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들은 얘기인데요 어떤 분이 로봇을 수요처에 제안하려고 가서 우리 로봇은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 주행로봇이고, 자율 주행은 어떤 기술이 필요하며, 이런 것을 우리는 다 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참석한 분 중에 한 분이
"근데요... 로봇은 당연히 자율 주행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라고 말하는데... 턱 말문이 막혔다고 합니다. 어쩌면 서비스 로봇이 자율 주행을 할 수 없다면 제품으로 써 가치가 없겠죠...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보다 로봇의 서비스에 고민하게 되는 것은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쉬운 부분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면 실내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로봇은 주방 앞에서 손님 앞까지는 운반할 수 있으나 손님에게 음식을 꺼내서 앞에 놔둬 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서빙 로봇은 손님이 직접 음식을 로봇에서 꺼내 와야 합니다.

로봇이 운반해 오면 고객이 음식을 내리는 모습

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손님이 가끔있었다는 점주의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점주 입장에서도 이해는 되는 것이 ‘그동안 서비스 받았던 부분이 왜 양해 없이 셀프로 바뀌었는가’, ‘옆 테이블은 일하시는 분이 모두 알아서 해주시는데 왜 우리 테이블은 로봇이 와서 우리가 스스로 해야 되는가’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경험담을 소개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음식점은 로봇이 운반만 하고 종업원이 와서 음식을 내려주는 형태로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로봇이 무거운 음식을 운반해 주는 것으로도 종업원 들의 노동의 질은 올라간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손님들에게는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하고요


로봇은 운반, 종업원이 음식을 내려주는 모습

로봇이 고객 앞에 음식을 내려놓게 한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종업원이 음식을 주방에서 가지고 가서 손님 자리 앞에 두기 위해 우선 손님 앞에 다른 접시나 컵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메인 음식을 놔두기 위해 손님 앞에 있는 접시를 주변으로 밀거나 옮기고 나서 자리를 확인 후 내려놓습니다. 하지만 로봇이 이런 행위를 하려면 우선 음식을 옮길 수 있는 로봇 팔이 장착되어야 하고 손님 앞에 음식이나 물건이 있는지 센서를 통해 확인해야 하며, 만약 물건이 있다면 이를 옮기기 위한 또 다른 팔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작업은 10~20초 안에 처리가 되어야 합니다.


팔 달린 서빙 로봇(하지만 이것도 아직은 음료수를 사람이 직접 내려야 함)

그나마 잘 처리되면 괜찮겠지만 이 과정에서 손님의 생각지 못한 접촉, 장난 등 돌발 행동이 발생하면 고객 또는 로봇에게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사람들이 기계라고 하면 사람을 대할 때 하고는 다르게 성능을 테스트해 본다는 명목으로 스스럼없이 만지고 수행하는 일을 방해합니다. 한마디로 좀 막 대하는 편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고스란히 서비스 불만으로 표출될 가능성 있습니다. 좀 확대 해석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로봇을 활용하기 위한 문화적 인식이 아직 부족한 상황에서는 분명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의 완성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외 배송 로봇도 아직은 실내까지 들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은 음식을 배달한 아파트에 가져다주면서 아파트 자동문, 엘리베이터를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은 자동문 또는 엘리베이터와 무선 통신을 해야 하며, 만약 무선 통신을 안 한다면 버튼을 누르기 위한 로봇팔과 버튼을 인식하기 위한 다양한 센서가 장착되어야 합니다. 전자는 사물과 통신을 위한 장치를 설치해야 하고 또한 엘리베이터와 로봇 간 통신을 위한 규제, 안전성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후자는 로봇팔과 인식을 위한 센서를 설치하기 위해 비용이 추가되고 로봇의 움직임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 확산세가 빠른 바리스타 로봇도 제조에 최대 2~3분 여가 소요되다 보니 기다리는 이들 입에선 "사람 바리스타에 비해 제조 속도가 너무 느리다. 사람은 능숙해지면 빨라지고, 아메리카노 같은 메뉴는 한 번에 3~5잔까지 만들 텐데"라며 답답해했다. 그리고 최근 문을 연 '로봇 카페'를 찾았다가 1시간가량을 기다리고서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쥘 수 있었다는 분은 "아이디어는 좋다. 다만 카페의 경우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등에 주문이 몰릴 수 있는데, 그런 면을 잘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신기해서 한번 찾는 명소'로 전락할 것"이라며 자리를 떴습니다.

사람이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로봇이라면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위에 있는 MIT 김상배 교수 인터뷰에서도 말한 것처럼 말입니다. “사람 말을 사람처럼 알아듣는 로봇은 아직 없다. ‘빵에 잼을 바르다’라는 표현을 사람은 바로 알아듣는다. 그런데 로봇에겐 병에서 얼마만큼의 잼을 퍼서 빵에 어느 정도 두께로 바를지까지 정량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인간이 쓰는 동사의 90% 이상이 로봇에겐 어렵다.”


서비스 가치는 생각보다 작은 부분에서 승패가 결정됩니다. 식당에서 종업원의 작은 말실수, 미흡한 행동, 일관되지 않은 서비스 등, 그럼 맛은? 하겠지만 식당에서 맛은 당연한 것입니다. 서비스 로봇에게 자율 주행이 당연한 것처럼.. 나머지는 서비스입니다. 로봇이 서비스를 한다면 사람의 서비스와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로봇의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서는 자율 주행, 커피 제조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로봇을 통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작은 것이라도 세심하게 챙기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이야 로봇을 쓴다는 것으로 고객들에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을 제공해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지속적으로 불편하지 않은 서비스 일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에 상응하는 다른 가치를 고객에게 주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람이 하는 것보다 로봇이 하는 것이 저렴하다거나, 비대면이던가, 개인 사생활 보호 라든가..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가치가 있다고 느낄때 먹힐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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