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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Oct 05. 2022

붕괴 직전의 현실

<젠가> - 정진영


페북에서 누군가가 추천한 기억이 있어 집어 든 책.

재미있고 술술 읽힌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젠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어느 집에나 하나쯤은 있을 법한 보드게임이다. 우리 집에도 있는데 똥손인 아들이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서 자주 하지는 않는다. 뭐 여하튼.


<젠가>는 보드게임 젠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한 두뇌싸움에 관한 이야기... 일 리가 없잖아. 소설 <젠가>는 권력을 좇는 자들과 그들의 부정한 결탁이 사소한 사건 하나로 시작하여 어떻게 붕괴되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소설의 첫 꼭지만 읽어도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재미있다. 언젠가는 무너질 것을 알면서도 아슬아슬함을 즐기게 되는 젠가처럼.


<젠가>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한다. 오랜 기간 기자로 생활한 작가는 탄탄한 취재를 바탕으로 기업과 언론의 유착, 위계를 이용한 성추행,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비리와 같은 지역 사회의 치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마치 어제 뉴스에서 본 듯한 씁쓸한 현실이다.


제목 참 잘 지었다. 

쉽게 읽히는 이야기를 찾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



소설을 읽고 나서 생각한 건데, 우리나라 의료가 붕괴 직전의 젠가가 아닌가 싶다.

바이탈뽕에 취한 몇몇 낭만주의자들이 악으로 깡으로 필수 의료를 지탱하고 있고 그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발을 빼는 순간 우리나라 의료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까.



여담.


https://www.youtube.com/watch?v=uw_HR9jIJww

헤이즈 - Jenga (Feat. Gaeko) MV

탑이 무너지고 나면

폐허가 돼버릴까 봐

펜스를 두르고

유적지로 두면 어떨까

(Jenga 가사 中 개코 verse)


무척이나 좋아하는 노래. 헤이즈와 개코의 조합인데 안 좋을 수가.

젠가 하니까 그냥 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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