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들의 위로
5살 난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잘 안될 때가 있다.
전 남편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을 때나, 아들의 말에 감동받을 때..
면접 교섭과 관련해 전 남편과의 갈등 때문에 힘든 하루를 보냈던 날.
퇴근 후 집에 와서 아들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나왔다.
"엄마 왜 눈물이 나. 왜 울어. 엄마 울지 마, 엄마가 울면 내가 속상해"
아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응 엄마가 오늘 속상한 일이 있어서 그래. 우리 아들도 속상한 일 있을 때 울잖아. 엄마도 어른이지만 속상할 때 눈물이 나기도 해." 라며 아들 품에 안겼다.
엄마이고, 어른이지만 때로는 아니, 자주 아들이 큰 위로가 된다.
한 번은 유치원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OO이가 오늘 "우리 엄마 되게 예뻐! 엄청 멋져! 나는 엄마 닮아서 나도 멋지지!"라고 친구들에게 자랑했다고.. "우리 엄마 일하는 데가 조금 멀다고, 그래서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어"라고 했단다.
그 말을 전해 듣고,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
세상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전 남편과 결혼한 것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은 우리 아들을 낳았고, 힘들게 양육권과 친권을 지켜낸 일이다.
아직도 전 남편은 본인이 화가 날 때마다 나에게 아들을 본인이 다시 데려가겠다고 협박한다.
그때마다 가끔 '어디 네가 한 번 키워봐라'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아들이 아빠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규칙적으로 면접 교섭을 하게 해 주고 싶고, 그게 나의 의무이지만.
그에게 아들의 양육을 맡길 수는 없다.
혼자 아들을 키운다는 것이 힘들지만, 감사하다.
사랑하는 아들과 내가 지낼 수 있는 집이 있고, 아들을 지켜낼 수 있는 경제력과 정신적인 힘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