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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윤 Jun 05. 2018

출산 후 다이어트는 연금술인가

엄마의 공식 2

대학 때는 뭔 자존심인지 자신감인지 몰라도 옷을 신경써서 입거나 화장을 하는 건 자신의 본모습이 자신감없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라 생각다. 별로 꾸미지 않아도 봐줄만한데 뭐, 하며 말.
(지금은 선천적인 외모를 후천적 노력으로 다듬는 것은 능력이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말랐던 는 먹어도 살이 안찐다는 얄미운 소리까지 하고 다. 그땐 진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고 상큼할 때 그 나이에 맞는 예쁜 옷을 더 신경써서 입어볼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나이 들어가면서 화장을 안하는 건 오히려 민폐라는 충격적인 친구의 말을 듣고 대학 4학년 때 교생실습을 가면서 서투르게 아이라인을 그렸다. 그 때 그린 아이라인을 생각하면 지금도 몹시 부끄럽다...

화장품도 명품도 별 관심이 없던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변 동료들의 풍월을 주워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친구가 내게 얼굴도 몸매도 괜찮은데(자랑아닌 듯 자랑?) 패션감각은 없는 거 보면 그래도 신은 공평하다는 말을 듣고 또 한번 충격.
그 이후로 공부하듯 패션, 화장, 관련 SNS나 잡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몸은 정직해졌다. 성실한 운동없이 살아온 몸은 건강미없는 아기몸이 되어갔고(베이글녀 아님ㅠ) 나잇살이 붙어갔.
운동을 싫어하는 난 그래도 요가며 피티, 복싱 등을 등록하며 운동을 하고 있다는 위안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들이 출산을 하며 물거품이 된 것 만 같다. 살이 찐 것 뿐아니라 골격이 달라졌달까.


아이가 잡아당길까봐 악세서리는 못하고  옷도 편한 게 장땡.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서 치렁치렁 머리를 풀고다니는 것도 사치.

꾸미고자 하는 욕구 0.

임신 전 입었던 옷들이 하나 같이 작아져버렸으나 지금 옷을 사지 못하겠는 건 내 것이 아닌데 마치 내 것처럼 붙어있는 이 살을 다 빼고 옷을 살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서.

부인하고 싶은 현재의 내 모습을 보며
대학원 졸업만하면 지방을 근육으로 만드는 연금술을 시행보겠다는 결심인데,
출산 후 6개월이 지나면 몸도 불어난 살을 자기 살로 생각해버린다니 진짜 연금술로만 남아버릴까 걱정이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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