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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time Reviewer Jun 22. 2023

애플워치 7 리뷰

애플 워치로부터 도망쳐왔던 남자의 애플 워치 사용기


생일선물로 애플워치 7을 받았다.


알파 문구에서 샀던 만원짜리 수능 시계, 훈련소에 입소할 때 구매하였던 카시오 디지털 시계 이후에 가지게 된 첫 시계이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애플워치 1이 발매되었던 2015년 이후 꾸준히 스마트워치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가져왔다.


운동량과 심박수를 측정해주는 것이 좋다는데, 운동을 하면 숨이 매우 차다는 것을 나 스스로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으며, 연락을 확인하기 편하다는데 시계를 보고 폰을 또 보는 것은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손목에 무엇인가를 차는 것을 불편해하고 귀찮아하며 까먹어버리는 내게 워치 자체가 족쇄 내지 전자팔찌와도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결국 선물을 받아 이렇게 전자팔찌를 차게 되었지만 일주일 정도 사용해보니 애플워치가 아주 별로인 것은 아니다.




우선,

 시계 훈수충들의 훈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특히 데스크탑 맞출 때 극성을 부리는 ‘amd가 인텔보다 좋다’ 훈수충, gpu 숫자 훈수충, 모니터 주사율 훈수충이나


옷을 구매할 때 만날 수 있는 브랜드 히스토리 훈수충, ‘그 돈이면 명품 사지’ 훈수충, ‘신발이 중요하다’ 훈수충 등이 있으나 이러한 악성 훈수충계의 원조는 단연 시계 분야일 것이다.


카시오부터 롤렉스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시계에 대해서 마감이 어쩌고, 디자인이 어쩌고, 묵직함이 어쩌고, 브랜드 역사가 어쩌고, 그 돈이면 이거 사야한다고 어쩌고 하는 수많은 악성 훈수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 애플워치가 가지는 가치라 생각한다.


일론 머스크 형님이 공식 석상에 카시오 수능 시계를 차고 나온다면 수많은 논란과 궁금증을 낳을 것이지만 애플워치 7을 차고 나오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인 바,


적당한 가격에 다양한 가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애플워치를 구매할 만 하다.




다음으로,

워치 페이스, 스트랩의 교체를 통해 단 하나의 애플워치가 99가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스와치를 샀다면 스와치 실리콘 밴드, 스와치 크로노 플라스틱, 스와치 아이로니 크로노, 스와치 아날로그 플라스틱, 스와치 레인보우 미키마우스 에디션, 스와치 블루 도라에몽 에디션 등 무한으로 증식하는 스와치의 수많은 제품을 샀어야 했을 테지만 애플워치는 40만원 정도에 이 모든 것들을 무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꽤 매력적이다.


내가 만약 스와치를 샀다면 수억원을 썼을 것이지만 애플워치를 사서 그 모든 돈을 아낄 수 있었으니, 애플워치를 산 순간 오히려 그많큼 돈을 번 것과 마찬가지이다.




물론

아이폰, 에어팟프로, 아이패드, 애플워치의 충전 포트가 모두 다르기에 환경 보호를 한답시고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환경보호 회의감 문제’,


스트랩 교체가 가능하지만 목적에 맞게 스트랩을 가는 것이 극히 귀찮으므로 운동할 때도 메탈스트랩을 끼기에 발생하는 ‘스트랩 미교체로 인한 땀띠 문제’,


활동량 공유가 가능하다보니 오히려 악성 활동량 훈수충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활동량 악성 훈수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산재하고 있지만 위의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애플워치를 살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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