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소년의 노래를 하루 종일 반복해서 들었다. 나는 마음에 드는 노래가 있으면 계속 한 곡만 듣는다. 우리 딸이 이렇게 한 곡만 계속 들을 거냐고 핀잔을 주어도 한 곡만 계속 듣는다. 아무리 듣고 들어도 좋아서 계속 듣는다.
나는 마냥 좋아서 듣지만 딸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결국엔 이어폰으로 듣고 또 듣는다.
나는 멜로디보다는 가사에 매료되어 노래를 듣곤 한다. 물론 멜로디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멜로디가 좋아도 가사가 와 닿지 않으면 안 듣게 된다.
충분해는 첫 시작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힘든 헤어짐 뒤에
찾아온 공허함
니가 내 세상이었구나
니가 전부였구나
헤어진다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녹록지 않은 사건 중의 하나이다. 참 좋아했는데 눈만 보고 있어도 마냥 좋아서 함께 있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는데 어찌어찌해서 헤어질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무리 쿨하게 헤어지고 싶어도 세상 가장 어려운 것이 아니 어쩌면 불가능한 것이 쿨한 이별이다.
기억의 방구석구석에 남아있는 흔적을 아무리 닦고 닦아도 그 흔적은 꼬질꼬질하게 남아서 사람을 괴롭힌다. 깨끗하게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살아남아서 우울함을 불러일으킨다.
숨어버리려 했지
지워버리려 했어
하지만 분명히 살아있는 너
우리 사랑했구나
다 알고 있으면서 마치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모습이 참 웃기기까지 하다.
불안한 우리 사랑에 아파할 때
내일은 완전해질 수 있을까
사랑에 정답이 있다면
사랑에 공식이 있다면
그렇게 이별을 맞이할 때
그래 우리 참 애썼구나
충분히 아름다웠구나
우리 여기까지구나
충분히 사랑해서 이제 힘들게 보내준 사이에 부질없이 다시 연락하는 건 죄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충분하다고 여겨지는 사이에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사이에 아쉬움과 미련은 욕심에 불과하다.
모든 아쉬움을 내려놓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것이 서로를 위하는 길이자 마지막 예의인 것이다.
그게 충분해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그래 우리 사랑했구나
그래 우리 사랑했구나
우리 여기까지구나
그걸로도 충분해
커피소년, 충분해(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