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19 마음일기

이별이란...

by 새나

오늘 느낀 것은?

나는 감정표현에 참 서투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감정표현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른다. 머리형 사람이다 보니 머리로 이해하고 반응하는 데 익숙하다.

나는 오늘 편안했고 특별히 화가 나는 일은 없었다.

재택을 해서 사람들이랑 부딪힐 일도 없었고 오늘 계획한 일만큼 일을 했다. 느낀 것을 쓰려고 했으나 또 있었던 일만 나열하게 된다.

요즘 아들이 다시 보기 하는 호텔 델루나를 옆에서 같이 봤는데 스토리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이별 장면이 연이어 나오는데 누군가 다시 보지 못하게 된다면 정말 슬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이 그렁그렁하는 아이유와 여진구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고 아팠다.

다시 보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가슴 찢어지는 일인지 8년 전에 겪었지만 지금도 생생하게 떠 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이별의 순간은 갑작스럽게 늘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이하게 되나 보다. ㅜㅜ

호텔 델루나

그래서인가? 엄마가 많이 편찮으시다 보니 한 번씩 엄마가 없는 삶을 생각하게 된다. 늘 내 인생의 버팀목이 되어준 엄마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엄마가 편찮으시면서 요즘 나는 엄마 생각으로 여가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간순간 엄마를 생각하면 정말 슬퍼진다. 서로 삶을 대하는 자세나 성격이 많이 다르다 보니 늘 엄마가 불편하고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사랑한다는 애정 표현을 잘하지 않고 살아온 거 같다. 물론 생일이나 어버이날, 결혼기념일, 명절 등 특별한 날은 빠짐없이 챙겨드렸지만 평소엔 엄마에게 딱히 살갑거나 따뜻한 딸이 되어드리진 못했다. 그렇게 된 사연도 말하자면 길지만 거두절미하고 나는 엄마가 참 어렵고 불편하고 힘들었다.

엄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속상하고 슬프고 화가 나고 서운하고 미안하고 감사하고 벅차다. 늘 가족들을 돌보는 일에 애쓰고 빈틈없이 맡겨진 일들을 해낸 엄마가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른다. 그런 모습이 나를 숨 막히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내 인생의 큰 자리를 차지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 엄마가 안 계시다는 생각을 하면 어린 시절 엄마부터 지금까지 엄마가 순서대로 떠오르며 하염없이 슬퍼진다. 이 슬픔은 퍼내고 퍼내도 끝이 없다.

엄마라는 생각만 하면 순간적으로도 눈물이 차 오르고 가슴이 먹먹해지니 말이다.

만약에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엄마가 편찮으시기 전으로 돌리고 싶고 내가 가진 가장 큰 성취와 바꿔야 한다고 해도 기꺼이 바꾸고 싶다. ㅜㅜ

오늘 느낀 것을 쓰려고 했는데 요즘 내 마음속엔 기승전 엄마가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가득하다.

늘 태산 같던 엄마가 편찮으셔서 본인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에 내가 가진 대부분의 에너지가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엄마 손을 한 번이라도 더 잡아드리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드리고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뵈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지금도 엄마가 보고 싶지만 어렵다는 두 맘이 있어서인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데 ㅜㅜ

부모님을 떠나보낸 모든 이들의 가슴에 얼마나 커다란 구멍이 있을지 나는 감히 알 수도 없다.


감사한 것은?

오늘 밤도 힘겹지만 하루를 살아낸 엄마에게 감사하고 엄마를 돌보느라 매일매일 애쓰시는 아빠에게 감사하다.

오늘도 환자를 돌보느라 애쓴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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