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by 새나

옛날 옛날에 남편과 아들과 딸의 행복만을 위하여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쳐 하루하루 최선을 다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오늘도 내일도 아침에 해가 뜨면 가족들을 위하여 새 밥을 짓고 맛있는 반찬을 식탁 한 가득 차리곤 했다.

아들과 딸이 힘들까 봐 집안일은 혼자 다 했고 한 번도 힘들다고 말한 적도 없다. 그 누구보다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냈다.

어느 누구에게도 힘들다는 말 한 번 내뱉은 적도 없고 늘 기도와 말씀으로 신앙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늘 긍정적이고 당당하게 하나님 안에서 희망을 가지고 가장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하루하루를 살았다.

어떤 어려움이 다가와도 오로지 말씀과 기도로 어떤 풍파도 헤쳐나가는 그녀였지만 그녀조차 사납게 만들고 만 어려움이 몰아쳤다. 태풍처럼 몰아치는 사나운 삶의 고통 가운데 그녀는 무너지고 말았다. 하루하루 견뎌내며 더 나은 내일을 기대했지만 생각처럼 좋은 날이 다시 돌아오진 않았다.

절망과 괴로움 가운데 무릎 꿇고 만 그녀는 마음의 병을 얻었고 자존심이 강한 그녀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점점 더 깊은 병이 그녀를 쇠약하게 만들었다.

몸도 마음도 쇠약해진 그녀는 기억도 잃어가기 시작했고 인정할 수 없는 병마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어떻게든 혼자 이겨내 보려 했지만 그녀에겐 무리였고 역부족이었다. 스스로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병마와 싸우던 그녀는 결국엔 쓰러지고 말았다.

그녀가 짊어지고 걷던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삶을 무너뜨리기엔 충분한 무게였던 것이다.

평생 열심히 달리기만 했던 그녀는 이제 스스로 한 걸음도 내닫기 어렵게 되었다. 그녀는 하루를 어떻게 살아내는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그녀만의 시간을 보낸다.

하루하루 어두워져 가는 삶의 그림자가 점점 더 커져가는 그녀 앞에 저 멀리 보이는 천국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의 짐을 다 내려놓고 홀로 고통받던 삶의 무게를 다 내려놓고 세상이 안겨준 마지막 삶의 가죽 안에서 잠시 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번씩 미소 지으며 가족들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만 오늘도 그녀를 짓눌렀던 삶의 무게는 그리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몸과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그녀가 그동안 짊어졌던 삶의 짐을 다 내려놓고 몸은 가누기 어렵지만 그녀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가고 싶은 모든 곳을 상상하며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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