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언제 생의 끝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시한부 인생이 된다면 1, 2년 후가 아닌 6개월 또는 3개월 정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버킷 리스트는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이 카터와 콜을 연기했다. 연륜 있는 배우들의 삶의 끝자락에 서서 이야기를 이끌어다 보니
더욱 집중해서 이야기에 빠져들게 했다. 잭 니콜슨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에서도 나에게 큰 감동을 준 배우이기도 하다.
모건 프리먼은 말로 다할 수 없는 연기의 깊이를 보여주는 배우라서 늘 믿고 보는 배우이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두 배우가 나오는 영화라서
더욱 기대가 컸다. 영화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꼭 한번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예전에 버킷 리스트가 한참 회자되던 시절에는 영화도 있는 줄을 몰랐다.
브런치 작가의 글을 보다가 최근에 예전에 보지 못한 명작들을 한 편씩 찾아보고 있는데 우연히 발견하게 된 영화이다.
Find the joy in your life!
콜과 챔버스는 암 병동에서 만난 병동 친구이다. 처음에는 병원 주인이지만 환자가 된 콜과 자동차 정비사인 카터 간에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암 환자라는 공통점이 차츰 그들 간의 거리감을 줄여주었다. 같은 병실에서 암 투병을 하는 애환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살아온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콜과 카터 모두 시한부 판정을 받고 길어야 6개월 정도의 삶이 주어진 것을 알게 된다. 카터는 시한부 판정을 받기 전에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었는데 막상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나서는 모든 희망을 잃고 작성하던 버킷 리스트를 구겨서 버렸다. 바닥에 떨어진 버킷 리스트를 발견한 콜은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지 카터에게 함께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러 떠나자가 제안한다. 콜은 네 번 결혼하고 네 번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었지만 카터는 자녀들과 아내, 그리고 손자, 손녀가 있는 가장이었다. 평생을 아이들을 키우며 헌신했고 아이들과 아내도 카터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터는 남은 시간을 아무런 부담 없이 본인이 원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갖고 싶다며 만류하는 아내를 두고 콜과 함께 떠난다. 콜은 병원도 여러 개 소유하고 있는 재벌이다. 콜과 카터는 전용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버킷 리스트 중 스카이다이빙을 가장 먼저 실행하고 이어서 히말라야 산맥을 오르려고 하는데 산을 구름과 안개가 가려서 봄에 다시 등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다음 버킷 리스트를 차례차례 실행하다가 콜은 카터의 아내의 연락을 받는다. 남편을 돌려보내 달라는 부탁 전화였다.
콜은 카터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카터는 말을 듣지 않는다. 콜은 다른 여자를 카터에게 보내고 다른 여자를 시간을 보내게 하려고 유혹하였는데 그 시간을 통해서 카터는 당장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자신이 모든 것을 헌신하고 바쳤던 아내와 가족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임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카터는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콜은 혼자 남겨졌다. 그런데 가족들과 단란하게 저녁 식사를 한 카터는 쓰러졌고 뇌 전체로 암이 전이되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수술을 하다가 이 세상을 떠난다. 카터가 마지막으로 남겨둔 편지를 전해 받은 콜은 인생의 기쁨을 찾으라고 조언을 한다. 카터는 콜이 딸과 화해하길 바랐는데 콜이 말을 듣지 않았다. 카터를 떠나보내고 콜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인 딸을 찾아가고 손녀도 만나게 된다. 콜도 얼마 있지 않아 세상을 떠나게 된다.
버킷 리스트는 생의 끝에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느끼고 누리라고 얘기해준다.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더라도 그것을 함께할 소중한 사람과 머무는 시간보다 귀하고 의미 있진 않을 것이다. 우리 생에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나의 삶을 충만하게 해 주고 진정한 기쁨을 누리게 해 주는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나도 늘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가장 잘한 것, 그리고 가장 의미 있는 일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거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늘 감사하고 기쁘고 뿌듯하다. 물론 아이들을 키우면서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가는 기쁨과 고통을 둘 다 맛보게 되지만 생명을 키우고 돌보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나에게 기쁨과 소망이 되는 일이다.
나와 함께하는 가족이 탈없이 건강하고 매일 하루를 한 집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것만큼 감사한 일이 있을까?
나는 오늘도 각자의 방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이것이 천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함께하는 소중한 이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그러다보니 나의 버킷 리스트는 오늘을 별탈없이 함께 살고 한자리에서 함께 마무리하는 것이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