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주일이 지났다
인생이 갑자기 크게 요동쳤다.
처음엔 무척 놀랐다.
다음으론 무척 화가 났다.
그다음엔 무척 슬펐다.
그리고 무척 막막했다.
마치 인생이 그 얘기를 듣기 전과 후로 나눠지는 듯했다.
과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일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마치 인생의 두 번째 휘장이 찢겨나간 느낌이 들었다.
마치 사막 한복판에 놓여있는 느낌이었다.
어느 쪽으로 가면 뭐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는 드넓은 사막 한복판에서 괜스레 내가 잘못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대학 입학 이후 최소한 3학년 때부터는 하루도 허투루 살지 않으려고 참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갑자기 답답하고 두렵고 무척 슬프다.
그래도 오늘 내가 주어진 일에 충실하려고 오늘에 집중하고 있다.
일하고 책 쓰고 운동하고 애들 밥 챙기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쓰레기 정리하면서 살고 있다.
오늘 내가 감사한 일은 뭘까?
아이들도 변함없이 학생의 본분을 다하고 있음에 감사하다.
부모님도 딱히 큰 변함없이 살아가고 계심에 감사하다.
주어진 삶에 충실할 수 있는 건강이 있음에 감사하다.
되도록이면 3월 내로 해결해주시면 참 좋겠다.
그러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감사하면서 살 텐데...
안 그러면 참 많이 서운할 거 같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며 오늘에 충실하겠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3월 안에 새로운 길로 인도하시면 참 좋겠다.
제대로 사순절의 고난을 느끼게 되는 건가...
속이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