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나 Jan 21. 2023

교회에 쉴 곳 없는 영혼 01

만약에 예수님이라면 어땠을까?

참 오래전에 유행이라면 유행했던 캠페인의 주제이다.

What would Jesus do?


난 늘 말조심 행동조심을 해야 하는 입장으로 평생 살고 있다. 하지만 실상 그런 입장에 비하면 꽤나 하고 싶은 대로 사는 편인지도 모른다.


우리 가족은 남자들은 다 종교인이다. 참 신기하게도 할아버지부터 남동생까지 그리고 남편까지 종교인이다. 종교인은 종교기관을 찾아오는 이들이 세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새롭게 살아갈 힘을 찾게 도와주는 곳이다.

사실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해도 종교기관에서는 모두 다 똑같이 인정하고 사랑하고 돌본다. 그래서 사람들이 종교기관을 찾는 것일 것이다.

실상이 어떠하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존중받고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다행히 대다수의 종교기관은 그런 역할을 하는 편이다.


가끔은 내가 믿는 종교가 정말 진리일까? 사람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픽션 중의 하나일까? 궁금하다.

그런데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그분의 존재를 믿는다. 그분이 실재하지 않았다면 나도 없었을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종교인의 가정에서 자랐지만 종교기관으로부터 소외된 사람이다. 종교인의 가정은 종교인의 일을 위해서 방해꾼이나 신경 써야 할 존재가 되면 안 된다. 그래서 많은 종교인들이 가정은 뒷전으로 하고 종교기관과 신도들부터 챙기고 그들을 최우선으로 한다. 때론 집에서 보이는 모습과 종교기관에서의 모습이 많이 달라서 종교인의 가족은 고통스럽기도 하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과연 그렇게 종교인의 가족이 투명인간 취급을 받게 내버려 두셨을까?

종교인의 가족이 유난히 종교기관에서 소외받거나 특별 대우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교기관에 나오는 사람들에겐 종교인이 나만의 종교인이어야 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처럼 가족의 성공과 행복이 최우선이라면 종교기관에 나오는 사람들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들에겐 마치 아이돌처럼 나만을 위해주는 위로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회에 쉴 곳 없는 영혼은 단 한 영혼도 있으면 안 되는데 사실 많은 종교인의 가족은 교회에 쉴 곳이 없다.


(이어서…)

작가의 이전글 220326 마음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